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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인천지부 콜트지회 조합원 방종운, 일과건강 2008년 1월호오후 9:22 2012-03-09




“살아서 싸워야지, 마음 한편으로 오죽했으면 분신을 할까!” 생각하던 분신이 내 옆에서 일어나다니! 동호를 쳐다보고 있으면 죽고 싶은 심정이다. 12월 12일, 13일 한림병원, 부천 베스티안 병원에서 여기서 치료할 수 없으니 동호를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야 한단다.


동호의 분신으로 열린 집회에서도 신임지회장은 몸이 얼마나 아픈지 참석하지 않았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못내 서운한 마음 금할 길 없었다. 우리의 일인데 누구한테 맡길 상황도 아니고 정리해고와 임금인상 현안문제를 내가 해보겠다면서 5기 집행부가 출범했는데. 일을 해나갈 때 쉬운 일만 있겠는가? 어려운 것이 있더라도 피해서 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부족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할 때 4기와 5기 사이의 모든 것을 털어낼 수가 있는데….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닌데, 한번 왔다 가는 것인데 이래저래 많은 사람들이 힘이 드는구나 싶다. 다행히도 이 분신사태를 금속노조 차원에서 만들어 간다니 다시 힘을 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얌전하기만 한 전덕순 공주님도 “방지회장님 힘내세요. 지회장님 얼굴에 그늘이 생겨서 마음이 아프네요. 지회장님 슬퍼하지 말고 열심히 동호 동지의 큰 뜻을 열심히 투쟁해서 이룹시다. 그러면 동호동지도 기뻐할 거예요. 파이팅”, 용감한 신혜숙 대의원님도 “혼자만의 미안함이 아닌 것 같습니다. 건강조심하세요.” 하는 콜텍 동지들 문자 메시지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그 힘을 받아 열리는 금속노조 집회에 5기 집행부 최소한 참여해야 한다. 오늘 마저 나오지 않으면 정말 신임 지회장에게 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 생각했다.


12월 17일 드디어 금속노조 차원의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를 만들기 위해 인천지부가 노력을 많이 하고 콜트지회 5기 집행부 지회장을 끌어내기 위한 윤훈상 부지부장의 노력이 너무나 컸다. 콜트 상황을 정확히 알았다면 콜트를 맡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고마운 사람이다. 기계를 끄고 조합원은 퇴근시키고 확대간부 선까지 집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제는 네 마음속에 미움의 불이 꺼지려나…” 나와서 고맙다. 그 설득을 시킨 윤훈상 부지부장이 큰 일을 했다. 입에서 맴도는 ‘고맙다’는 말을 꺼내놓지 않은 나도 참 모난 놈이다. 한마디로 마음의 여유도 없었지만 열심히 도움과 연대를 해준 인천지부도 분신사태이후 더욱더 적극적으로 결합하여 함께 하는 것을 보며 좁은 마음으로 있던 나로서는 부끄러우면서도 고맙다, 따뜻하다. 말은 못했지만 콜트지회 정리해고자를 내일처럼 생각하며 많은 도움과 은혜 가슴깊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17일 금속노조 집회에 콜텍에서도 올라온다고 한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지만 너무나 부끄러워 피하고 싶은 마음이다. 12~13일 집회는 경찰서 조서, 한강성심병원으로 왔다 갔다 하여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오늘은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천막이 불이 타 점거한 접견실을 임시숙소로 사용하는 그곳으로 멀리서 오느라 추운 몸을 녹이기 위해 들어온 참가인원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드시게 준비한다는 핑계로 나가지 않았다. 여러 노동자 중에 ‘저도 한잔 달라’는 말에 커피를 주는 순간에, 성세경 부장이었다. 꺼칠한 그를 보자 한눈에라도 ASA지회에서 고생을 많이 했나보다 싶었다. 눈물이 쏟아지면서 가슴 아픈 마음에 줄줄이 늘어놓았다. “내 새끼 보호하지 못하고 분신하게 만들었다. 죄송하다.”며 그 악몽 같은 그날 일을 설명했다.


“GM비정규직 집회 참여 후 천막으로 돌아온 시각이 10시. 추위에 떤 정리해고자 조합원들이 식사 후 집으로 돌아간 후 몸을 녹이려 술을 한잔했다. 동호는 지노위에 승소 했는데도 이렇게 찬밥신세인데 만약에 중노위에 진다면, 조합원 자격이 없어질 때 더욱더 찬밥신세가 되는 게 아니냐? 날은 추워지고 고용보험도 끝나고. 모자가정 정리해고자들 걱정에, 맨 처음 입사 후 기계에 왼손을 다쳤을 때 병원에서 돌봐준 일을 이야기 하면서 ‘고맙다, 고맙다’를 계속 할 때 눈치 챘어야 하는데… 늦은 11시에 잠시 자리를 비운 동호가 화장실로 간 것으로 평상시처럼 생각한 게 화근이었다.

