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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장 손보는 쌍용자동차 노동자. 6월 12일(금), 옥쇄파업 중인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내에서

故김영훈 조합원을 추모하는 결의대회가 열렸다.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 6월 11일 새벽, 심근경색으로 세상 떠난 노동자


대규모 정리해고가 예고된 쌍용자동차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사망, 구조조정 스트레스가 노동자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재확인되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1일 오전 ‘쌍용자동차 노동자 긴급 정신건강 실태조사 및 검진결과 발표’ 기자회견 당일 확인되어 충격을 더했다. 이날 새벽 4시경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故김영훈 조합원(쌍용자동차지부 정비지회 부산분회)은 정리해고 대상에서는 제외되었지만 구조조정 스트레스는 예외가 아니었다고 한다.


故김영훈 조합원 역시 고용불안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특히나 사고 전날 회사가 주관한 집회에 동원되어 심각한 자괴심에 빠져있었다는 동료 증언도 확보되었다. 증언에 따르면 故김영훈 조합원은 13년 넘게 가족보다 더 많은 생활을 함께 한 동료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심적 압박에다 파업에 동참하면 불이익이 따를 것이라는 회사의 회유와 협박에 힘들어 했다고 한다.


# 전문 상담 필요한 수준의 정신건강 상태


실제 ‘쌍용자동차 노동자 긴급 정신건강 실태조사 및 검진결과’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는 빈사 상태에 빠진 경제 조건과 불투명한 미래, 고용불안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는 2008년 244만원이었던 한달 평균 수입이 2009년에는 110만원으로 54%의 수입 감소가 있었다. 특히 조사 대상자 중 86%가 현재 갚아야 할 빚이 있어 경제적 어려움을 넘어 가족 생계가 위협 받고 있었다.


정신건강 문제는 매우 심각했다. 심리 상담이 필요한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상을 보인 노동자가 54.9%였다. 불안증 진단결과에서도 40.8%가 불안증상을 보였고 15.1%가 전문가와 면담이 필요한 중한 불안증상을 보였다. 이 수준은 서비스 노동자나 노동조합 상근자, 해직 공무원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였다.


<표 1. 쌍용자동차 노동자 우울증상 결과>

우울증 증상 결과

쌍용자동차 노동자

서비스 노동자

노동조합 상근자

해직 공무원

중등도 우울증상

21.1%

8.1%

18.1%

22.4%

고도 우울증상

33.8%

8.1%

5.6%

6.1%


스트레스 수준 역시 증상이 심각했다. 스트레스 건강군은 11.6%에 불과했고 88.4%가 스트레스에 노출되었다. 특히 66.9%가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었다. 스트레스 측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값이 21.8점*이었는데 쌍용자동차 조합원은 31.9점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고상백,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직업적 특성과 사회짐리적 스트레스, 대한산업의학회지,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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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고는 살인이다. 6월 6일(토) 저녁에 진행된 문화제에 쌍용자동차 노동자는 물론 가족이 함께 하였다. ⓒ 금속노조



# 심리적 지지 및 격려 프로그램 필요


심각한 우울증상과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는 수면에도 장애를 주고 있었다. 수면장애가 높은 집단은 야간 교대근무 집단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조사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는 이보다 높은 수면장애수준을 보였다. 실태조사를 수행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최근 작업 물량 감소와 파업으로 교대근무를 수행하지 않음에도 높은 수명장애를 보이는 이유는 심각한 우울증상과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5월 31일 긴급하게 건강검진을 실시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진료결과 ∇오랜 공장생활 및 바닥에서 자는 환경문제로 육체적 피로감 누적 ∇앓고 있던 만성질환 악화 ∇전반적인 체력 및 면역력 저하와 부족한 영양섭취로 급성 전염성 질환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진료를 담당한 의사들은 “경제적 고통에 정리해고 불안감, 사측과 정부의 무책임에 대한 분노, 공권력 투입 등 투쟁 상황에 따른 고민과 염려가 겹쳐 스트레스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심리적 지지 프로그램 및 동료 조합원과 함께 할 수 있는 격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5월 23일 신경성 스트레스로 발생한 뇌출혈로 故엄인섭 조합원이 사망하자 긴급하게 진행되었다.


# 금속노조 노안실, 또 다른 희생 막을 대책마련 나서


이 같은 결과는 또 다른 희생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걱정을 더했으며 엄인섭 조합원 사망 뒤 보름 만에 일어난 김영훈 조합원 사망으로 현실화되었다. 금속노조와 쌍용자동차지부는 노동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와 분사계획 즉각 철회와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회유?협박?이간질?관제데모 등 비열한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금속노조 노동안전실은 故김영훈 조합원 사망과 관련해 대책활동을 마련하고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로 악화되는 노동자 건강에 노동안전보건단체와 공동 행동을 준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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