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캠페인단 워크샵 토론은 여섯시에 마쳤지만, 사실 이 때부터 진짜 토론이 시작된 듯 했다. 여성플라자 앞 식당에 자리한 캠페인단은 테이블 마다 캠페인의 성과와 활동사례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서비스연맹 식구들만 남은 밤, 새벽까지 토론이 이어졌다. 이거 1박 2일 제대로 보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9시부터 서비스연맹에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였다. 2006년 말 서비스노동자들의 문제를 준비하던 초심으로 돌아가서, 서비스 연맹에게 우리 함께 이런 것을 해보자고 제안하고자 하였다. 이 자리에 함께 한 동지들부터 또 시작한다는 각오를 다져야만 우리는 다시 한 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금속노동자, 건설노동자, 화학노동자들은 많은 위험에 처해있다. 유기용제에 소음에 중량물에 교대근무에... 하지만, 이러한 위험요인이 있다고 모든 노동자들이 위험에 처하고 질병에 걸리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어느 사업장에서는 문제가 생기지만, 어떤 사업장에서는 문제가 생기지않는다.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노동자를 바라보는 회사의 태도와 민주노조의 유무이다. 회사가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고 비인간적 태도로 노무관리를 하려는 한, 노동은 무시되면서 위험을 강요당하게 된다. 그러한 문제에 대해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문제제기 하지 않을때 사소한 위험들이 곪으면서 터져나오게 된다. 한국타이어, 삼성반도체 같은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서비스노동자들의 건강권 운동은 너무도 필요한 활동이었다. 사회전체적으로 서비스노동을 존중하지 않고 있으며, 비인간적인 감정노동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노동자들이야말로 노동에 대한 존중을 직접 꺼내서 말할 수 있는 노동자들임을 다시 확인하였다.
2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서 불과 3개월 동안 의자캠페인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너무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서비스연맹은 이러한 성과를 받기만 할 것이 아니라, 감사하고 돌려주려고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2009년에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의자가 놓여졌는지 아닌지 끊임없이 감시하고, 현장에서 또 다른 "노동자 존중"의 의제들을 찾아내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 서비스연맹에게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을 제안하였다. 현재 서비스연맹에는 현장에서 조직활동을 하는 많은 동지들이 있다. 이들을 비롯하여 서비스연맹의 활동가들이 노동부에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을 신청하여 분기별로 서비스산업 현장을 순회하면서 만난 문제들을 노동부 근로감독관과 협의하면서 서비스노동자의 건강권을 지속적으로 다룰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이 결론적 제안이었다.
아마도 우리는 또 다시 출발할 것 같다. 동지들의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참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