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10 23:09
금속노조 인천지부 콜트악기지회장 방종운, 일과건강 2007년 3월호
2007년 들어와 특이한 것이 있다. 자본가들은 끝까지 간다. ‘배 째라’ 하는 것이 유행처럼 돼버렸다. 특히 돈을 많이 버는 사업장일수록 장기적이고 오래간다. 현재 노동자의 삶은 어렵고 황폐해 졌다. 콜트악기 앞뒤로 정리해고 투쟁을 벌여 나가고 있다. 대우자동차 판매 집회에서 최동규 열사의 아내가 유가족 대표로 나와 이야기 한다.
“아이들이 아빠를 찾는다. 혜정이는 아빠 구두를 깨끗이 닦아 신발장에 내려놓고 퇴근 후에 신발장에 올려놓는다. 아이들이 서로 정답게 사이좋게 지내도 아버지 채취가 있는 것은 양보하지 않고 껴안고 잠자리에 든다.”
열사의 아내가 유가족 대표로 올라와 발언한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해본다. 이 땅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죽음을 곁에 두고 살아야 하는가. 자본은 가족의 소중함을 알까! 저 아이들이 자라서 아버지가 자본이 욕망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이윤을 만들기 위해 육체적으로 실적을 올리기 위한 힘든 노동과 정리해고라는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과로로 쓰러져 하늘나라로 갔다는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15일에는 고 최동규 열사의 장례식이 있었다. 하지만 장례식은 치러지지 않았다. 이유는 유가족대표로 올라온 열사의 형님이 하신 말에 잘 나타나있다.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길, 남아 있는 우리도 이별을 해야 할 자리입니다.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은 똑 같습니다. 하지만 잘못 끝난다면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이동호 사장이 잘못한 것 없다고 고인에게 사과의 참배도 하지 않았습니다. 꿈에 동규가 회사에 데려다 달라고 하였습니다. 얼마나 억울하며 화가 나서 꿈에 나타날까요. 혜영, 동준이 두 남매 걱정 때문에 저 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있을 겁니다. 동생이 마지막으로 가는 길에 먼저 김진필 위원장님 말씀대로 노동장례라도 잘 치루고 싶었지만 일이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설날이 가까이 다가와 장례라도 치르려고 했으나 이대로 물러서 동생장례를 치른다면 그것은 동생을 두 번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고, 사람의 도리를 저버린 대우자동차판매 이동호 사장이나 콜트악기 박영호 사장! 바다는 메울 수 있어도 인간의 욕심은 메우지 못한다는 말이 마음속에 와 닿는다. 70명을 정리해고 시키려는 회사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을 못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생명을 가진 모든 피조물들은 죽음을 맞을 것이다. 박영호 사장이나 이동호 사장의 욕심은 돈이 무거워 요단강을 건너기 전에 물에 빠질 것이다. 하늘 길이 열려도 돈이 무거워 올라가지 못할 것이다.
콜트악기 박영호 사장은 한국 부자 400인 중에 120위로 들어가 있다. 콜트악기를 모체로 기업은 5개로 늘어나 있다. 콜텍은 매년 100억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으며 콜트도 매년마다 계속적인 흑자임에도 70명을 정리해고 한다는 폭탄선언을 2007년 새해 시무식에서 했다. 그리고 1월 12일, 노무사 2명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여 그들과 교섭을 벌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을 받고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서면으로 달라는 지회에게 단물 다 빨아 먹고 내 쫓으려고 사장이 나와 “경영에 어려움을 자료를 가지고 설명해도 인정하지 못하냐?”며 “06년 한해 12월이 빠진 대차손익계산서를 보면 8억이 적자”라며 그것이 근거라고 한다. 노동조합이 “이 자료에는 문제점이 있다”고 반박하자 사측이 “현재 준 자료에 다 나와 있으니 그 자료를 보라! 회사가 준 자료 검토도 안하고 뭐했냐?”며 핀잔을 하였다. 지나가던 개가 웃는다.
콜트악기 지회는 정리해고 분쇄를 위한 투쟁에서 희망퇴직서부터 쇄기를 박아야 한다는 대책위 결정과 함께 2월 1일부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한 달이 넘는 천막농성에서 우리는 하나로 빛을 보았고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대전 콜텍지회 지회장이 26일 삭발식을 했다. 노동조합이 없던 지난날에 노동자를 200명에서 100명으로 줄이면서 정리해고가 아닌 강제사직이라는 방법으로 돈 한 푼 안주며 회사가 어렵다며 사표를 강요했다. 8시30분부터 시작하는 일을 8시부터 시키며 불량이 나오면 다 고칠 때까지 연근, 특근시간이 이어졌다.
노동자의 삶은 똑 같은 것. 콜텍에서도 천막농성 33일째를 맞았다. 경영이 사장의 고유권한이라면서도 고유권한으로 경영이 잘못되면 정리해고로 노동자가 책임을 져야하고 비정규직 보호법으로 계속적인 양극화를 만들어 나가는 이 땅에 구조적 모순은, 진실을 싫어하는 권력과 자본가들 때문이다.
2007년도 투쟁은 2006년 보다 심할 것이다. 그러나 믿는다. 인간해방의 길, 노동해방의 길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투쟁으로 찾아오는 것이다. 그래야만이 사상누각이 아니다. 06년을 떨쳐 일어나 노동자의 정신으로 우리는 단결, 투쟁, 연대로 해나가야 인간이 인간으로 사는 세상을 안아 올 수 있다는 꿈을 꾼다.
< 봄 >
봄은 오는데
터질 것 같은 꽃망울
기쁨과 희망의 봄은 오는데
우리에게 오는 봄은
구조조정의 봄
해고노동자들의 눈망울 속에
분노만 타오르고
어린 아들의 눈망울 속엔
두려움이 고여 있다.
희망!
노동자에게 희망은
정녕 없는가.
깨어진 노동자들의 마음 만져줄
희망의 손은 없는가.
꽃은 꽃망울론 봄을 맞는데
구조조정에 저항하는
이 땅에 수많은 노동자는
분노로 봄을 맞는다.
터질 것 같은 분노로
봄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