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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언하는 유족 정애정 씨. 4월 21일,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직업병에 걸린 피해자와 유족들이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인청을 촉구하는 증언대회에 나섰다. ⓒ 이현정




반올림(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 지킴이)은 4월 21일 오전 10시30분,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삼성반도체 노동자 집단 백혈병 산재인정 촉구를 위한 피해자 증언대회’를 열었다.


이날 증언대회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의 산재승인 여부가 근로복지공단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신속한 ‘직업병’ 판정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마련되었다. 증언대회에는 피해자와 유족 4명이 나와 각자 일했던 환경과 피해상황을 증언했다.


# 사용하는 화학물질 안전교육 받은 적 없어


첫 번째 증언은 반올림 활동 계기를 마련해준 故황유미 씨 아버지 황상기 씨. 그는 “시간이 너무 지나서 내가 한 말들도 잊게 된다.”며 딸의 발병과 치료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을 얘기했다. 특히 기업 삼성의 부적절한 태도를 비판했다. 황상기 씨는 “산재신청을 원했지만, (삼성은) 사표를 써서 회사랑 상관이 없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고 전했다.


故 황민웅 씨 유족인 아내 정애정 씨는 그 스스로도 삼성반도체 노동자였던 시절의 환경을 자세하게 증언했다. 그는 “방진복을 입어도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보호하는 방진복”이었다는 말과 함께 “사용하는 물질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애정 씨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회사 기숙사 생활을 하는 삼성 여성노동자들은 사회와 차단된 채 삼성이 교육하는 대로 산다.”며 삼성 보다는 오히려 사회를 비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삼성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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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피해자 김옥이 씨. 김옥씨는 수천만원을 넘는 치료비 걱정에 재발을 걱정하며 산재승인으로 치료비 걱정을 안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 이현정




# 발병부터 지금까지 쓴 돈만 3천만원


현재 치료 중인 김옥이 씨는 병원비 때문에 받는 고통을 전달했다. 그는 “처음 천안 쪽 병원에서 5백만원, 서울에서 2천만원, 백혈구 수혈 받으면서 3~4백이 들어갔다.”며 구체비용을 얘기했다. 그는 “내가 산재를 인정받아 떼돈을 벌겠다는 게 아니라 치료비 문제만이라도 해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완치 판정을 받은 지금도 “하루 검사비가 6~70만원 하는 검사를 일 년에 두 번 한다.”는 김옥이 씨는 만약 재발이 되면 다시 들어갈 막대한 치료비를 걱정하며 울먹였다.


마지막 증언자로는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소뇌부 뇌종양 판정을 받은 한혜경 씨와 어머님이 나왔다. 딸의 언어장애로 대신 증언을 한 어머님 역시 “딸이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희망은 버렸지만, 치료비 걱정 안 하고 치료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에서) 이쁜 모습만 보여줘 좋은 환경에서 일하는 줄로만 알았다.”며 진실을 알지 못했던 과거를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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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발언하는 발암물질감시네트워크 곽현석 실장. 곽현석 실장은 노동자는 '법'이라는 이름으로 매일 독극물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 이현정




한 쪽은 살인 행위, 한 쪽은 노출기준으로 용인
▲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회 배강욱 부위원장. / ⓒ 이현정

증언에 앞서 연대발언에 나선 이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회 배강욱 부위원장 : 한 사업장에서 이렇게 죽어 나가고 아픈데 이것이 직업병이 아니고, 산재가 아니면 무엇이겠느냐? 함께 싸우겠다.


