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날 없는 집안, 가스상 물질

2012.03.10 23:39

조회 수:24258

이 기사는 2008년 12월호 노동환경건강리포트 '실내공기질평가' 연재 중 두 번째 내용입니다. 실내공기질 평가는 앞으로 ▽주적! 석면 ▽기타 쾌적한 실내환경 조성을 위해 필요한 것들 ▽실내 공기질 평가 사례 순으로 실립니다.

본 글 필자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위생실 김 원 입니다. 기사와 사진을 인용하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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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오염 발생원과 휴해성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거 공간에도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다양한 물질이 가구, 벽지 등에서 발생한다. ⓒ ecofresh.tistory.com


CO2 O2 NO2 SO2 TVOCs... @.@


실내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지목된 주범들은 지난 호(2008년 12월호)에 소개된 PM10과 같은 입자상물질들과 오늘 소개할 가스상물질들, 그리고 다음에 게재할 석면과 같은 물질들이 있다. PM10은 겨울 황사도 유행하는 마당에 늘상 접하는 환경 소재가 되었다. 석면은 최근 스타급으로 급부상하여 몸값이 상당한 반열에 오른 귀한 위험요인이시니 여기서 굳이 호들갑을 떨지 않더라도 최고의 관심을 독차기하기에 충분할 듯하다.


그렇다면 가스상물질들은 어떨까? 

첫 글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환경부와 노동부 등에서 관리하는 가스상물질들에는 일산화탄소(CO), 이산화탄소(CO2), 오존(O3), 이산화질소(NO2), 이산화황(SO2), 포름알데하이드, 그리고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s) 정도가 있다. 그러고 보니 식구가 참 많다. 바람 잘 날은 있을지 그 내막을 살펴보자.


오존과 이산화질소, 그리고 이산화황과 같은 가스상 물질들은 주로 교통수단 연소 과정에서 비롯되는 대기오염물질로써 대기환경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실내 환경에서 특별하게 그것들을 발생시킬 만한 요인이 없다면 크게 문제가 될 소지는 적은 편이다. 단, 이산환질소는 가스를 이용한 실내 조리 기구 영향을 일부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스 스토브 같은 온열 기구가 실내에 있으면 이산화질소 노출량이 상대적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노출량이 심각하게 늘어나서 스토브 이용을 걱정해야할 정도는 아니다. 오존은 실외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데 태양광의 자외선에 의해 생성되므로 오후 12시에서 14시까지의 시간대에서 오존 농도가 피크를 이룬다(오존에 노출되기 싫은 사람들은 점심 전후의 외출을 삼가실 것). 이것은 실외가 그렇다는 것이고 실내에서의 오존 농도는 실외에 비해 훨씬 낮은 편이다.


오염 척도 대표물질 탄소 2형제


또한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역시 연소와 관련된 가스상 물질로써 실내 오염의 척도로 자주 활용되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하지만 실내 환경에서 실내 거주인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오염되는 사례는 흔치 않다(예를 들면, 전국적으로 연탄보일러를 이용해 겨울을 났던 70~80년대, 흔히 연탄가스 중독이라고 했던 것은 사실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요즘 흔치 않을만하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는 실내 공기의 정체 정도를 잘 표현해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유용하게 활용된다. 통상 이산화탄소 농도가 1,000ppm 정도일 때 실내 공기가 정체되었거나 신선하지 못하다는 판단을 한다. 간단한 측정으로 실내 공기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또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1,000ppm에 이르렀다고 이산화탄소에 의한 건강영향이 몸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산화탄소에 의한 건강영향이 몸에 나타나는 정도는 20,000~30,000ppm 정도의 농도 범주라고 알려져 있다. 이산화탄소는 1,000ppm 농도를 기준으로 실내 공기질의 상태를 간단히 가늠하는 지표로써 유용하게 활용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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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름알데하이드는 저농도에서도 건강영향을 줄 수 있다. 

고농도에서는 호흡기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한다. ⓒ ecofresh.tistory.com


