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칼럼)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하는 원고입니다. 매일노동뉴스는 매주 수요일 노동안전·보건섹션을 선보입니다. 이 섹션 중 전문가 칼럼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각 분야 전문가의 칼럼이 제공됩니다. 이번 칼럼은 매일노동뉴스 9월 9일(수) 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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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산업화를 이룬 우리나라는 산업구조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약 30년간 농림어업 종사자 수는 거의 1/3로 줄었다. 반면에 제조업 종사자 수는 늘어났다. 그러나 이 숫자도 1991년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거의 유일하게 큰 폭으로 증가한 산업이 바로 서비스업이다. 서비스업 종사자는 30여년 사이 무려 1천만명 늘어났다.  



 

<표 . 산업대분류별 취업자 변화(단위: 천명·%, 자료: KLI)>

구분

1980년

2007년

인원

구성비

인원

구성비

13,561

100.0

23,415

100.0

농림어업

4,654

34.0 

1,726

7.4

제조업

2,955

21.6 

4,119

17.6

전기 가스 및 수도사업

44 

0.3 

86

0.4

건설업

843

6.2 

1,850

7.9

서비스업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2,625

11.9 

5,726

24.4

운수 창고 및 통신업

 619

4.5 

1,498

6.4

금융 보험 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

 332

2.4 

3,159

13.5

기타

1,489

10.9 

5,251

22.4

전체

5,065

37.0 

15,634

66.7




그렇다면 산업변화와 관련한 종사자들의 직업병 및 관련성 질환은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제대로 조사조차 되지 않았던 1979년 상황(당시에는 몇몇 사업장에 대한 특검을 통해 드러난 사실만이 직업병으로 보고되었다.)과 30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낮은 승인율’ 문제가 있는 산재통계를 비교해 보면 과거에는 포착되지 않았던 직업병도 크게 늘었다. 특히 직업관련성 질병은 가히 혁명적인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표 . 지난 30년간의 직업병 변화(단위: 명, 자료: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1979년

2007년

2,241

100%

11,472

100%

직업병

소계

1,122

100%

2,098

18%

진폐

1,094

98%

1,422

12%

난청

2

0%

237

2%

(중)금속 중독

23

2%

6

0%

유기용제 중독

3

0%

25

0%

특정화학 물질 중독

-

-

153

1%

기타

-

-

255

2%

직업

관련성 질병

소계

- 

- 

9,374

82%

뇌․심혈관질환

 -

- 

1,493

13%

신체부담작업

 -

- 

1,390

12%

요통

 -

- 

6,333

55%

기타

 -

- 

158

1%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표 2>의 2007년 직업관련성 질병에서 158명의 ‘기타’로 분류된 문제들, 즉 과로나 스트레스, 간질환, 정신질환 같은(혹은 이것을 이유로 한) 질병들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나머지 재래형 질병이 제대로 관리된다고 가정했을 경우이다.


c_20090909_857_1919.jpg

▲ 기내를 정리하는 항공사 스튜어디스. 국내 서비스 산업 종사자 수는 크게 늘었지만 이에 걸맞는 안전보건정책은 전무하다. ⓒ nytimes.com



현재와 같은 세계적 저성장 구조가 오래 갈 경우, 국가간 FTA가 활성화 될 경우 지금까지 수출입의존도가 매우 높았던 우리나라가 대외 확장형 경제구조를 그대로 가져간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또한 1차 산업 규모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결국 내수시장으로의 산업재편은 필연적이다. 안 그래도 다른 나라보다 높은 ‘서비스 판매직’ 노동자 비중은 더욱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다.





<표 . 2007년 각국의 ‘서비스 판매직’ 취업자 구성비(단위: %)>

한국

일본

호주

프랑스

독일

스웨덴

영국

미국

23.8

12.3

13.5

12.6

12.3

19.1

15.5

28.0





자료 : ILO, KLI에서 재인용

주: 우리나라 서비스 판매직 취업자 비중이 높은 데는 역시 다른 나라보다 현저히 높은 자영업비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자영업 비율은 OECD평균의 2.5배에 달한다.(이는 우리나라의 낮은 고용률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문화적 배경(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은 사농공상이 있다고 생각한다.)과 더불어 서비스직종 노동자들에게 제공되는 (가장) 낮은 노동조건 등은 서비스 노동자에게 높은 직무스트레스, 심각한 감정노동을 낳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결국 노동자 개인은 ‘미쳐가고’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은 낮은 경쟁력,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남게 되었다. ‘건설노동자는 떨어져 죽고, 서비스 노동자는 미쳐 죽는다’는 문구가 가슴에 와 닿는다.


모두의 이로움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지는 너무나 명확하다. 문제는 진화(?)하는 직업병을 잡을 생각이 아직은 보편적이지 않다는데 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오히려 이런 서비스 노동자들에게 적용되지 않는 법이 많이 있다. 갈 길이 많이 남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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