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3 17:08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선옥남(wioeh2007@hanmail.net), 일과건강 2008년 1월호
1. 삼산화안티몬, 어떤 물질인가?
‘보관시간에 따라 증가하는 생수병 내 안티몬’
상점의 선반이나 가정 내 식품 저장실에 생수병(bottled water)이 더 오래 보관될수록, 사람이 음용하는 안티몬(antimony)의 용량이 더 높아진다는 새로운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해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대학 환경지구화학 연구소(Institute of Environmental Geochemistry) 과학자들은 캐나다에서 생산된 15개 브랜드의 생수와 48개 유럽 브랜드 생수에서 함유될 가능성이 있는 독성 미량 원소(trace element)의 양을 측정했다. 과학자들은 원래 지하수에 함유된 안티몬의 평균 수준보다 생수에서 100배 이상 더 많은 농도인 2ppt(parts per trillion)의 농도까지 관찰됐다고 보고했다.(2007-01-29 의학 / KISTI)
요즘 웰빙 바람이 불면서 앙증맞은 생수병을 손에 들고 다니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으로 다가온다. 대부분의 생수병은 PET병으로 만들어 졌고, 가볍고 열과 충격에 강한 페트병을 만드는 비법의 하나가 바로 촉매제로 사용되는 삼산화안티몬(Sb2O3)이다. 이러한 삼산화안티몬은 발암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삼산화안티몬은 안티몬의 금속 산화물로 안티몬이나 황화안티몬을 공기 속에서 태워 승화시키거나 안티몬황산이나 질산에 녹여 묽은 알칼리에서 가열하고 가수 분해를 하여 만들며, 백색무취의 분말 형태로 존재한다.
2. 주요용도 및 발생원
삼산화안티몬은 주로 플라스틱의 난연제(불이 쉽게 나지 않도록 하는 첨가제)로 이용되며, 폴리에스테르중합촉매제, 유리제조공정의 기포제거용 청동제로 사용된다. 난연제용 삼삼화안티몬은 난연화제로서 단독으로 PVC에 첨가되어 할로겐 함유 화합물과 병용하여 각종 플라스틱의 필름, 시트 도료 등에 이용된다. 주요 발생원은 안티몬 원광석을 원료로 하여 삼산화안티몬을 제조하는 공정에서 발생하며, 복합수지 생산업체에서 난연제를 생산하기 위하여 삼산화안티몬을 사용하는 공정 등에서도 발생이 된다.
3. 반응성
상온 상압에서 안정하며, 녹는점이 656℃로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하다. 그러나 열, 화염, 스파크, 할로겐, 할로 탄소 화합물, 산화제 등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4. 건강영향
① 발암성 : 삼산화안티몬은 인체 발암성 의심물질로 분류되어, 산업안전보건법에서 A2로, 국제암연구센터에서 Group 2B, 미국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ACGIH)에서 A2로 분류하고 있다.
② 흡입독성 : 단기간 노출 시 자극, 코피(비출혈), 금속 흄 열, 위통, 목소리 상실, 호흡곤란, 수정능력 장애, 폐 이상, 심장 이상, 출생 이상 등의 장애를 나타내며, 만성 노출시 단기간 노출과 같은 이상이 나타나며 이밖에 체중감소, 혈액 장애, 간 이상, 암등이 발생할 수 있다.
③ 눈, 피부접촉 : 단기간 노출 시 눈, 피부등에 자극을 유발하며, 안티몬 피부병, 결막염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④ 경구독성 : 단기간 노출 시 혈압변화, 구토, 설사, 위통, 호흡곤란, 폐 울혈, 경련이 일어나면, 심하면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된다. 장기간 노출 시 구역, 식욕부진, 두통, 현기증, 수면 이상, 신장 이상, 간 이상등이 발생 할 수 있다.
5. 노출기준
삼산화안티몬에 대한 우리나라 노동부의 기준은 TWA 0.5㎎/㎥으로 정하고 있으며, 단시간 노출기준은 제정되어 있지 않다. 미국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ACGIH)에서는 삼산화안틴몬에 대한 노출기준은 설정되어 있지 않으며 Group A2로 분류하고 있다.
외국의 여러 기관에서는 삼산화안티몬에 대한 노출기준은 설정되어 있지 않으며 안티몬과 그 화합물(Antimony and compounds(as Sb))에 대한 노출기준이 설정되어 있다.(표 1 참조)
<표 1> 안티몬과 그 화합물(as Sb)에 대한 노출기준
미국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ACGIH) |
TWA 0.5㎎/㎥ |
미국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NIOSH) |
TWA 0.5㎎/㎥(10시간 권장) |
미국산업안전보건청(OSHA) |
TWA 0.5㎎/㎥ |
TWA: 시간가중노출기준(8시간), Time-Weighted-Average |
6. 특수건강검진
안티몬 및 그 화합물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한다. 생물학적 노출지표는 설정되어 있지 않으며, 호흡기계 및 피부, 혈액 등에 독성을 나타내므로, 폐(진폐), 피부, 부정맥 등에 유의하여 검사를 실시한다. 필요에 의해서는 흉부감사선 검사, 객담 결핵균 도말검사, 폐기능 검사, 심전도 검사등도 이루어 질 수 있다.