포름알데히드, 저농도에서도 건강영향


자,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포름알데하이드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을 검토해 보자. 앞서 언급한 물질들이 가스상 물질 중에서 예비군이나 민방위 정도에 해당한다면 이 두 가지 물질들은 현역으로 분류될 수 있다. 기타 물질들이 잠재적인 위험을 갖고는 있으나 현장에서 위용 있게 자주 드러나지 않는다면 포름알데하이드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의 경우 다양한 공간에서 여전히 그 수준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선, 포름알데하이드부터 줄세워 보자. 포름알데하이드는 저농도 수준에서도 눈이나 코, 그리고 상기도의 점막을 자극한다. 노출에 의한 반응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문헌에 의하면 0.4ppm 수준에서는 신체 반응에 큰 차이가 없으나 민감한 사람은 0.1ppm 수준에서도 반응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미국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의(ACGIH: American Conference for Governmental Industrial Hygienists) 견해에 따르면(from Documentation for Threshold Limit Values) 포름알데하이드에 의한 건강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업환경 기준만으로는 대부분의 노동자를 보호할 수 없다고 한다. 즉, 학교, 사무실, 실험실, 그리고 기타의 공간 등에서 근무하는 약 10~20% 정도의 근로자들은 포름알데하이드가 포함된 제품 등에서 발생하는 0.25ppm 이하의 대기 중 포름알데하이드의 농도 수준에서도 반응을 나타낸는 보고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직업적이든 비직업적이든 간에 포름알데하이드에 노출될 경우 알레르기 반응 혹은 감작반응이 나타나 알레르기 유발물질 혹은 감작 유발물질로 관리하는 실정이다.


고농도의 포름알데하이드를 흡입하게 되면 기침이 나고, 기관지염, 폐렴, 폐수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등 호흡기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한다.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또한 포름알데하이드는 인간에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주로 호흡기에 영향을 미쳐서 비인강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즉, 발암물질이므로 그만큼 노출 수준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말이다. 주요 실외 발생원으로는 포르말린 제조, 합판 제조, 합성수지 및 화학제품 제조, 소각로, 석유정제, 유류, 목재, 천연가스 연소시설 등 매우 광범위하다. 또한 실내오염원으로는 일반주택 및 공공건물에 많이 사용되는 단열재인 우레아폼(Urea Formaldehyde Form Insulation)과 실내가구의 칠, 가스난로 등에서의 연소과정, 접착제, 흡연 등에 의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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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


환기 부족하면 농도 높아져


실내 환경에서 발생한 포름알데하이드는 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 SHS)과 빌딩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 SBS), 그리고 화학물질과민증(Multiple Chemical Sensitivity; MCS) 증상의 주요 원인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글에서 간단히 설명되었지만 다시 복습하자면 새집증후군과 빌딩증후군의 영어 이름들을 보면 집이 아프거나 빌딩이 아픈 것처럼 보인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결국 아픈 사람들은 실내 거주인일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빌딩이나 집의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는 말이 중의적으로 암시되었다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


그렇다면 화학물질 과민증은 무엇인가? 새로 언급된 명칭이므로 안드로메다로 달아나기 전에 우선 정확한 개념을 챙겨보자. “화학물질과민증” 역시 실내 환경 문제를 다루는 다양한 분야에서 자주 언급된다. 사전적 의미는(from WIKIPEDIA) 현대 인간 환경에 존재하는 저농도의 화학물질 혹은 다른 물질들에 노출되어 다양한 형태의 건강 악영향으로 나타나는 만성적인 상태라고 한다. 화학물질 과민증을 일으킨다고 의심되는 물질에는 스모크, 농약, 플라스틱, 화학 섬유, 향기가 나는 제품들, 석유화학 제품들, 그리고 페인트 등이다. 그러나 MCS 진단은 논란의 여지가 많으며 일부에서는 냄새에 과민하게 반응할 뿐이라거나 심리적인 증상일 뿐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런 증상들에 함께 기여하는 것이 포름알데하이드이다. 실내 환경에서 참으로 오지랖이 넓은 유해물질이다. 포름알데하이드는 언제 문제가 될까? 새집증후군이라는 증상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즉, 새로 지어진 집에는 포름알데하이드가 포함된 다양한 건축 자재들이 사용되어 포름알데하이드 노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축공동주택 입주 전후의 휘발성유기화합물과 포름알데하이드의 농도를 연구한 국내 논문에 의하면, 휘발성유기화합물과 포름알데하이드의 농도는 리모델링 시공을 하거나 붙박이 가구와 같은 새로운 가구를 들이거나 환기를 적게할 때 더욱 높아진다고 한다. 리모델링 공사에 사용되는 건축자재와 붙박이 가구 자체에 사용된 포를알데하이드 등이 환기가 잘 안되는 곳에서 높은 농도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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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이나 리모델링을 한 건물은 휘발성유기화합물과 포름알데하이드 
농도가 높을 수 있다. ⓒ ecofresh.tistory.com

과학을 앞선 입주자

그렇다면 반대로 거주 기간이 늘어날수록 포름알데하이드와 같은 물질의 농도가 점차 감소한다는 논문도 있지 않겠는가? 물론 있다. 그리고 실제로 감소하더란다. 요즘 막 지어진 새집보다는 지어진 지 2년 정도 지난 아파트를 선호하는 재치 있는 입주자들의 선택은 학문을 앞선다고 하겠다. 부동산 가격도 거주 기간이 오래되면 포름알데하이드처럼 그 수준이 자연스레 낮아졌으면 하는 집 없는 자의 소박한 바람을 본문의 내용과 상관없이 살짝 얹어본다.

