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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DC에서 발생한 지하철 추돌사고 ⓒ http://philsama.com/155




워싱턴에서 지하철 사고가 났다. 지난달 얘기다. 한 달도 채 못 되어 이번에는 서쪽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또 지하철 사고가 났다. 이 지하철은 경전철이라고 한다.

워싱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고 한다. 사고 원인은 지하철 추돌이었다. 사고차량은 제동장치 교체 시한이 2개월이나 지났으며 이미 사고 위험 때문에 교체가 필요했던 노후 차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트지에 따르면 연방정부 관리는 “사고 차량은 구형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워싱턴 지하철측은 교체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일부 제동장치·비상탈출구를 개선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엊그제 난 샌프란시스코 경전철 역시 추돌사고였다. 48명이 부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이후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예측되는 상황이다. 경찰과 전문가들은 이날 사고가 기계적 결함 보다는 열차를 조정한 사람의 실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직 원인 조사는 끝나지 않았다.

세상에… 미국에서 웬일이냐는 반응이 클 것 같다. 가장 기술력이 발전한 나라에서, 그것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대도시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 참으로 의아스러울 뿐이다. 그래도 우리나라 얘기가 아니니 다행이다?(!) 

기관사도 차장도 없는 전철?

내일은 계획대로라면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이 2차 파업에 돌입하는 날이었다.(어제 잠정합의안이 나왔다)  

그 이유는 바로 ‘반송선’ 때문이다. 부산지하철 4호선으로 불리우는 이 반송선은 경전철이라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운전하는 기관사가 없다. 차장도 없다. 역에도 역무원이 없는 그야말로 ‘SF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최첨단(!) 지하철이다.

샌프란시스코 경전철은 기관사가 있었는데도 사고가 났는데 우리는 기관사도 없단다. 게다가 경전철은 통상 지상구간을 운행하는데 우리나라 부산은 대부분이 지하역사다. 우리는 아직도 2백명 가까운 생목숨을 앗아간 대구지하철참사를 잊지 못한다. 과연 워싱턴 지하철 사고와 샌프란시스코 경전철 사고가 남의 나라 얘기일까?


 <표 > 두 나라의 경전철 비교

유리카모메

반송선 사측안

개통일

1995.11.1

2010.12(예상)

수송인원

(1일)

96,578명

차량당 정원 352명

153,932(예상)

차량당 정원 532명

노   선

14.7Km 16개역

12.7Km 14개역

역   사

전역사 고가역

지하역9, 고가역5

역사운영

유인역4  무인역8

(실제로는 직원 있음)

유인역3 무인역11

(사측은 유인역 주장)

차량편성

6량 1편성

6량 1편성


자료: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의사결정을 이룬 데는 일본 도쿄의 경전철인 유리카모메가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유리카모메는 지난 1995년 개통이후 큰 사고 없이 운영되는 무인 운전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 그러나 유리카모메와 반송선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혼잡도, 즉 수송밀도이다. 현재 예상대로라면 거의 두 배의 수송밀도가 예측되는 반송선, 거기에다가 지하역사가 존재한다는 문제 등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표 > 기존 부산지하철 3호선과 4호선(반송선) 운영체계 비교

구간

정거장

1편성당승객정원

1일최대수송인원

운전

방식

운영

방식

3호선

18.3Km

17역

(지상4)

474명

(4량)

68,000명

기관사

운전

직원상주

반송선

12.7Km

14역

(지상5)

532명

(6량)

153,935명

무인

운전

무인운영


자료: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이는 현존하고 있는 부산지하철 3호선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훨씬 수송밀도가 낮고 양수도 적은 3호선은 기관사가 운전하는데 그렇지 않은 반송선에 사람이 없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객관적 기준이 없다는 사실이며 두 번째는 여전히 공익적, 사회적 기업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데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연말 소개한 「철도안전법 개정을 위한 전동차 1인 승무 문제점과 역사 무인화 경향 연구」를 참조하기 바란다.


사고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거리에서 개죽음 당하기 싫다. 그런데 너무도 많은 위험이 나를,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 같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의 필승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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