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08 15:18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평택시를 위한 공무원과 삼성의 역할
글 : 권현미 평택 건생지사 사무국장
평택시의 첫 번째 화학물질안전관리위원회(이하 ‘화관위’)가 지난 5월 4일 시청 종합상황실에서 개최된 바 있다. 해당 위원회에서는 부시장, 평택소방서 현장대응단장, 산업환경국장, 재난안전관, 평택시의원, 보건소장, 화학안전관리단, APK공장장, 한서캠(주) 관리이사, 평택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 사무국장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민산관이 함께 모여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시민의 세금으로 진행한 용역의 결과를 듣는 자리였기에 여러모로 많은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기억한다.
연구용역을 진행한 경기녹색환경지원센터는 평택시의 화학물질 안전관리계획 수립을 위한 대안으로 화학물질 및 화학사고 전담자를 두어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실태조사 및 데이터 베이스 구축, 화학물질 취급사업장 실태 조사에 대한 지원, 중소영세사업장 지원 대책을 함께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당일 화관위 위원장인 정상균 부시장은 “위원회의 분기별 정례회의 개최와 사고대비대응 지역체계를 만들어가는 진행 상황을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기업과 소방서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담당 공무원 또한 이에 대해 녹취는 물론 홈페이지 게시를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회의내용 등의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기억한다.
특수가스를 취급하는 유해한 공장들이 시민의 생활주거지 근처로 속속 입주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공장들이 평택에 들어오게 될 것이라 한다. 우려가 날로 커질 수밖에 없다. 그들을 필요로 하는 건 다름 아닌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 삼성이다. 대다수 시민들은 삼성이 평택에 대단한 경제적 가치를 가져올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가치 이상으로 건강한 삶의 환경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삼성이라는 기업에 대해 평택시민이 사랑하고, 평화롭게 동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여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는다.
위원회는 특수가스 기업과 환경오염에 대한 고민을 하고 안전을 위한 논의해야 한다. 하지만 각기의 다른 특수가스 공장 대표들과 그들이 발생시킬 환경오염 대책을 논의한다고 해도 우려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실제로 가스를 사용하는 삼성이 직접 나서 주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유해가스를 필요로 하고 실제 사용하는 업체에게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평택시민의 입장은 단순한 지역의 이기심이 아닌, 공생의 최소 조건일 것이다.
지난 7월 26일 평택 건생지사는 기업정책과, 환경과, 삼성관계자와의 간담회를 갖고, 삼성이 참여하는 화관위를 제안하였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수원’을 모토로 삼는 이웃도시에서는 삼성 전자 관계자가 화관위의 위원으로 위촉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상황에 대한 대안을 만들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분기별로 회의가 정례화 되어 있어 타지역에 모범이 된다. 내실 있는 화관위 수립을 제안한다. 언제쯤 환경국이 생기냐고 묻는 필자에게 한 공무원이 이렇게 대답했다. “환경국이 생겨도 할 일이 없어요” 과연 그럴까? 과연 그런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아직 환경국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5월초 행해졌던 약속들은 그 무엇 하나 지켜지고 있는 것이 없다. 홈페이지에 내용이 공유된 것도 없었고, 하물며 화관위가 개최되었으며, 어떤 내용이 있었다는 소식 또한 알려진 것이 없다. 위원회의 정례화를 약속했던 그들은 법적으로 일 년에 한번만 위원회를 열면 된다며, 차기 회의 위원구성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기도 했다. 새로이 시작하게 될 그들에게 급한 변화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얼마 전 공중파뉴스에 보도된 것처럼 ‘평택시 공무원들이 본인들의 과오를 덮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집단’은 아닐 것이라는 시민의 믿음대로 비록 소수가 모인 자리에서 한 약속이지만 꼭 지켜 줄 것이라고 믿고 싶다. 또한, A업체와 P업체에서 생산하는 특수가스를 필요로 하는 큰 기업이 위원회의 한 자리를 잡고 앉아 지역의 안전망을 고민하며, 타 업체들의 모범이 되는 것을 보고 싶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평택시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