“원직복직 안되면 죽는다!” 몸에 불이 붙고, 놀란 경비가 뛰어나와 일차적으로 불을 끄는데도 아세톤에 젖은 몸으로 다시 불이 붙은 천막 안으로 오는 동호를 밀치면서 끌어내었다…” 집회 관계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대우자판을 거쳐 도로행진을 하여 북부지청에 갔었다. 그날은 분신에 대한 것에 대한 항의로 북부지청 문을 부수고 들어가 지청 안에서 항의 집회를 했다.

우리가 이것뿐이 되지 않는가, 내 자신에게 많은 자괴심이 들었는데 그날만큼은 조합원들의 화가 머리끝까지 닿았는지 문을 부수고 들어가 항의 집회를 했다. 아마도 놀랐을 거다. 우리들에게 이런 힘이 있고 불의에는 어떠한 수를 써 응징한다는 것 말해줬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회사는 “지들끼리 술 먹고 싸우다 화가 나서 불을 질렀다.”, 한술 더 떠 “분신하려면 대낮에 하지!”하며 수수방관하는 회사 때문에 독이 오를 대로 올랐다. 

“야, 이놈들아! 이 한 몸 죽어 정리해고 해결하겠다는데 방화! 방화가 뭔지 보여줄까! 자기 몸에 불을 질렀는데 그게 너희들 눈에 방화냐!” 

정말 한심한 놈들이다. 책임이 없다고 일관하는 회사에게 항의차원으로 17일, 공동대표에게 밀가루를 뒤집어 씌웠다.


회사가 경찰에게 어떠한 정보를 주었는지 추가조사 한다며 경찰서에서 오라한다.

분신 당일 내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를 문제로 삼아 재차 불려가 동호에게 원인제공을 했지 않느냐, 동호가 아무 이유도 없이 자기 몸에 불을 붙이겠느냐 물어보고, 셋이서 무슨 숨기는 비밀이 있다고 자꾸 주장한다. 조사를 받으면 받을수록 화가 났다. 동호의 사생활까지 물어보면 생활에 비관해서 분신하지 않았느냐고 한다. 

“더 이상 할 말이 없고 지금 말한 것이 진실이다.”로 조사가 끝났다. 조사가 끝나도 동호 이야기를 그들에게 다시 들려주었다. 

“오른팔은 힘들다는 말에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 갔고 많이 좋아지고 있다. 회사는 우리를 방화로 몰고 가지만 방화가 아니다. 또 우리보고 분신 원인을 제공하고 자극하였다는데 동호는 우리에게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 네게 죄가 있다면 동호를 막지 못한 게 죄이다.”

현장 복귀를 원해 분신했는데 왜 나를 미친놈으로 몰고 가는지 화가 많이 나있다. 나 역시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자꾸 되풀이 하여 말하는 것도 힘이 든다. 마음의 안정을 찾을만하면 불러놓고 뒤집어 놓고. 

이러면 안 된다. 정말 힘이 든다. 지회장 일 때도 힘이 드는데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투쟁해야 하는 이 자리에 현장에서 일도 못하게 한 이놈의 장돌뱅이 박영호 사장은 왜 이리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걸까? 기업경영을 한다지만 사장의 음모는 기업을 축소시키면 소위 수입수수료로 배를 채우려 한다. 아웃소싱, 소사장제, 수입수수료 등 중계료만 챙기는 운영방법으로 03년 22억 5천만 원을 시작, 04년도 72억, 05년97억, 06년63억, 지금까지 254억을 챙겨갔다. 03년 이전 콜트에 미국인 사장이 있어 콜텍으로 치중하여 당기순이익을 내어 챙겨 가더니 이것도 불안해졌는지 수입수수료라는 명목으로 가져가고 있다. 자신의 회사라면서 가져갈 수 있다는 더러운 천민자본들은 이 땅위에 노동자들의 피눈물을 아는가?


우리는 죽지 말고 싸워서 이기자 이 땅에 천민자본들이 돈 맛만 아는데 인간의 삶 맛을 아는가.

노동자는 이 사회 빛의 버팀목! 돈이 된다면 인간을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고 가는 썩은 세상에서 노동자는 마지막 양심들이다. 

노예로 살지 않으려는 이 땅 노동자에게 2008년은 또 다시 인간해방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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