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위험작업 개선의 원칙

2012.03.03 13:52

조회 수:17947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허승무(ken98@naver.com), 일과건강 2006년 11월호

 

21세기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쳇바퀴를 돌린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도 똑같고, 일주일로 끊어보아도 아니 1년을 끊어보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상은 그렇게 지나가고, 그렇게 무뎌져 간다. 그러한 일상 속에서 가치를 찾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무언가 외부적 변화가 발생 할 때 우리는 짐짓 놀란 표정을 잠깐 지을 뿐이고, 원하고 의도한 변화일 때 가치가 부여되고 순응하는 몸짓을 하게 된다. 마치 하루 종일 쳇바퀴를 돌리는 다람쥐에게 먹이가 주어질 때처럼. (어쩌면 이것조차 쳇바퀴의 일부분일지도 모른다.)

일선 작업 현장에서 이러한 다람쥐 쳇바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근골격계질환자가 치료를 받고 혹은 요양하고 현장에 복귀해서 작업을 다시 수행하게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 형태의 질환으로 또다시 병원으로, 재활센터로 치료를 받으러 가는 쳇바퀴를 타게 되고 영구적으로 신체 일부분을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그나마 쳇바퀴도 못 돌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근골격계질환 환자가 발생한 곳에 현장 개선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선활동은 유해요인조사와 경중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며, 이러한 활동 중심에는 현장 작업을 가장 잘 아는 작업자들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장 개선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 중에 개선활동 순서와 방법에 관련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소개를 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개선안은 관리적 개선과 공학적 개선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작업 순환, 작업 교대, 적절한 휴식시간 설계, 인원 보충 등은 관리적 개선으로 자원의 효율적인 분배와 관련이 있다. 관리적 개선은 위험요인의 근본적 제거 보다는 위험요인 노출 시간을 줄이거나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휴식시간 부여 같은 2차적인 개선이다. 1차적 개선은 위험요인 제거 혹은 위험성의 직접적인 감소를 위해 작업장 여건(기계장치, 기구, 설비, 공구, 작업대 등)을 개선하는 것으로 공학적 개선이라 하며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개선방법이다.

 

개선활동의 첫 번째는 개선이 필요한 공정, 작업을 찾아내는 일이다. 이는 유해요인조사 결과, 근골격계질환자 발생 공정, 작업자 애로 작업 등을 중심으로 선정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선정된 개선 필요 공정 혹은 작업의 개선안을 수집해야 한다. 개선안은 여러 가지 경로로 수집할 수 있다. 작업자 면담, 개선안 수거함, 인간공학적 평가도구 결과를 이용하는 방법, 벤치마킹 등등의 방법으로 수집된 개선안은 적용시기 및 효과, 개선 용이성 등을 고려하여 그 중요성에 따라 적용 시기를 분류해야 한다. 이를 개선안 우선순위 선정 작업이라 한다. 다음은 개선안 우선순위를 선정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일반 요소들이다.

 ① 개선 용이성 : 개선안 도입이 용이한 정도
 ② 작업개선 효과 : 개선안 현장 적용 시 효율성 평가       
 ② 평가도구 결과 : 인간공학 평가도구 위험도 수준
 ③ 작업자 의견 : 작업자가 느끼는 주관적 작업 강도로 힘들거나 쉬운 정도
 ④ 개선 소요기간
 ⑤ 소요비용

