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조사의 배경

 

여수국가산업단지(이하 여수산단)는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계획의 하나로 전라남도 여수시 중흥동, 평여동, 월하동, 적량동, 월래동, 낙포동 일원 약 926만평에 조성된 석유화학공업단지이다. 1967년 여천공업단지로 기공된 후 1969년 현재의 GS칼텍스 정유인 호남정유공장이 준공되었고 1980년에 여천석유화학단지 합동준공 후 2001년에 현재의 ‘여수국가산업단지’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현재 여수산단은 정유(4개사), 비료(1개사) 석유화학(87개사), 비금속(8개사), 기계(25개사), 기타(24개사) 등 총 149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12,253명의 근로자가 종사하는 대규모 중화학 공업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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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의 2007년 보고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동안 국내 벤젠 총 생산량은 약 362만 톤이며, 2007년에는 4월까지 약 371만 톤으로 최근 생산량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내 주요 산업단지별 벤젠 생산량을 비교하면 여수산단이 4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2007). 또한 환경부의 2003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벤젠, 염화비닐 등 1급 발암물질에 대한 여수산단 배출량은 약 40만 kg이며 국내 총 배출량의 34%로 최대 배출 지역이다.
광양제철소는 1970년대 국가경제 발전과 함께 증가하는 철강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포항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제철소이다. 1982년부터 456만평의 바다를 매립해 단위 제철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광양제철소는 7,000여명의 직원이 매년 1,500여만 톤의 철강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건설에 따른 연관수요를 충족시키고 철강산업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광양제철소 주변에 조성된 것이 광양(연관)국가산업단지이며, 전남 광양시 태인동, 금호동 일원 44만평에 1984년~1988년까지 조성되었다.
여수산단 및 광양제철소와 광양산단은 설립 후 20년이 경과됨에 따라 발암성 물질 취급으로 암 발생 위험도 및 장기 근속자가 증가하고 다수의 비정규 건설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보건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해 2월 광양과 여수산단 건설현장에서 20여 년간 제관공으로 일해 온 비정규직 박아무개씨 백혈병으로 숨을 거두는 사건이 발생했다. 박씨가 사망하기 2달 전인 2005년 12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의 역학조사에서 박씨의 백혈병은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정됐다. 박씨는 비정규직 중에서 ‘직업성 암’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첫 사례로 기록됐다. 이 사건으로 비로소 광양과 여수산단 비정규직들의 건강권 문제도 관심을 받게 됐으며, 2006년 6월, 광주지방노동청 여수지청에서 시설 및 근속기간, 작업환경과 근로자의 직업성 질환과의 상관관계 규명을 위한 역학조사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으로 요청하였다. 한편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서도 여수산단 및 광양산단 지역의 주민 2,500여명의 건강상태를 장기 추적 관찰하는 역학연구를 2006년부터 시작하고 있다.

 

과거 여수광양 산단 조사 사례

 

그동안 여수광양산단 조사는 ‘여천공단 근로자 건강관리 및 작업환경 실태조사(한국산업안전공단, 1997)’, ‘석유화학공단지역 질병감시체계 구축연구(문재동 등, 1999)’, ‘석유화학공단지역 질병감시체계 추적조사(문재동 등, 2000)’, ‘여천지역 벤젠 노출 사업장 역학조사(한국산업안전공단, 2002)’, ‘포스코 광양제철 및 협력업체에 대한 벤젠 역학조사(한국산업안전공단, 2002)’, ‘화학공장의 정상․보수 작업시 벤젠 노출실태 및 저감방안(한국산업안전공단, 2003)’ ‘여수산단 노동자사업단 조사(원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2005)’등이 있다.

 

그동안의 조사 중 주요한 몇 가지 조사내용과 의미를 알아보자.

 

(1) 여천공단 작업환경 실태조사(1996~1997)
1994년 환경부는 15년 동안의 공단 지역주민 건강조사에 대한 종합분석 및 평가를 통해 주민들의 총 증상호소율은 점차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나 타 지역 주민과의 차이는 뚜렷하지 않고, 환경오염에 의한 호흡기질환자, 피부질환자, 안과질환자 등으로 판정된 경우는 없으며, 중금속에 중독된 상태라고 판정된 예도 없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199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보고에 의하면 여천지역의 환경오염이 매우 심각하므로 가능한 조치와 함께 주민의 단계적 이주가 필요하다는 환경부와 상반된 조사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지역주민들과 정부사이에 심각한 갈등을 일으켰고, 공단내 사업장의 환경오염과 근로자의 건강이상에 대한 우려로 여론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에 노동부와 산업보건연구원은 학계, 노동계, 경영자 대표 및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고 여천공단 내 사업장의 작업환경 및 근로자 건강상태에 대한 최초의 ‘작업환경 실태조사’를 1996년~1997년 동안 실시하였다.

