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질환 발생 원인은 그 분류방식, 관점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설명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 구조적인 변화 요인(노동강도 증가, 작업조직, 생산방식, 사회 경제적 변화 등)
2) 작업관련 요인(작업자세, 힘, 반복성 등 물리적 스트레스)
3) 개인적 차이 및 사회심리적인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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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1 근골격계질환의 다양한 발생 원인>

 

구조적인 변화 요인은 생산방식 변화와 함께 작업방식이 세분화되고 그에 따라  단순작업을 반복하게 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노동과정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곧 노동의 분절화, 노동강도 증가와 그에 따른 휴식시간 부족, 생산량을 중심으로 한 각종 통제방식 변화, 작업스트레스 증가 등으로 연결되고 결국은 근골격계질환을 더욱 더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적인 변화요인을 포함해서 성별, 나이 등과 같은 개인적 차이에 의한 요인은 그 요인의 통제나 관리가 어렵고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그 동안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해 관리되어야 할 요인(혹은 위험요인)은 상대적으로 접근성 혹은 통제가 비교적 용이한 작업자세, 힘, 반복성 등과 같은 작업 관련 요인에 집중되어 주로 연구된 게 사실이다. 그 결과 근골격계질환 발생원인은 마치 물리적인 작업조건이 전부인양 해석되는 측면이 있어 왔으며, 노동조건 변화와 같은 구조적인 변화 요인과 근골격계질환과의 관계는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최근 이루어진 관련 연구 내용을 일부분 소개하면서 과연 노동조건 변화 요인이 근골격계질환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여기 소개되는 사례는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를 조립, 생산하는 총 5,517명의 작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이다. 조사 대상자 평균연령은 38.4세, 월평균 노동시간은 255시간, 월평균 특근회수는 3.3일 이었다.

 

1. 최근 3년 동안 노동과정은 어떻게 변했나?

최근 3년 동안의 노동과정 변화요인을 1일 작업시간, 작업 중 여유시간, 잔업 및 특근 회수, 작업속도, 공정 자동화, 일의 종류, 작업자 수, 육체적 피로, 정신적 부담, 관리감독, 경영혁신운동, 비정규직 변화 등 총 12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조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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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2. 노동조건이 악화된 가장 심각한 요인의 증가 및 감소 비율 비교>

 

 

그 결과  1일 작업시간, 잔업 및 특근회수 증가를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최근 3년 동안 작업조건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야 하는 일의 종류, 공정 자동화 및 모듈화, 육체적 피로, 정신적 부담 및 스트레스, 회사의 관리감독, 비정규직 변화 요인이 전체 항목의 평균 값 이상으로 조건이 안 좋아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가장 중요한 악화 요인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정신적 부담 및 스트레스 증가, 육체적 피로 증가, 회사의 관리감독 강화, 비정규직 증가요인으로 나타났다(그림2).
이러한 결과들은 최근 3년 동안 양적인 노동강도(노동시간)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질적인 노동강도(휴식시간 부족, 일의 다양성, 육체적 혹은 정신적 피로 증가, 작업자 수 감소 등)는 더욱 더 악화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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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3. 현재 작업에 대한 힘든 정도 분포> 

 

또한 현재 작업에 대한 힘든 정도(노동감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조사 대상자의 45.3%가 현재 작업에 대해 약간 힘들다, 17.0%가 매우 힘들다 이상으로 답하여 62.3%가 약간 힘들다 이상으로 느끼고 있었다.

 

2. 무엇이 작업자들을 육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고 있는가?

 

최근 3년 동안의 노동과정 변화 요인이 실제 육체적 부담 혹은 스트레스 부담으로 작용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하여 앞에서 설명한 최근 3년 동안 노동조건의 변화요인이 과연 육체적 부담 혹은 스트레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가를 상관관계를 통해 분석하였다.

 

.

