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송면‧원진 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제
지난 1일 오전 11시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문송면‧원진 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장맛비 속에서도 유족과 노동·안전보건단체 관계자,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 회원 등 130여명이 자리를 지켰다.
1988년 7월 2일 당시 15세이던 문송면 군은 수은 온도계 제조업체에서 일하다가 수은에 중독돼 짧은 생을 마감했다. 15살 어린 노동자의 장례는 ‘산업재해 노동자장’으로 치러졌다. 그의 죽음은 노동자들이 얼마나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일터의 안전을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같은 해 섬유업체인 원진레이온에서는 집단 이황화탄소 중독 사태가 벌어져 국내 최대 직업병 사건으로 기록됐다. 원진레이온 투쟁으로 이황화탄소에 대한 업무상재해 인정기준이 만들어졌다. 직업환경전문의제도가 생겼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산업안전보건법도 대대적으로 정비됐다.
추모제 참가자들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고교생 이민호군이 프레스에 끼여 사망하고, 2016년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19세 노동자 김모씨는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반올림 농성은 2일 1000일째가 됐다.
이날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사망노동자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학교에서 노동안전 권리를 가르쳐야 사회 초년생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외면하더라도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동자 국민이 스스로 힘을 합쳐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문송면과 원진레이온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이윤보다 노동자의 건강과 삶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연대할 것을 약속했다.
내일(4일)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문송면·원진 30주기와 반올림 농성 1천일 맞이 삼성 포위의 날'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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