실태조사는 사업장 보건관리 기초조사와 유해물질 폭로평가, 건강영향평가로 구성되었다. 유해물질 폭로평가는 여천공단 입주업체 중 석유화학제품 제조업 전 업체와 여천공단에 10년 이상 입주해 온 업체 등 28개소를 대상으로 유기용제 34종, 금속 10종, 가스 14종, 무기산 5종 그리고 기타 10종 등 총 83종 1,815건을 측정하였다. 측정결과 당시 노출기준을 초과한 건수는 톨루엔 1건, 염화비닐 3건, 황산 5건 뿐이었다. 노동부에서는 조사팀의 실태조사 결과를 다음과 같이 보도하고 있다.

 

『여천공단 근로자 건강관리 및 작업환경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후속조치 추진
(노동부 보도자료, 1997년 10월)

 

○ 『여천공단 근로자 건강관리 및 작업환경 실태조사위원회』(위원장 : 문영한 산업보건연구원장)는 96년 9월부터 97년 10월까지 1년여 기간에 걸쳐 실시한 여천공단 근로자 건강관리 및 작업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다음과 같이 종합 발표하였다.
◀ 작업환경측정․유해물질 폭로평가 및 건강영향 평가결과를 종합해 볼 때 현재 여천공단의 근로자에게 작업환경으로 인한 뚜렷한 건강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며
◀ 일상적인 작업하에서 여천공단 근로자들은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이 작업환경 노출기준의 1/1,000~1/10 수준으로 낮은 농도이므로 현재까지의 지식으로는 향후에도 인체에 특별한 건강장해를 유발할 우려는 없으나
◀ 저농도 장기 노출로 인한 건강장해 발생 개연성에 대비하여 여천공단 입주업체가 공동으로 장기적이고도 지속적인 관찰 및 자료축적을 할 필요가 있다.


 

즉 이 당시 실태조사 결과 작업환경 노출수준은 매우 낮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당시 조사에는 (1)산단 내 사업장의 정규직만을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 (2)대정비작업, 탱크 보수작업 등 위험작업을 제외한 정상조건에서의 작업환경만을 조사하였다는 점, (3)유해물질 노출평가는 8시간 평균노출측정을 위주로 실시하였기 때문에 석유화학 및 장치산업 노동자들의 단위작업별 단기간 고노출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점 등의 한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실제 작업환경 중 유해물질의 노출 위험이 과소평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2) 여수지역 벤젠 노출 사업장 역학조사(2002)

2001년 10월 여수산단 모 회사 근로자 1명이 백혈병으로 사망한 후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업무상 질병 심의를 의뢰하였고, 업무 관련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광주지방노동청 여수지청에서는 여수산단 11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요청하게 된다. 역학조사는 벤젠 노출이 가능한 석유화학 업종 11개 사업장의 전․현직 근로자의 인사자료를 이용하여 건강보험 이용자료, 사망신고자료, 암 등록 자료 등을 분석하여 조혈계 암의 발생 위험이 얼마나 큰가를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총 10,7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4명의 조혈기암 및 림프종이 발견되었고 이 가운데 13명은 모두 1995년 이후에 발생하였고 전체 발생 암 중 조혈계 암이 차지하는 비율이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당시의 조사에서도 일용직 건설노동자는 모두 제외되었고, 추적기간도 짧았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한계가 있음에도 조혈계 암 발생이 다수 확인됨에 따라 석유화학업종의 근로자들의 작업환경을 관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들이 취해졌다. 벤젠의 노출기준을 기존 10 ppm에서 1 ppm으로 10배 강화하였고, 석유화학 장치산업과 같은 옥외 근무 환경도 작업환경 측정의 대상에 포함시켰으며, 벤젠 취급자를 건강관리수첩 교부 대상으로 확대 하게 된다.

