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3 17:29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선옥남(wioeh2007@hanmail.net), 일과건강 2008년 2월호
1. 아크릴로니트릴, 어떤 물질인가?
겨울철에는 두툼한 실로 짜여 진 목도리와 스웨터를 많이 입게 되는데, 세탁을 하기 위해서 옷 안을 뒤집어 보면 모 ○○%, 아크릴 ○○% 이렇게 모와 아크릴 혼방으로 된 것들이 많다. 천연섬유인 모는 열에 수축되는 단점이 있는데 이러한 단점이 보완된 합성섬유가 바로 아크릴 섬유이다. 이러한 아크릴 섬유의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아크릴로니트릴(Acrylonitrile)이라는 물질이다.
아크릴로니트릴이 85% 이상 함유된 섬유를 아트릴 섬유, 35~85% 함유된 섬유를 모다크릴 섬유라고 한다. 아크로니트릴은 1893년 무루(Moureu)가 처음 만든 불포화니트릴의 하나로, 분자식 CH2=CHCN의 독특한 냄새가 나는 무색 액체이다. AN, 비닐시아나이드(Vinyl cyanide)로 불리며, 인화성 맹독성 물질로 대부분의 유기용제에 용해되는 성질이 있다. 합성섬유로서 유용한 폴리아크릴로니트릴이나 내유성 합성고무로 사용되는 부타디엔과의 혼성중합체의 원료, 시안에틸화반응을 이용한 유기합성의 원료 및 용제 ·살충제로 쓰인다.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수지. 가전・전기기구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다.
ⓒ acencorp.com에서 가져온 것 입니다.
2. 주요용도 및 발생원
① 용도
아크릴로니트릴은 중요한 유기화학공업원료로써 합성섬유, 합성고무, 합성수지 등 고분자 화합물에 사용된다. 아크릴로니트릴을 원료로 아크릴 섬유(아크릴로니트릴 섬유), 부타디엔 아크릴로니트릴 고무(NBR),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수지(ABS)와 스티렌-아크릴로니트릴수지(SAN) 등이 생산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아크릴로니트릴의 50%는 주로 아크릴 섬유 생산용으로 쓰인다.
② 발생원
국내 아크릴로니트릴의 대부분은 플라스틱(ABS, SAN, 라텍스, 폴리올), 화학섬유제조사에서 소비되며, 일부는 섬유용호제(textile chemicals) 등 접착제 제조업체에서 소비된다. 그러나 플라스틱 생산 공장은 대부분 옥외 대형 반응조와 배합조 설비로 운영되며 작업자는 실내 컨트롤 룸에서 스크린을 보며 작업하기 때문에 사용량에 비해 작업자가 노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접착제 제조업체에서 소형 반응조화 반개방형 작업형태로 작업하는 경우 사용량은 적지만 근로자의 노출가능성은 높아진다(양정선, 2002).
3. 반응성
아클리로니트릴은 대단히 반응성이 높은 물질로 변질되기 쉬운 액체이다. 용기가 열에 노출되거나 밀폐된 용기에서 가열하면 파열되거나 폭파할 수 있기 때문에 열과 같은 점화원을 피해야 한다. 고순도 제품은 실온에서 중합되므로 중합방지제(암모니아), 피로갈롤, 염화제일동, 메톡시퀴논을 첨가해서 보존해야 한다. 공기와 혼합하면 폭발성 혼합가스가 발생한다. 물에는 쉽게 녹으며 금속에 대한 부식성은 없다.
4. 건강영향
① 발암성 : 아크릴로니트릴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A2 물질로 분류되며, 외국 여러 기관에서 인
체 발암 의심물질 혹은 동물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표 1. 아크릴로니트릴의 발암성 분류
기 관 |
분 류 |
노동부 |
A2, 인체발암성의심물질 |
국제암연구센터(IARC) |
Group 2B, 인체발암가능물질 |
미국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ACGIH) |
A3, 동물발암물질 |
미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 |
잠재적발암성물질 |
미국산업안전보건청(OSHA) |
발암성물질 |
미국환경청(EPA) |
B1, 인체발암가능물질 |
② 흡입독성 : 단기간 노출 시 자극, 가려움, 구역, 구토, 설사, 위통, 두통, 졸음, 현기증을 유발하며, 피부가 푸른색으로 변하고 심할 경우 질식, 경련, 호흡곤란, 혈액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혈액장애, 생식계에 영향을 미치며 암을 발생할 수 있다.