최근에는 친환경소재가 개발 보급되고 환경부에서도 건축자재의 환경기준을 만들어서 기준을 넘은 건축자재가 다중이용시설 등에 사용되지 못하도록 정책적 개입을 지휘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포름알데하이드 문제는 현재진행형으로써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왜냐고? 자본주의 아니던가? 경제적 부담과 건강에 대한 고려가 한 저울에서 서로의 비중을 겨루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여전히 지켜볼 문제다.

앞서 예를 들어본 여러 연구 결과를 참고할 때 다음의 세 가지 기준은 명심해 두자. 
첫째, 오래된 건물에서 실내 환경을 측정할 때 포름알데하이드 항목은 의미가 없다.
둘째, 신축 건물이거나 증개축한 건물 혹은 최근 새로 가구를 구비한 경우에는 포르알데하이드가 발생될 수 있으므로 실내 환경 평가에서 주목해야 한다. 
셋째, 새로 건물이 들어서거나 개보수 되면서 내부 자재들이 새롭게 개량된다면 건축자재는 오염물질 방출시험 결과가 있을 것이다. 반드시 이런 항목들도 함께 고려해서 포름알데하이드와 같은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거나 행여 포함되었더라도 가장 낮은 자재들이 공사에 이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보자. 사전 예방이 최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성분 종합세트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마지막으로 총휘발성유기화합물로 화제를 옮겨보자. 실내 환경이나 일반 환경에 존재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종류는 다양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벤젠, 톨루엔, 그리고 크실렌과 같은 물질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톨루엔 농도가 대부분의 경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일반 작업장에서처럼 개별 물질 기준을 별도로 적용시키지 않고 총휘발성유기화합물로 한꺼번에 묶어서 관리할까? 그 이유는 실내 환경에서 발생가능하고 노출 가능한 개별물질의 농도 수준이 매우 낮다는 것과 그럼에도 여러 가지 물질이 동시에 노출되어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즉, 휘발성유기화합물은 개별 성분들의 농도 수준은 낮으나 다양한 성분들이 동시에 발생/존재하므로 이를 통틀어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이라고 칭하여 관리한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총휘발성유기화합물 역시 포름알데하이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발생되고 줄어들거나 혹은 건강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새로 건물이 증/개축 되거나 내장재가 새롭게 변경되었거나 새로운 생활용품이 들어설 경우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농도가 증가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의 농도 수준 평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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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환경평가는 건물상황, 거주인 상황을 고려해 기획을 짜는 것이 좋다. ⓒ pds.egloos.com


실내환경평가, 건물 거주인 상황 고려해 기획


정리하자면 이렇다.

첫째, 오존,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그리고 이산화탄소 등은 연소와 관련되어 발생될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특히, 교통수단의 연소 배출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내부에 특별한 발생원이 없는 경우, 실외 대기의 영향을 받기 쉽다.


둘째, 그럼에도 1,000ppm의 이산화탄소는 실내 공기의 정체상태를 쉽게 판가름할 수 있는 지표로써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셋째, 포름알데하이드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은 점막 자극, 두통, 구역질, 현기증과 같은 다양한 증상을 초래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특히, 포름알데하이드는 발암물질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넷째, 포름알데하이드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은 건물의 증/개축이나 리모델링, 그리고 새로운 생활용품의 도입 등으로 그 농도가 높아질 수 있으며 환기상태가 열악할 경우 그 위험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


다섯째, 이와 같은 실내 환경 오염물질 평가는 실내 환경 상태에 따라(건축물 년도, 개보수 상황, 건축 자재 종류, 최근 건축물 내부의 변화, 실내 환기 상태, 주변 대기 상태, 실내 거주인 활동 상황 등) 기획하여 평가할 수 있다.


여섯째, 실내 평가는 거주인들의 현상황에 대한 진단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기술적인 평가는 기술적인 검토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거주인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이 환경요인들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규명해서 문제의 원인들을 평가하고 최종적으로 개선에 필요한 합리적인 조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다시 요약하자면, 실내 환경을 평가하는데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가스상물질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건물 상황과 거주인들 인식에 기초해 실내 환경 평가가 기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다음에는 석면을 다루어보도록 하겠다. 석면은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이 분포하고 있을까? 만약 내 발 밑이나 혹은 머리 위에 석면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당장 제거해야 할까? 이거 참 곤란한 일이다. 제거하자니 오히려 석면에 노출될 거 같으니 말이다. 같이 고민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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