 

(3) 화학공장의 정상․보수 작업시 벤젠 노출실태 및 저감방안(2003)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는 2003년부터 벤젠 노출기준이 강화되고 이 당시 석유화학공장에서 벤젠에 의한 조혈기계 암 등 직업성 질환이 다발하자 석유화학공장 근로자의 벤젠 노출실태와 노출정도를 조사하여 대책방안을 강구하는데 목적을 두고 벤젠을 직접 제조하는 BTX(Benzene, Toluene, Xylene) 공정과 SM(Styrene Monomer) 제조공정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이 조사는 그동안 정상 작업 조건 중심으로 조사가 이루어진데 비해 대보수 작업 기간에도 조사가 이루어졌다는데 의의가 있다.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정기보수기간 중 근로자 업무별 기하평균농도는 드레인, 각종 밸브조작 및 순찰 등 현장업무가 많은 교대기사(0.28 ppm), 필드맨(0.20 ppm)이 다른 업무 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② 정기보수기간 중 작업 단계별 근로자 개인 노출농도는 BTX-Purge 단계가 0.286 ppm으로 가장 높았으며, Purge 단계와 Open 단계를 비교 할 때, BTX 공정과 SM 공정 모두에서 Purge 단계에서 노출농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③ 정기보수기간 중 근로자 개인 시료가 노출기준(1ppm)을 초과한 경우는 대부분 BTX-Purge 단계 및 야간 작업시간(23:00~06:00) 중에 발생하였다.
④ 정상작업 시 근로자의 벤젠노출농도(0.027ppm)는 정기보수작업 시 전체 평균농도(0.145ppm)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었으나 펌프의 가스켓 교체 작업과 샘플 분석작업에서 노출기준을 초과하여 정상적인 작업시에도 펌프 정비(overhaul) 등 현장 설비의 유지․보수작업과 실험분석 시 고농도의 벤젠에 노출될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4) 여수산단 노동자사업단 조사(2004)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최상준 연구팀은 여수산단의 민주노총 가입 사업장 중심으로 만들어진 노동자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2003년부터 2004년까지 10개 석유화학사업장을 중심으로 벤젠, 1,3-BD, VCM(염화비닐) 등 발암물질에 대한 과거 작업환경측정 실태와 단위작업 중심의 노출수준을 평가하였고 현장 근로자들의 노출위험 및 증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주요 조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설문조사 결과 현장의 작업자들은 현재의 작업환경에서 호흡기 계통 질환, 암, 기타 원인 모를 질병 발생 우려와 관련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다. 특히 시료채취, 드레이닝, 게이징 등과 같은 일상 근무 기간 중 장치가 개방되고 내용물이 노출되는 작업과 정기적인 대정비 작업 기간 동안에 유기용제에 대한 노출위험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기존의 작업환경측정 제도에 불만족도가 높아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 측정보고서 검토결과 단위작업별 단시간 노출평가 자료는 1% 미만이었으며 대부분 8시간 평균 노출수준을 측정하고 있었다. 이렇게 측정된 자료도 벤젠과 1,3-BD 등은 불검출율이 80%를 넘고 있어 의미 없는 주기적인 측정만 되풀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측정 결과 노출기준을 초과한 경우에도 2003년까지 작업환경측정 대상이 옥내로 국한되어 있는 법적 조항을 근거로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현장 개선은 기대하기 힘든 상태였다.

현장 설문 결과를 토대로 주요 노출 위험을 호소하는 작업을 중심으로 단시간 노출수준을 평가한 결과 예상대로 8시간 평균 노출수준은 낮지만 각 작업의 형태와 조건에 따라서는 수 백 ppm 이상의 벤젠, 1,3-BD, VCM에 노출될 수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벤젠, 1,3-BD, VCM의 건강영향과 관련된 기존 연구결과를 검토해 볼 때 만성적인 누적노출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간헐적인 단시간 고 노출 위험 관리도 매우 중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선진국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8시간 노출기준과 함께 단시간 노출기준을 제정하여 관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에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석유화학 산업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발암성 물질인 벤젠, 1,3-BD, VCM의 단시간 노출기준 설정이 되어 있지 않고 1년에 2회씩 8시간 평균노출수준 중심으로 측정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이 조사 결과 벤젠, 1,3-BD, VCM을 포함한 기타 발암물질과 단시간 노출기준 제정이 필요한 물질 검토를 통해 현행 노출기준 제․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또한 석유화학장치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작업환경평가 방안이 마련되어야 함을 제시하였다.

 

현재의 여수광양 역학조사 무엇이 문제인가?