개선 용이성이란 개선안을 현장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으로 타 작업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에서부터, 사업장내에서 쉽게 쓸 수 있는 공압 설비인지, 아니면 따로 설비를 갖추어야 하는 유압설비 인가와 같은 세밀한 부분까지 조사하는 개선안 타당성의 검증단계이다.
작업개선 효과는 개선 전/후 상황을 비교하여 개선안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유사 개선안과 효과를 비교할 수 있고, 개선안 적용 후 인간공학 평가를 모의시험(시뮬레이션)하여 개선전과 비교를 해본다던지, 타 사업장 벤치마킹을 통해 효과를 미리 예상하여 그 효율성을 평가한다.
평가도구 결과를 이용하는 단계는 현재 작업을 인간공학 평가도구(RULA, REBA, OWAS, NLE 등)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고위험 작업인지, 보통 작업인가를 판단하여 개선안이 시급한지를 간접 평가를 실시한다. 특히 산업재해, 근골격계질환자 발생작업 같은 특이사항이 있는 작업이라면 가중치를 두어 더욱 위험한 작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작업자 의견은 유해요인조사 시기에 설문이나 혹은 현장평가에서 조사된 작업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힘듦의 정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업장내 다른 작업과의 비교를 통해 대상 작업의 힘듦의 정도를 질문하여 조사할 수 있다.
개선 소요기간은 개선안 적용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단기/중기/장기로 구분하여, 단기는 2개월 이내, 중기는 6개월 이내, 장기는 그 이상이 소요되는 개선안으로 구분한다. 소요 비용 또한 개선안 적용 시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고려단계이다.

 

각 사항들을 모두 고려하여 개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각 사항들의 점수를 고려하여 정량적으로 개선안 점수를 평가하는 방법도 있다. 점수를 단순합산 할 수도 있으며, 각 고려사항들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개선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만약 가중치를 선정하여 개선안 평가를 진행한다면, 가중치는 사업장 내에서 관계자들의 많은 토의를 거쳐 사업장 특성에 알맞은 가중치를 선정해야 한다.

 

일련의 과정을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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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1 . 개선안 적용 순서 및 방법

 

다음은 사업장에서 개선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예시이다. 이는 하나의 참고사항에 불과하며 각 사업장에서는 그 특성에 적합한 개선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

 

1. 개선 필요 작업 선정표(공정 혹은 라인 당 1개)

c_20081111_294_461.jpg

 

                                                                            2.개선안 수집표(개선필요 작업 당 1개, 총 4개

 

 

c_20081111_294_462.jpg

 

※ 해설 : 예시 사업장에서는 ○○조립 1공정에서 4개 작업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고, 개선안 수집표를 통해 해당 공정의 각 작업당 개선안을 수집하였다. 본 그림은 4개 작업 중 ○○가공 3 작업의 개선안 수집표만 예시로 보여주었다. 본 작업은 5개 개선안이 도출되었다. 본 작업과 관련된 모든 개선안은 수집자 임의로 누락할 수 없다.

 

 

3. 개선안 평가결과표(각 개선안 당 1개, 총 5개)

c_20081111_294_463.jpg

 

 

※ 해설 : ○○가공 3 작업에서 수집된 5개 개선안의 평가결과를 기록한다. 가중치는 작업장 특성에 맞는 기준을 선정하여 모든 개선안 평가에 동일하게 적용한다. 즉, 석유화학 사업장 같은 장치사업장에서는 조립사업장에서 보다 개선 용이성 가중치가 다른 항목보다 높을 필요성이 있으며, 건설/토목 사업장에서는 개선효과 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높을 필요성이 있다. 이는 평가자 임의로 결정할 수 없고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 조율과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위 방식의 최종 가중치 적용 결과는 각 고려사항 평가결과를 상:3, 중:2, 하:1점으로 구분하여 가중치와 곱한 값을 모두 더한 값이다. 즉, (개선용이성 0.2⨯1)+(개선효과 0.23⨯3)+(평가도구 결과 0.15⨯3)+…로 계산한다.

 

4. 개선안 종합관리표

 

c_20081111_294_463.jpg

 

 

이상으로 개선안이 실현되기 전까지의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실제 현장에서 많은 개선안을 준비하고도 여러 가지 이유로 실행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자료를 참고삼아 개선안이 현장에 적용되고, 작업자들 건강이 확보된 웃음이 피어나는 사업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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