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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성인남녀 아무나 붙잡고 이렇게 물어보자. “화장실도 없고, 밥도 그냥 땅 바닥에서 먹어야 하는 일터가 있습니다. 이것을 고쳐 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잘못된 것일까요?”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노동자들의 이런 아주 기본적인 요구를 ‘무리한 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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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돈을 더 달라는 게 아닙니다. 새벽밥 먹고 현장에 와서 옷 갈아입을 장소가 없어 도로에서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습니다. 쇳가루 시멘트가루 날리는 난장에서 비가와도 피할 곳 없이 밥을 먹습니다. 내 호주머니 돈으로 도시락을 먹습니다. 하루 일을 마치고 땀에 흠뻑 절어도 손 씻을 세면장 샤워장하나 없는 게 건설일용 노동자의 오늘입니다. 내 돈으로 먹는 도시락 모래 바람 없이 먹어보자는 겁니다. 화장실 한번 당당하게 가보자는 것입니다. 먼지구덩이 쇳가루라도 털고 퇴근하고 싶습니다.”(상경 투쟁단 오금철 대표 글에서)


건설일용노동자들은 노동자 건강권에서도 철저하게 소외되어 왔다. 유해한 작업현장에서 안전화와 작업복이 지급되지 않았고 그나마 부족하게 지급되는 작업보호구는 불량이었다.


“유해한 작업환경에서 땀이 범벅이 되도록 작업해도 사업장 내 샤워장을 이용할 수 없었다. 이들이 일하는 작업현장에서는 안전화와 작업복이 지급되지 않음이 너무도 당연했고, 낡고 불량한 작업보호구조차 늘 부족하게 지급되었다. 늘 실업과 고용을 반복하며 생존의 위기에 처하는 이들이지만 사용자들은 우리 사회가 이들의 생존을 보장할 목적으로 운용하는 고용보험 등 어떤 사회안전망도 이들에게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이런 일들이 일상적으로 수 십 년 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용인되는 것이, 그래서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과 가치 따위를 기대할 수조차 없는 곳이 이들이 청춘을 바쳐 일해 온 작업현장의 현실이다.”(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기자회견문 중)


하지만 대한민국 울산에서 그런 요구들이 ‘무리한 주장’이 되고 있다. 울산건설플랜트노조는 지난 해 6월부터 각 전문건설업체에 지속적으로 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용자들은 응하지 않았다. 그러다 파업이 벌어지고 장기화 되자 울산지방노동사무조 중재로 4월 27일에 처음으로 노사가 만났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지금까지 공권력은 집회를 막고, 농성장을 수색하고 고공 농성자들을 강제 진압했다. 그리고 수십 명이 구속되었다.


울산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싸움은 비정규직 문제, 건설의 불법다단계 하청문제, 노동기본권 문제 등 노동현안이 집약된 투쟁이다. 지금 언론은 노동자들의 폭력성을 문제 삼으며 울산건설플랜트노동조합 투쟁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그들이 처음부터 작심하고 과격했을까? 처음부터 그들이 쇠파이프를 들었을까? 작업현장에 최소한의 것들이라도 갖춰져 있었다면, 불법다단계 하도급에 정부가 규제를 했더라면, 노동조합을 사용자들이 인정했더라면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건설일용노동자들이 60일이 넘도록 파업을 진행할까?


지금 힘을 가진 쪽은 공권력과 사용자들이다. 공권력이 제대로 정신이 박혀 있다면 그들이 진압할 상대는 노동기본권을 요구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화장실도 식당도 씻을 곳도 마련해 놓지 않고 일을 시킨 자본가들 이어야 한다. 수차례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는 사용자들이어야 한다.


폭력을 유도하고 그것을 확대시켜 본질을 흐리는 자본가와 공권력, 파업 60일이 넘어도 무기력하기만 한 노동부, 편파적인 보도로 조합원들을 폭도로 몰아가는 언론이 반성하고 제대로 역할하지 않는 이상, 울산은 투쟁할 수밖에 없다. 폭도라는 오명을 들어가면서도 투쟁을 멈추지 않는 노동자들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최초 기사 작성일 : 2005-05-20 오후 3: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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