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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예프시에 5000명이 넘는 가스산업 노동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노동자들은 낡은 파이프를 떼어와서 보여주면서 천연가스, 상하수도 파이프가 낡아서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키예프(Kyiv)에서 천연가스 산업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다. 노동자들은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의 반 이상이 너무 낡아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주장하였다. 낡은 파이프라인의 교체를 위한 투자를 요구하면서, 5월 13일과 14일 이틀간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정부청사 앞에 모여 시위를 하였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가정마다 가스를 공급해주고 있는 파이프라인들 중에서 낡은 것을 떼어 와서 정부관계자와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노동자들은 우크라이나의 매일매일은 점점 더 위험이 커지는 중이라고 말한다. 노동자들이야말로 우크라이나의 현실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가스회사노동조합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파이프라인을 통해서 가스를 보냅니다. 유럽국가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신경쓰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파이프라인들은 엉망입니다. 낡은 파이프라인들은 앞으로 몇 년간 멀쩡하게 지탱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도 낡아서 내일 당장 터져버린다고해도 놀랄 것이 못됩니다.”

노동자들이 이렇게 파업까지 하게 된 배경에는 이번 달 초 발생한 아파트단지의 가스폭발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두명이 다쳤고, 십여명이 집을 잃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폭발과 화재로 인해 희생된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다. 정부 통계에서조차 2009년 1/4분기 동안에만 이러한 유형의 사고로 73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같은 기간 동안 파이프라인의 노쇠로 인하여 부상을 당한 사람들도 100명에 이른다. 

그렇다면, 누가 이 낡은 파이프들을 교체해야 할까? 이것은 참으로 난감한 문제이다. 파이프라인은 법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의 소유로 되어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들이 파이프라인을 임대하여 사용중이다. 이 때문에 민간기업에서는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파이프라인에 투자할 의지를 갖지 않게 되는 것이다. 

지질학자들과 가스산업의 노동자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사는 위험을 시한폭탄에 비교한다. 키예브 중심지역은 1950년대부터 1960년대초에 지어졌다.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오래된 건물들도 있지만 그만큼 오래된 파이프라인들이 있다는 얘기이다. 

수도시설도 또다른 위험요인 중의 하나이다. 5월 9일전까지, 키예프의 페체르스크 거리는 가장 비싸고 호화로운 곳이었다. 지금은 수도시설이 파괴되면서 물의 도시 베니스처럼 변해버렸다. 이 사고가 발생하기 몇 주전, 키예프의 수도 및 폐기물관리회사에서는 재해의 조짐을 경고한 바 있다. 키예프의 상하수도관들이 붕괴할 위험이 발견된 것이다. 당시 이 회사에서는 파이프가 약해진 곳을 덧대거나 베어링을 새것으로 교체하였지만, 상하수도관의 실상은 이 정도의 처방으로 안전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키예프의 수도시스템은 매 시간 고장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키예프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부유한 도시이지만, 매우 위험한 지역이기도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수질도 안전한 편은 아니다. 상수도는 강력한 발암물질인 염소소독을 거치고 있어서 위험하다. 2010년까지 정부는 염소대신 오존소독법으로 바꾼다는 계획이지만, 그것은 계획일 뿐이다. 

노동자들은 정부에게 지난 해에도 똑같은 요구를 한 바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말로만 대책을 세웠을 뿐이다. 정부의 헛 약속이 이행되기를 기다리다가 지친 노동자들이 다시 한 번 나섰다. 정부와 민간회사간의 책임전가 속에 노동자와 시민들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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