최근 3년 동안 노동과정 변화 요인

육체적 부담과의 상관관계

정신적 스트레스와의 상관관계

1일 작업시간 증가

0.271

0.217

작업 중 여유시간 감소

0.189

0.168

잔업 및 특근 횟수 증가

0.181

0.145

평균적인 작업속도 혹은 일의 양 증가

0.417

0.320

해야 하는 일의 종류 혹은 기계 수 증가

0.346

0.321

공정의 자동화 및 모듈화의 정도

0.200

0.208

본인 공정(반 단위)에서 일하는 작업자 수 감소

0.115

0.072

회사의 관리감독 강화

0.368

0.402

각종 경영혁신 운동 및 교육 참여 증가

0.064

0.112

본인 공정(반 단위)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의 증가

0.204

0.200

§ 상관관계는 1에 가까울수록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그 결과 육체적 변화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요인은 평균적인 작업속도 혹은 일의 양 증가 요인의 상관성이 가장 높고(상관계수 0.421), 다음이 회사의 관리감독 강화, 해야 하는 일의 종류 혹은 기계수 증가 순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증가에 영양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회사의 관리감독 강화가 가장 상관성이 높게 나타났고, 평균적인 작업속도 혹은 일의 양 증가 및 해야 하는 일의 종류 혹은 기계수 증가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작업자들을 육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들은 1일 작업시간 및 특근 증가와 같은 양적인 변화 요인(양적 노동강도) 보다는 평균적인 작업속도 증가, 해야 하는 일의 양(혹은 종류) 증가, 회사의 관리감독 강화와 같은 질적인 변화 요인(혹은 질적 노동강도)인 것을 알 수 있다. 

 

3. 노동강도가 근골격계질환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앞에서 분석한 각종 노동과정의 변화 요인과 현재 작업에 대한 힘든 정도, 그리고 부담을 느끼는 노동조건 등이 실제 근골격계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였다. 노동강도 및 부담요인에 대한 평균점수의 4분위수를 기준으로 저노출군, 중노출군, 고노출군으로 나누어 각각에 대한 근골격계질환 의심자 비율을 비교 분석하였다.

1) 노동과정 변화 요인이 근골격계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표 2. 노동과정 변화 요인에 따른 근골격계질환 의심자 비율 비교>

 

노동강도

근골격계질환 의심자 비율

위험비

95% 신뢰구간

저노출군

38.3%

1

중노출군

50.9%

1.67

1.45-1.91

고노출군

70.0%

3.76

3.22-4.39

 

최근 3년 동안 노동과정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증가했다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근골격계질환 의심자로 분류될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출군(노동과정이 안 좋아졌다고 응답한 상위 25%의 작업자)은 그 위험성이 약 3.8배 정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2) 작업이 힘들수록 근골격계질환 의심자 비율이 증가하는가?
현재 작업에 대한 육체적인 부담 정도(주관적인 노동강도)를 10점 기준의 보그척도를 이용하여 조사하고 그 점수에 따라 근골격계질환 의심자가 증가하는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노동강도 점수가 높을수록 근골격계질환 의심자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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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4. 육체적 부담 정도 점수에 따른 근골격계질환 의심자 비율 비교>

 

 

4. 결론

 

지금까지 살펴본 단편적인 연구 사례를 가지고 노동과정의 변화 요인이 근골격계질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을 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최근 3년 동안 노동과정의 변화가 작업조건을 악화 시키는 방향으로 변화되어 왔고, 작업조건이 안 좋은 방향으로 변할수록 근골격계질환 의심자로 분류될 위험성이 최대 3.8배 정도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작업자들을 육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들은 1일 작업시간 및 특근 증가와 같은 양적인 변화 요인 보다는 평균적인 작업속도 증가, 해야 하는 일의 양(혹은 종류) 증가, 회사의 관리감독 강화와 같은 질적인 변화 요인(혹은 질적 노동강도)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근골격계질환 위험요인을 평가할 때는 지금까지 주로 연구되어 왔던 작업자세, 반복성, 힘과 같은 물리적인 작업조건은 물론이고 노동조건 변화 같은 구조적인 요인도 함께 조사되고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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