일과건강 2006년 6월호

 

금속노조 콜트악기 지회장 방종운(bjw11@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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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거리가 왜 이리 길고 복잡한가?
4월 30일, 설레임으로 3번이나 깨어났다. 1시 30분, 3시, 4시30분에 깨어나면서 어릴 때 소풍가는 설레임 같았다고 할까! 8시 40분 출입신고서, 여권, 방북증명서를 받은 후 “반갑습니다!” 안내원 선생들의 인사와 기내에서 울려나오는 ‘나의 살던 고향’ 노래를 들으며 JS618 고려민항기에 탑승했다. 때로는 남측선생의 짓궂은 질문에 ‘일 없습네다’ 말하며 얼굴이 빨갛게 되는 것이 안내원 선생들의 빨강 옷과 더불어 강렬한 인상으로 들어 왔다.

 

안내방송을 자세히 들어 보았다.
“평양을 방문하는 남측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새벽에 비가 왔습니다. 여기서 순안까지 540km 700고도이며 담배를 피지마시며 6명의 안내원이 선생님을 도와 드릴 겁니다. 박띠(안전벨트_편집자 주)를 매습시오.”
하얀 구름 위로 날아가고 있는 고려 민항기 안에서 창문 밖을 보며 평양맥주를 두 컵 마셨다. 비행기가 서서히 내려가면서 눈에 들어오는 창가를 통해 바라보는 북녘 땅을 보며 감회가 젖어 ‘여기가 조선의 북측 땅이구나!’, 자전거를 타고, 낚시질을 하는 분, 포장되지 않는 길을 여럿이 걸어가는 분을 보며 ‘얼마나 밟아보고 싶은 그리운 고국산천인가!’ 가슴이 두근두근 새롭게 감회가 와 닿았다. 비행장이 외곽에 있어서 인지 우리네 시골풍경을 보는 것 같았다. 1시간 거리가 왜 이리 길고 복잡한가? 10시 김포공황을 출발, 11시 순안공황에 도착하였다. 양각도 국제호텔에 짐을 풀었다. 30일, 평양에서의 잠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내일 일정 때문에 잠자기 싫어도 억지로 잠을 청했다.

 

5월 1일 노동절, 평양 노동자대회
아침에 5․1일절 행사장에 들리기 전에 혁명열사능에 갔다. 항일투쟁 역사를 잘 가꾸어 놓고 성지로 삼고 있다. 이를 보더라도 무언가 가슴에 차오는 생각 남측에서는 항일투쟁을 한 독립군의 자손들은 3대 가난하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멋있게 가꾸어진 이곳을 보니 무언가 가슴이 차오른다. 북한을 북측으로 써야 한다고 교육을 받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받아온 교육 때문에 번번이 튀어 나오는 말에 엄청나게 신경을 쓴다. 참! 교육이라는 것이 무섭다!
기내에서 본 로동신문 내용이 생각났다. ‘시대흐름에 역행’이라는 꼭지 글에 국회의원 96명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죽은 자들의 명복을 빌며 복수를 다짐했고 21세기에 그 뜻을 이루려고 국민보호계획을 결정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일본은 자위대, 군사의 길로, 일본인 후손들이 대동아 공영권을 이루기 위해 일본 국민들의 지지를 얻으며 재침 기회를 노리기 위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의 후손들이 그 교육을 받으며 한국을 침략하고 도륙하고 자원을 약탈하고,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 민족에게 사죄하지 않고 기사 내용대로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은 모든 나라가 올바르게 가르쳐야 진실을 보고 말하고 행동하게 하고, 후손들을 죄인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보며 재침략을 위해 독도를 강탈하려는 일본에게 통일이 되어 우리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 대한 기사도 있었지만 이라크 자살자 급증이라는 것만 눈에 들어온다.

대성산 남문에서 벌어진 5․1절 행사에서 북측은 5․1절 대회 환영사를 통해 “전 세계 노동계급의 국제적 명절인 5․1절을 뜻 깊게 맞이하고 있는 평양시 안의 여러 노동계급과 역사적인 6.15북남공동선언이 열어주는 자주통일 뜻을 따라 평양에 온 남녘 노동자들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단결을 무기로 탄생한 노동계급, 남달리 근면하고 용감한 노동계급은 해방 후 빈터에 새 조국을 지었으며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으로 조선노동계급의 본때를 남김없이 보여주었고 역사의 부름 앞에 언제나 앞장서온 노동계급이 나라의 맏아들 이었다”고 밝혔다.