▼발암물질감시네트워크 운영위원 곽현석 : 만약 노동자가 사장에게 매일 조금씩 독극물을 먹이면 그것인 살인행위일 것이다. 그런데 그 반대는 ‘노출기준’이라는 법적 기준으로 허용되고 있다. 이것이 노동자의 현실이고 불평등이다. 외국은 노동자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운동으로 법과 제도, 단협에서 위험물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보장을 받고 있다. 발암물질감시네트워크도 힘차게 연대하겠다.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 선춘자 : 왜 병에 걸렸는지 분석하는 사람도 결론을 못 냈는데 어떻게 자문위가 거수로 산재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건가? 자문위가 열리면 절대 그냥 넘기지 않겠다. 어떤 자신감으로 그러는지 자문의 이름 하나 하나 적어 나중에 이 질병이 산재인정을 받을 때 그들이 어떻게 피해자들에게 고개를 들것이고 역사 앞에 직업병을 이야기할 것인가 물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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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증언에 났던 황상기 씨. 황상기 씨는 자신의 기억이 점점 흐려지는 것을 걱정했다. ⓒ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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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피해자 한혜경 씨.자신과 관련된 내용인 것을 아는 듯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와 유족 모습이 담기 배경 걸개에 관심을 보이는 한혜경 씨. ⓒ 이현정



# 직업병 아니라는 증거 없는 한 즉각 산재 인정해야


한편 반올림은 증언대회 마지막에 산재인정 열쇠를 쥔 근로복지공단에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반올림은 “당사자에게 보여줘야 할 역학조사 결과를 비공개하고 조사 결과가 애매하게 나와 자문의사협의회를 열겠다는 근로복지공단 태도는 산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단정했다. 이어 ∇자문의사협의회 개최 철회 및 즉각 산재 인정 ∇피해 당사자에게 산업안전공단 역학조사보고서 공개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불승인을 내는 현행 산재판정제도 개선을 요구사항으로 공개했다.


반올림은 요구 관철을 위해 22일부터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노숙농성과 촛불문화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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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과 '직업병 피해자'에게 쏠린 관심. 삼성이라는 네임 벨류 때문인지 증언대회에는 많은 기자들이 취재에 나섰다. ⓒ 이현정




# 산재보험 문제 고스란히 드러난 증언


이날 증언에 나선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현재 산재보험제도가 가진 문제점을 지적한 셈이다. 치료비 걱정을 안 하고 싶다는 것은 노동계가 오래전부터 요구해온 산재판정 전에 충분한 치료를 보장하라는 내용이다. 사고성 재해는 그나마 판정이 빨리 이뤄지지만 직업성 질환은 승인과정이 길어 피해자의 고통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직업병’이 아니라는 입증책임을 사업주가 가져야 한다는 문제이다. 현재는 입증책임을 피해자가 규명하는 방식이다. 삼성반도체?전사에서 일하다 직업병에 걸린 피해자들이 일했던 작업환경은 ‘과거’이다. 게다가 이미 직장을 떠난 이들이 회사의 입증책임을 규명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모든 정보를 가진 회사가 피해자 질병이 작업장 환경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피해자 일부는 시간이 갈수록 잊어지는 것이 있다며 걱정했다. 자신과 망인의 증언 말고는 아무런 물증을 가질 수없는 이들의 염려는 하루빨리 멈춰야 한다. 산재인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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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일과건강과 함께 해주시는 분들입니다

  1. 엄격한 사업주 처벌 있어야 산재사망 감소한다

    이 기사는 경남도민일보 5월 18일자와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홈페이지를 참고하였습니다. 기사 내용과 사진을 인용하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 주세요. ▲ 故변우백 동지 사고 현장. 2008년 5월 발생한 변우백 동지의 지게차 산재사망 사고 현장이다. ⓒ 이김춘택_두산중공업 # 재래형 사고, 제조업 건설업에 집중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산추련)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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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5일. 근로복지공단 평택지사, 천안지사에서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산재인정 여부를 판정하는 자문의사협의회가 열렸다. 제목에서 본 바와같이 전원 불승인. 기사에 천안지사에서 피해자 진술을 했던 박옥이, 김지연 씨 진술 내용을 같이 올렸다. ▲ 근로복지공단 평택지사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 모습. 반올림은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얼굴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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