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체신공사(Royal Mail)의 관리자들이 우편배달부들에게 무리하게 더 빨리 배달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통신노조(CWU)에 따르면, 영국체신공사에서 도입한 페가수스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우편배달 노동자들에게 한 시간에 4마일 이상을 걷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1마일은 1.6킬로미터이므로, 한 시간에 대략 6.4킬로미터 이상을 걷는다는 얘기이다. 영국체신공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B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도저히 불가능한 속도로 일을 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일부 노동자들은 너무 천천히 일한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영국체신공사는 노동자들을 괴롭힌 것을 부인하였으며, 우편배달 노동자들은 한 시간당 2.1마일(약 3.5킬로미터)을 걸어다니면 될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영국체신공사는 어떤 식으로도 노동자들을 못살게 굴지 않고 있으며, 노동자들이 수행할 수 없는 수준의 업무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편배달 노동자들이 얘기하는 문제는 영국체신공사의 컴퓨터 시스템에서 기인하는 것이었다. 페가수스라고 불리우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우편배달부들의 최적 업무량을 계산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계산해준 결과는 도저히 노동자들이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의 업무량이라는 얘기였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자.
영국의 우편배달 노동자들은 노동강도가 너무 심각해서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얼마전 BBC 라디오 방송국으로 영국체신공사에서 우편배달부로 일하고 있다는 한 청취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실명을 밝힐 수 없다고 말하면서, 그는 일이 너무 힘들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 시간에 4마일 정도 걷고 있으며, 도저히 불가능한 업무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BBC 방송에서는 이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리포터를 파견하여 우편배달업무를 따라다니면서, 네시간 정도 취재를 하였다.
리포터 개빈 리는 이렇게 말했다. “우편배달부는 진짜로 빨리 일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비가 퍼붓고 있었고, 우리는 두꺼운 겨울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편배달부는 너무 빨리 걸었습니다. 저는 도저히 우편배달부를 쫓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약 세시간 반 정도 일을 하였을 때쯤 영국체신공사 관리자가 우편배달부에게 전화를 하더군요. 일이 끝났는지 아닌지 확인하는 전화였습니다. 우편배달부는 집집마다 문앞까지 뛰기 시작했습니다. 집안에 사람이 없어서 우편물을 전달하지 못할 경우 방문기록을 작성하는 작업을 해야하는데, 우편배달부는 그런 업무 때문에 배달업무를 할 시간이 낭비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 바퀴 배달을 마치고나서 우편배달부가 어떤 속도로 배달업무를 수행하였는지 계산해보았다. 측정결과 우편배달부는 시간 당 평균 2.24 마일의 속도로 이동한 것으로 계산되었다. 회사에서 요구한 속도의 반 보다 약간 빠른 수준이었다. 취재에 참여한 우편배달부는 자기가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일을 했다고 말했다. 당일의 업무는 일이 많지 않은 편이었고, 일이 많은 날에는 일을 마치는데 다섯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였다. 만약 그가 늦게 일을 마치거나 일을 다 마치지 못할 경우, 관리자로부터 혼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 자신이 일을 너무 천천히 한다는 이유로 해고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주었다.
BBC 방송에서 만나본 우편배달부 중에서 ‘자신들에게 업무를 마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아서 정규시간보다 더 일을 오래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는 호소를 하는 사람들이 20명이 넘었다.
통신노조의 밥 깁슨은 영국체신공사의 정책이 바뀐 것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너무 심하게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노동조합의 주장에 따르면, 이브샴 지역에서만 2명의 우편배달 노동자가 제시간에 일을 마치지 못했다는 사유로 해고되었다. 현재 노동조합에는 전국의 우편배달 노동자들로부터 심각한 노동강도에 대한 호소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영국체신공사는 노동자들의 주장을 전적으로 부인하고 나섰다
하지만, 영국체신공사에 따르면 노동조합이 주장한 한시간 4마일이 아니라, 한시간 2.1 마일이 우편배달부에게 주어진 노동강도라고 한다. 체신공사 대변인은 ‘페가수스는 매우 효과적인 컴퓨터 시스템으로 고객들에게 우편물이 빠르게 배달도리 수 있는 효율적 방안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1996년부터 이 시스템이 사용되어 왔고, 전국의 수백개 우체국에서 성공적으로 일을 해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체신공사에서는 어떤 노동자에게도 노동자가 할 수 없는 수준의 노동강도를 강요하지는 않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한시간에 4마일을 걷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은 말도 안되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체신공사의 대변인은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괴롭힘도 용서하지 않으며, 문제가 생길 경우 필요한 조치를 다 하고 있다’고 한다.
우편배달업무와 관련한 노사의 주장이 아주 다른 상황이다.
[덧붙이는 글]
뉴스 출처 : Katie Law, BBC Radio 5 Live, Thursday, 11 December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