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에게 진정한 추석 선물은…

2012.03.03 23:11

조회 수:3417

이상윤/연구공동체<건강과 대안> 상임연구원·노동건강연대 사무국장


추석이 다가왔다. 추석의 뿌리는 수확 축제다. 추석에 한곳에 모여, 한 해 농사를 지어 얻은 결실을 모아 하늘에 감사하고 사람들과 나누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이번 추석은 그리 즐겁지만은 않을 것 같다. 오늘날 수확의 지표라 할 수 있는 각종 경제지표가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올랐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 때문에 추석 상여금 수준은 예년 같지 않다. 한 지역의 예이긴 하지만, 최근 경남경영자총협회가 ‘2008년 추석휴가 및 상여금 실태조사’를 한 결과, 올해 추석 상여금을 줄 계획이 있다고 답한 곳은 85.7%로 지난해보다 2.0%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률은 2008년 7월 기준으로 60.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떨어졌고, 실업률은 3.1%로 0.1%포인트 하락해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 내용에는 차이가 크다. 고용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고 있고, 청년 실업률이 7.4%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직업은 건강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라고 한다. 정당한 보상을 받으며 안정되고 쾌적한 일자리에서 일하는 이들의 건강 수준이 높다. 당연한 얘기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는 건강 정책의 주요한 요소로 일자리 정책을 주문했다. 안정된 고용과 생활임금 및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 환경의 보장, 노동과 삶과의 균형 유지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하는 문제는 건강에 핵심적인 문제다. 여러 연구들이 실업 상태는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심지어 같은 성별과 나이일지라도 실업자가 직장을 가진 사람에 견줘 사망률이 3~4배쯤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용 불안 자체가 우울이나 불안 등 정신 건강은 물론 신체적인 건강을 위협하는데, 이 나빠진 건강이 다시 고용 불안을 일으키는 악순환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고용 불안은 또 직접적인 소득 감소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단절시키거나,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에도 악영향을 끼쳐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한다.

 

절대적 실업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 고용의 질도 문제다. 최근에는 고용이 됐더라도 비정규직 형태로 일하는 노동자는 정규직에 견줘 건강 수준이 나쁘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도 정규직에 견줘 같은 조건에서 사망률이 2~3배 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대표적인 예이다.

 

모두가 즐겁고 건강한 추석을 맞이하려면, 재래시장 물가만 걱정하며 단기 처방에 급급할 일이 아니다. 일자리가 안정적이고 주머니가 두둑해야 온 가족이 모여 보름달 보고 배 두드리며 즐거워하고 감사하는 추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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