③ 피부독성 : 주로 피부를 통해 흡수가 일어난다. 피부와 접촉하였을 때 동통을 수반한 발적, 수포가 일어나며, 반복 노출되면 알러지성 피부염이나 인설성 피부염을 일으킨다. 피부독성은 단기간 흡입독성과 비슷한 영향을 일으킨다.
5. 노출기준
우리나라 노동부 노출기준은 TWA 2ppm으로 정하고 있으며, 단시간 노출기준(STEL)은 정해져 있지 않다. ACGIH(미국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에서도 TWA를 2ppm으로 정하고 있으며, 피부흡수에 대한 주의 경고를 하고 있다. 또한 하루에 잠시라도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농도를 TWA의 5배로 규정하고 있다. 각 기관에 대한 아크릴로니트릴의 노출기준은 아래 표와 같다.
표 2. 아크릴로니트릴 노출기준
기 관 |
노 출 기 준 |
노동부 |
TWA 2 ppm |
미국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ACGIH) |
TWA 2 ppm, Skin |
미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 |
TWA(10 hr) 2 ppm, C(15 min) 10 ppm, Skin |
미국산업안전보건청(OSHA) |
TWA 2 ppm, C 10 ppm |
TWA: Time-Weighted-Average, 8시간 노출기준
Skin: 피부흡수 주의
C: Ceiling, 천장값, 잠시라도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농도
6. 특수건강검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아크릴로니트릴에 대한 생물학적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생물학적 지표로서 뇨 중 티오시아네이트(thiocyanate), 아크릴로니트릴(acrylonitrile)을 검사한다. 작업종료 후 뇨 중 티오시아네이트e 11.4㎎/ℓ은 8시간 아크릴로니트릴 폭로 4.2ppm 과 일치한다. 주로 피부, 호흡기를 통해서 흡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피부, 호흡기, 위장관 검사를 실시하며, 필요에 따라서 흉부방사선 검사, 폐활량검사, 심전도 검사를 실시한다. 검진 시기는 배치 전 건강진단을 실시한 이후로 3개월 이내에 첫 번째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이후에는 6개월마다 한 번씩 실시한다.
7. 노출사례
국내 아크릴로니트릴의 노출에 따른 직업적 재해 사례는 지금까지 보고된 바가 없으나 외국의 경우 아클리로니트릴의 노출에
따fms 암 발생 역학조사들이 많이 보고되었다. 반면 상당량의 아크릴로니트릴의 노출이 있었지만 암 발생과 특이적 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Collins JJ et al, 1989). 그러나 최근까지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아크릴로니트릴에 노출될 때에 전립선암, 폐암과 직장암의 발생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EPA(1983) 보고서를 보면 화섬사(textile fibers plant)에 적어도 10년 이상 아크릴로니트릴에 노출된 노동자 1,345명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중등 이상의 노출을 보인 임금 노동자와 적어도 15년 이상 아크릴로니트릴에 노출된 노동자에게서 암 발생이 각각 13건, 5.5건 발생한 것으로 관찰되었고 이러한 암의 절반 이상이 호흡기 암인 것으로 관찰되었다.
[USEPA; Health Assessment Document: Acrylonitrile p.13-118 (1983) EPA 600/8-82-007F]
독일의 BASF사의 12개 공장에 근무하는 1,469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역학조사에 따르면 폐암과 림프계 암 발생이 관찰되었다. 물론 아크릴로니트릴뿐만 아니라 염화비닐, 방향족탄화수소 화합물, 카드뮴등과 같은 다른 발암물질에도 노출이 되었지만 아클리로니트릴의 노출과 폐암, 림프계암에 대한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USEPA; Health Assessment Document: Acrylonitrile p.13-124 (1983) EPA 600/8-82-007F]
아크릴 중합반응 공정과 아크릴사 방적공정에서 일한 근로자 9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위암에 의한 사망이 모든 연령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고, 특히 55~64세에서 위암 사망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폐 기관지에 대한 암은 15~44세 그룹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USEPA; Health Assessment Document: Acrylonitrile p.13-126 (1983) EPA 600/8-82-007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