남측의 민주노총, 한국노총 인사말이 있은 후 민족가수와 부채춤, 풍물 공연이 이어졌다. 따뜻한 날씨에 민족가수가 노래를 부르는데 가곡풍의 노래이며 또 장구춤과 북춤 움직임이 한 사람이 하는 것처럼 모였다, 헤어졌다 하며 정말로 멋을 낸다. 역시도 손끝 하나하나가 예술과 통일이라는 뜻을 담았다.
첫 번째 순서는 체조 마스게임이었는데 보며 볼수록 기가 찼다. 선녀같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힘과 기를 뽐내는 것이 완전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두 번째로 이어진 태권도 역시 힘과 박력이 있었다. 세 번째는 밴드마스게임인데 모였다, 흩어졌다하며 아름다움과 노래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 힘들텐데 어떻게 저렇게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마스게임을 할 때 땅에다가 표시를 해 놓았는데 땅을 보니 표시해놓은 흔적이 없는 것 같았다. 네 번째로 체육경기를 하였다. 남북이 섞어 한팀으로 선수가 되어 경기를 했는데, 남북 선수가 실수를 해도 보기가 좋았다.

이어 달리기에서 퍼즐 맞추듯 한반도를 만들어 내는데 독도까지 그리는가를 보았는데 독도까지 챙기며 선조들이 힘들게 지켜온 조선의 땅 그것만 보더라도 북측의 민족정신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작교 게임에서는 하나의 다리에서 남북의 남녀가 껴안고 다리를 건너는 것인데 저렇게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166주년 노동절행사를 평양에서 뜻 깊게 치렀다.
헤어질 시간이 되어 조국통일을 외치는 조선 민족의 피맺힌 절규에 외국인도 감동을 받는 눈빛인 것 같다. 이번 행사를 보며 외국인들에게 민족 자긍심을 보여주었고, 하나의 조선은 지배당할 수 없는 민족심이 있음을 보았다.

옥류관이 공사 중이어서 청류관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주체탑을 가는 도중 공지(공터) 능라도에서 가족단위로 명절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대동강 주변에서는 술과 음식을 싸가지고 와 노래를 부르고 즐기는 모습을 보니 남북이 음주 가무를 좋아하는 것은 똑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측에서는 내가 내 힘으로 벌어먹고 사는데 이유 없이 공돌이, 공순이로 무시당하고 산 세월이 노동자로 살아온 나에게는 정신적 공허감이었다. 하지만 북측에서 노동자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러웠다. 정말 이곳은 형식이 아닌 내용으로 차있으며 사회의 모순과 불안을 없앨 수 있는 것이 노동계급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저희들은 왕래하면서 우리들에게 싸움을 조장한 ‘나쁜 사람’

2일은 묘향산에 갔다. 북한의 5대 명산은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구월산, 지리산이다. 묘향산은 연구산, 하북산으로 나눠져 있다. 19세기 탐미라는 중이 ‘산이 묘하고 향이 난다’고 하여 묘향산이라고 지었다. 점심식사로 나온 모든 음식은 정성을 다하여 정갈스러웠다. 조미료를 쓰지 않은 가운데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려 나온 산채국은 정말 맛있었다. 식사 후 묘향산 등반을 하기로 했는데 일정상 작은 데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만폭동을 거쳐 천국 같다하여 지어진 무릉도원폭포, 우렁차게 떨어진다 하여 남성폭포, 다소곳하고 조용하게 떨어진다하여 여성폭포. 숨어있는 폭포 은선폭포, 선녀가 내려와서 즐겁게 놀다간 유선폭포가 이어졌다. 청색처럼 귀여운 듯 말을 하는 안내원 선생은 간간히 노래를 불러주어 힘든 산행길에 힘을 북돋아 주었다. 올라가면서 설명을 하니 힘이 들지 않나 물어 보았더니 하루에 1번 산행이라고 한다. 오작교에 대한 유래도 정확하게 들었다. 남자는 밧줄을 꼬고 여자는 길쌈을 메는데 7월 7석 그날만 까마귀와 까치가 서로 물려서 다리를 놓고 만나는 눈물이 비가 되어 눈물비라고 한다. ‘까마귀 오’자와 ‘까치 작’자를 합쳐 오작교라고 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뒤늦은 감은 있지만 남측 북측이 만나 하나의 민족임을 확인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묘향산에는 국제친선박람관이 있는데, 각 나라 정상들이 보내온 선물을 모아놓은 곳인데, 남측 역대 대통령이 보내온 선물도 진열되어 있었다. 박정희의 은 담배함, 은 재떨이, 은 칠보꽃병, 김종필의 은수저, 노태우의 금장 문방구, 고려삼 모시천, 금공예 사슴…, 동아일보의 보천보 전투 소식 금 인쇄원판 등을 보며 우리에게는 서로 싸움을 조장하며 갈라놓고 저희들은 이렇게 왕래하면서 지냈다는 생각에 역대정권들이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남측, 북측이 하나되어
창가에서 북녘 땅을 내려다보며 감회에 젖었다. 남측, 북측 체제를 위해 민중을 희생시켰다는 생각과 또 하나의 조국 자생력 있는 북측을 도와 우리 민족, 우리끼리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이 함께 든다. 미국과 중국, 일본 그들의 놀음에 놀아나거나 이용당하지 말고 남측 북측이 하나되어 자주․평화 통일을 이루어 전쟁의 위기에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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