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자동차에 다니다가 2002년 사망한 노동자의 부인이 6년간의 법정 투쟁을 통해 남편의 과로사를 인정받았습니다. 세계적 기업인 도요타 자동차, 경제대국 일본의 노동자 삶은 너무나도 고단해 보입니다. 지난 12월 5일 로이터통신에 의해 보도된 내용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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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로이터) - 도요타 자동차 노동자인 켄이치 우치노는 2002년 2월 어느 날 새벽 공장에서 사망하였다. 사망 당시 그는 4시간째 잔업을 하는 중이었다. 사망 직전 그는 1달에 106시간의 잔업(그것도 수당도 받지 않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30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공장에서 사망했다.

 


법원에서는 지난 주에 우치노가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죽었다고 판결을 내렸다. 미망인인 히로코씨의 6년간 법정 투쟁이 승리를 거둔 순간이었다. 미망인은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두 아이를 키우면서 어려운 투쟁을 이끌어왔다.

 


미망인은 일본사회가 과로사를 너무 우습게 여기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미명하에 그들의 개인적 생활과 행복을 희생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발적인 무임금 잔업의 희생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도요타 자동차 회사가 거둔 2조 엔의 수익은 이러한 무임금 노동에 기초한 것입니다. 도요타 회사가 앞으로도 더 성장하고 싶다면, 그 이윤을 노동자들에게 나눠주어야 합니다. 그럴 때 진정한 세계적 기업이 될 것입니다.”

 


한편, 도요타 자동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을 따라잡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성장은 일본내의 생산량 증가에 기초하고 있는데, 도요타 회사는 엔지니어와 숙련공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토로해왔다. 일본에서 장시간 노동은 심각한 문제이다. 노동자들은 회사에 얼마나 헌신하느냐에 따라 평가받고 있다. 노동조합은 회사의 방침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일본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노동자들은 유급 휴일의 반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격무에 시달리는 노동자

 


미망인인 히로코는 거대 자본인 도요타 자동차가 그의 남편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하나도 고민하거나 지원해준 적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남편이 격무에 시달리지 않도록 도와줬다면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제 남편은 품질관리(QC)팀에서 일했습니다. 품질관리팀에는 고령 노동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퇴직한 이후에 재입사 하신 분들입니다. 회사가 노동력 부족을 이유로 다시 채용했습니다. 결국 많은 일이 남편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남편의 유일한 희망은 팀원이 정년퇴임을 하면 젊은 노동자가 채용되리라는 기대였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그 자리를 숙련도가 떨어지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채웠습니다. 남편은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했습니다.”

 


사망한 우치노씨는 가급적 휴일을 사용하지 말라고 관리자로부터 권고를 받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훈련시키는 일을 해야만 했다. 켄이치 우치노씨가 사망하기 전 1주일 동안 그는 새벽 1시면 업무가 끝남에도 불구하고, 새벽 6시에나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원치않는 잔업 때문에 그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 아침을 먹는 것도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남편은 웃음을 잃어갔어요. 남편은 잠잘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얘기했습니다.”

 


도요타 자동차 내에는 2006년에 새로운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이 노동조합은 기존의 노동조합이 꼭두각시 어용이라고 비판하면서 새로운 노동조합을 만들겠다며 출범하였으며, 규모는 작으나 조합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 노동조합 대표는 도요타 자동차의 만성적인 인원부족 현상이 나아지지 않고 있으며 점점 더 심각해져 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도요타 자동차가 노동자들에게 너무 많은 일을 시키고 있다고 얘기를 들려주었다.

 


이번 재판에서 미망인을 지원하였던 요이치 이와이 변호사는 또 다른 도요타 노동자의 소송도 맡고 있다. 이 노동자는 과로로 인해 우울증이 온 사례였다. 변호사는 일본사회에서는 노동자들을 너무 심하게 일을 시키는 것이 만연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비판들에 대해서 도요타 대변인은 작업조건에 대해서는 얘기할 것이 없다고 밝힐 뿐이다. 자발적인 무임금 연장근로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었다.

 


일본사회에서 도요타 자동차에 저항하면서 과로사의 문제를 알려낸 것은 우치노씨의 미망인이 최초였다. 미망인은 도요타 자동차의 눈치를 보면서 제대로 기사를 쓰지 않는 언론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지역신문은 도요타라는 이름을 쓰지 않고 ‘나고야 지역에 있는 한 자동차 회사’라고 표현했습니다. 한 잡지는 도요타 관련된 기사를 거부하더군요. 그래서 지난 호를 보았더니 표지광고로 도요타 자동차가 실려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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