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 갇힌 ‘백혈병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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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피해 노동자 모델로 제작
삼성 ‘무재해탑’ 옆에 전시했는데 인적 드문 곳으로 옮겨져
교수 “산학 협력 기회 놓칠 수 있어”
삼성전자는 3년째 경기도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 안에서 ‘환경조각’ 전시회를 열고 있다. 서울시립대 환경조각학과 4학년 학생들이 전공필수 과목 수강 중 만든 작품들을 전시한다. 올해는 6월19일부터 지난달까지 32점이 곳곳에 전시됐다.
이 학과 학생 박유진(26)씨는 ‘또 하나의 소녀’를 만들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를 모델로 삼았다. 작품은 일본군 위안부 소녀가 왼쪽 의자에, 백혈병에 걸린 삼성전자 노동자가 가운데 의자에 앉아 있고, 오른쪽 의자는 비어 있는 형태로 구성됐다. 박씨는 10일 “위안부 소녀상은 전쟁 속 가장 약한 존재인 여성이 겪은 끔찍한 역사의 상징이다. 오늘날 자본의 전쟁 속에서 젊은 여성들은 산업재해로 숨지고 있다. 약자들을 외면한다면 빈 의자에 ‘또 하나의 소녀’가 앉게 될 것이라는 의도를 담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