검진 시기는 배치 전 건강진단을 실시한 이후로 6개월 이내에 첫 번째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이후에는 12개월마다 한 번씩 실시한다.
7. 노출사례
① 국내
한국산업안전공단 역학조사 자료에 의하면 삼산화안티몬을 제조하는 3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40명의 근로자 중 20명이 삼산화안티몬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을 앓는 것으로 밝혀졌고, 진폐증도 확인 되었다.(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보건연구원 직업병 진단 및 역학조사)
1994년 복합수지 생산업체에 입사하여 PP(폴리프로필렌)공정에 근무하던 김○○은 2001.11. 초부터 기침과 호흡곤란이 있었고 2001.12.3. J대병원에서 폐암을 진단받고 치료 중 2002.2.7. 사망하였다. 김○○은 입사 후 계속 조제작업을 하였는데, 조제작업의 업무는 원부자재 공급, 첨가제 계량, 조제 및 투입이다. 복합수지공정에서는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PP) 입자를 통에 넣어 혼합기로 공급하며 폴리프로필렌 원료에 첨가제(필러, filler)로 사용되는 탈크, 황산바륨(BaSO4), 탄산칼슘(CaCO3), 난연제 등을 적량 계량하여 투여하고 안정제로는 산화방지제나 열안정제를 투여한다.
조제과정에서 많은 분진이 발생하였는데 대부분 탈크 분진이었다. 난연제로는 삼산화안티몬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월 1.5일 작업에 한 작업 당 약 15~30톤을 생산하였다. 카본 블랙(Carbon Black)은 6월에 한 번 정도 작업을 하였다. 변성 폴리프로필렌 생산 시에는 유리가루와 벤젠을 투입하였다고 한다. 난연제품 생산 시에는 안티몬 작업이 많았다. 김○○이 작업 중 노출된 유해 물질은 삼산화안티몬과 카본블랙인데, 삼산화안티몬과 카본블랙은 첨가물로 월 1회 이하로 소량 사용하였으며, 이들 물질에 의해 발암성이 아직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고 폐암 유발물질인 흡연력이 최소 10갑·년이 있으므로 작업 중 노출된 유해요인에 의해 발생하였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었다.(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보건연구원 직업병사례)
② 국외
EPA(1985)의 보고 자료에 따르면 안티몬 용해제련공정(Antimony smelting plan)에서 근무하던 51명의 근로자는 삼산화안티몬, 삼산화안티몬 잔여물, 오산화안티몬등이 88% 이상 함유된 먼지에 노출되었다. 고용된지 10년이 지난 근로자에게서 폐에 진폐성 변화가 관찰되었다. 비록 안티몬 피부병(antimony dermatosis)을 제외하고는 조직적인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고, 덩어리의 폐섬유증(massive lung fibrosis)도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직경 1mm 이하의 소 원형 음영이 폐의 중간에서 밀도있게 분포, 확산된 것이 관찰되었다. 또한 커진 폐종음영 사진, 기종성의 변화를 보였다. 악성장애는 없었으나 만성기침(68%), 결막염, 안티몬피부병, 상기도염증, 만성기관지염, 만성폐기종, 늑막유착이 관찰되었다. (USEPA; Health and Environmental Effects Profile for Antimony Oxides p.69 (1985) EPA 600/x-85/271)
삼산화안티몬이 2.88% 함유된 에나멜 물통에 하루 이상 놓아둔 레몬에이드를 마신 70명의 사람들에게서 이상 증상이 나타났으며, 이중 56명의 사람들이 병원에 입원 했고, 심한 복통, 산통, 매스꺼움, 구토증상을 보였다. 대부분은 3시간 이내에 회복이 되었다. 원인은 에나멜 제조 시 촉매제로 사용되었던 삼산화안티몬이 산성의 레몬에이드에 의해서 에나멜로부터 용출되어 나왔으며, 분석결과 레몬에드에서 0.013%dml 안티몬이 검출되었다.(USEPA; Health Effects Assessment for Antimony and Compounds p.7 (1987) EPA 600/8-88/018)
안티몬 제조공정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여성노동자에게서 비노출군에 비해 자연유산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12.5% vs 4.1%). 안티몬 야금공정에서 일한 여성 노동자에게서 조산율(3.4% vs 1.2%), 산부인과적 문제(77.5% vs 56%)등이 높게 나타났다. 안티몬의 농도는 기술되어 있지 않았지만 공기샘플은 금속성 먼지, 삼산화안티몬, 펜타설패이트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비노출군에 비해 혈액내 안티몬의 농도가 10배정도 높았고, 비노출군에는 검출되지 않은 요 중 안티몬이 노출군에서 2.1~2.9mg 검출되었다. 모유, 태반, 양수 탯줄등에서도 안티몬이 검출되었다.
(Clayton, G.D., F.E. Clayton (eds.) Patty's Industrial Hygiene and Toxicology. Volumes 2A, 2B, 2C, 2D, 2E, 2F: Toxicology. 4th ed. New York, NY: John Wiley & Sons Inc., 1993-1994., p.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