 

2006년 6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수행될 이번 여수광양 역학조사는 앞서 살핀 기존 조사와 비교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기존 역학조사와 비교하여 매우 큰 중요성을 갖는다.

① 1997년 여수산단만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역학조사 결과 ‘작업환경과 건강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후 10년 만에 광양산단까지 포함하여 역학조사가 재실시 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광양산단은 산단 조성 후 최초의 역학조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② 이번 역학조사 대상은 정규직 노동자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건설노동자들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특히 비정규직 건설노동자에게는 최초의 역학조사라는 의미가 있다.
③ 역학조사 내용은 크게 기초자료조사, 건강 설문조사, 노출평가, 직무-노출매트릭스 구축, 건강실태 조사로 이루어지는데 특히 노출평가는 일상 작업뿐만 아니라 대보수 작업을 포함한 비일상적 작업도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여수․광양산단과 같은 장치산업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은 일상작업 보다 대보수 작업과 같은 비일상적 작업시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문제인식이 반영된 조사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역학조사의 핵심 조건은 첫째, 최대한 비정규직 건설노동자를 모두 포함할 수 있도록 하고 둘째, 대보수작업을 포함한 비일상적 작업에 대해 정확하고 충분한 노출평가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 역학조사의 진행상황을 보면 기초자료조사와 건강 설문조사가 완료된 상태이다. 건강 설문조사는 여수광양산단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건설노동자까지 포함하여 총 10,643부가 수거된 상태이며 분석 중에 있다고 한다. 이 중 비정규직 건설노동자는 4,997부가 수거되었다. 일정한 장소에 모이기 힘든 상황에서도 지역 건설노동조합의 협조로 비교적 많은 수가 수거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후 분석 결과를 통해 다양한 건설 노동자들의 직종별로 고른 응답자가 분포되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하며, 부족할 경우 추가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노출평가는 여수산단은 벤젠 노출 가능성이 있는 에틸렌 공정(1), 큐멘공정(1), SM 공정(1)과 1,3-BD 노출 가능성이 있는 SBS 공정(1), VCM 노출 가능성이 있는 VCM 공정(1) 등에 대해 대보수 작업 동안의 노출평가가 진행되었다. 광양산단은 포스코의 불성실한 협조와 산업안전공단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노출평가가 반드시 필요했던 고로, 압연 공정에 대한 보수 작업기간 동안 아무런 조사도 수행되지 못하고 지나가고 말았다. 이후 역학조사 기간 동안 고로 재보수 작업은 없을 예정이기 때문에 민주노총 측에서는 광양산단에 대한 역학조사를 전면 거부한다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역학조사 기간 동안 회사 측은 발암물질의 노출 가능성이 높은 작업 시기와 장소를 역학조사 팀에게 잘 알려주지 않으려는 불성실한 태도가 계속해서 나타났으며, 역학조사를 명령한 노동부 여수지청에서는 산재위험이 높은 대보수 작업 기간 동안 현장 점검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빈번한 사망사고로 나타났다. 광양산단은 2006년 가스질식사 1명, 2007년 1월 정비 중 철제문 압사 사망 1명, 10월 3고로 개보수 중 집진판 압사 사망 1명 등이 발생하였고, 여수산단도 2007년 10월 GS칼텍스 내 열교환기 보수작업 중 크레인 전복으로 1명이 사망하였고, 금호 P&B에서는 11월 공정 운전 중 정비과정에서 화재로 1명이 사망하였다. 특히 금호 P&B의 경우 사고가 발생한 공정은 역학조사 기간 중 조사 대상이었던 공정이었으며, 보수 기간을 최소화하려고 공정을 shut down 시킨 상태에서 정비하지 않고 역학조사가 끝난 뒤 공정이 가동 중에 추가 보수작업을 진행하다가 발생한 사고였다.

 

이렇게 역학조사 진행 과정에서 나타나듯이 여전히 여수광양 산단의 보수 작업 동안 건설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 관리 수준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려는 것이 역학조사 본래의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역학조사가 본래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도록 수행되기 위해서는 역학조사 수행기관의 보다 책임있는 자세와, 회사 측의 성의 있는 협조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2007년까지 보여준 역학조사의 모습은 다시금 우리나라 기업체들이 갖고 있는 안전보건에 대한 낮은 의식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그 누구보다도 여수광양 산단 내 노동자들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역학조사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며,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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