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2일 오마이뉴스 블로거 강태선님의 기사입니다. 기사와 사진을 이용하실 때는 출처를 꼭 밝혀주십시오. 상업용으로 활용하실 때는 반드시 저자와 사전협의를 거쳐야 합니다.(http://blog.ohmynews.com/hum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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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ksafeBC ‘밀폐공간의 위험’ 표지. ⓒ WorksafeBC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이하 BC주), 나는 가 본 적은 없지만 적지 않은 지인들이 가보았거나 살아본 곳이다. 날씨나 삶의 여건이 그렇게 좋단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오늘 인터넷에서 발견한 사업장 교육용 자료를 보니 대강 그들 말이 사실이었음을 짐작하겠다. BC주의 WorksafeBC에서 발간한 한국어 안전보건자료 ‘밀폐공간의 위험’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십 수 년 동안 ‘안전보건(Health and Safety)’이란 검색어로 숱하게 인터넷을 서핑하였지만 외국에서 한국어로 안전보건자료를 서비스한 것은 못 봤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찾지 못했다.


체계적 정보·풍부한 현장 경험 담겨


WorksafeBC는 캐나다 BC주의 산재보상기관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근로복지공단쯤 된다. 근로복지공단은 보험료 징수와 보상업무만 하지만 WorksafeBC는 산재예방 사업도 병행한다. 근로복지공단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을 합쳐 놓은 조직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사업주들이 내는 산재보험료를 가지고 산재보상 및 산재예방 활동을 하는 기관이다.


‘밀폐공간의 위험’이라는 조금은 생경한 제목의 자료를 꼼꼼히 읽어 내려갔다. 참고로 우리나라 관련 자료의 제목은 대부분 ‘밀폐공간 질식재해’라는 말로 시작된다. 어색한 한국어로 몇 자 적혀 있겠지 ‘반신반의’하면서 교육 자료를 읽어 보며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에서 한 동안 살았던 사람이 번역한 것이 분명하리만큼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자연스런 번역에 일단 놀랬고 교육 자료가 전해주는 정부수준에 또 한 번 놀랐다.


우리나라도 밀폐공간 질식재해 정보가 점차 많아지고 있지만 이렇게 우선순위에 입각해 체계적으로 그 위험을 조망한 자료는 없었다. 또한 정밀한 재해조사와 풍부한 현장경험을 녹여서 만든 교육 자료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WorksafeBC가 만든 ‘밀폐공간의 위험’은 우리나라 자료보다 훨씬 이해하기 편했고 재해예방을 위한 키포인트를 담고 있었다.


자! 한국사람 건강과 안전까지도 챙겨주는 ‘밀폐공간의 위험’에서 제공하는 아주 중요하지만 그 동안 한국자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중요한 관련 정보 몇 토막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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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ksafeBC 밀폐공간의 위험 중 재해사례 삽화. 자료는 위 사진 설명을 "펄프공간의 이 공정조는 밀폐공간입니다. 작업자 한 명이 공정조 안에서 산소결핍으로 사망했고 다른 한 명은 개구를 통하여 나오는 공기를 호흡하는 도중 사망했습니다.”라고 했다. ⓒ WorksafeBC




“작업자의 머리가 개구부의 수평면을 넘어가기만 해도 밀폐공간에 들어간 것으로 간주합니다.”


감탄이 나온다. 밀폐공간 바깥에서 다만 안쪽 공기를 흡입하여도 질식재해를 입을 수 있다는 매우 중요한 정보를 담았다. 나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밀폐공간 재해를 조사한 바 있다. 그 중 ‘개구부의 수평면’을 조금 지나서 산소가 결핍된 숨을 불과 한 두 번의 쉬었을 뿐인데 힘없이 밀폐공간 안으로 떨어져 결국 2명이 모두 사망한 사례를 알고 있다. 위 그림은 본 자료에서 제공하는 아주 극적인 산소결핍재해사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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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폐공간의 위험' 마지막 쪽 문구. "모든 작업자는 불안전한 작업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라는 문구는 한국사회에 꼭 필요한 것이다. ⓒ WorksafeBC








국내 자료로 활용해도 손색없어


“일부 물질은 특정 농도에서 생명과 건강에 즉시 위험해집니다(IDLH, Immediately Dangerous to Life or Health). 이 농도에서는 잠깐 노출되기만 해도 뇌·심장·폐 등에 영구손상이 올 수 있습니다. 또는 유해물질 때문에 작업자가 어지럽거나 의식을 잃어 밀폐공간에서 탈출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물질은 IDLH수치가 매우 낮습니다. 예를 들어 황화수소의 IDLH 농도는 100ppm에 불과합니다.”


IDLH는 미국 NIOSH(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제시하는 기준으로 밀폐공간에서 우리도 활용할 가치가 높다. 더불어 다음과 같은 구문은 자료 제작자의 연륜이 물씬 느껴진다.


“유해가스나 산소결핍 관련사고의 3분의1은 작업자가 처음 밀폐공간에 들어갔을 때는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오히려 밀폐공간에서 행한 작업 때문에 유해공기가 발생했습니다.”


이 얼마나 중요한 정보인가!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측정할 뿐만 아니라 작업자가 작업과정에서 산소, 황화수소나 기타 총탄화수소 등을 실시간 측정하여 경보할 수 있는 장비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3분의1’이라는 통계가 나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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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ksafeBC 한국어 홈페이지 첫 화면. ⓒ WorksafeBC





이민자 배려하는 관심 배워야


WorksafeBC가 만든 이 자료의 귀하디귀한 정보는 그 외에도 많다.


필요한 분들은 모두 방문하시어 그들의 한국인 이민자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관심을 느껴보자. WorksafeBC 한국어 사이트로 들어가 사이트 우측 하단에서 ‘밀폐공간의 위험’ 자료를 PDF파일로 다운 받을 수 있다.


<WorksafeBC 한국어 사이트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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