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물질, 너 딱 걸렸어

2012.03.04 00:43

조회 수:9038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성민(173-lsm@hanmail.net)
일과건강 2008년 5월호


현장 노동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는 사용하는 화학물질 중 어느 물질이 더 위험한지 구분하는 것이다. 하지만, MSDS를 활용하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16개 항목으로 구성된 MSDS의 ▽2.구성 성분의 명칭 및 함유량 ▽3.위험 유해성 ▽9.물리화학적 특성 ▽11.독성에 관한 정보, 이상 4항목만으로 위험성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① 어떤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가? ☞ ‘2.구성 성분의 명칭 및 함유량’을 보자

어떤 물질이 더 위험한지 확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어떤 물질로 구성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구성성분의 명칭 및 함유량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 화학물질명 : 화학물질에 함유된 구성 물질의 이름 표기

○ 이명 : 같은 화학물질이지만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이름이 있을 때 표기

○ CAS 번호 : 이명으로 인한 혼돈을 막기 위해 물질에 따라 지정되는 고유 번호 표기

○ 함유량 : 구성 물질별 함유량이 표기


위 네 가지 세부항목 중 어떤 물질이 더 위험한가를 확인하기 위해 봐야할 항목은 “함유량”이다. 함유량이 많다는 것은 동일한 조건에서 함유량이 많은 물질이 공기 중으로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과 같다. 따라서 함유량이 많은 물질이 더 위험한 물질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화학물질은 함유량 보다 독성이 더 중요하다. 독성이 강한 물질은 함유량이 낮더라도 건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함유량은 공기 중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화학물질의 양이 많은지 적은지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이며 위험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3. 위험 유해성”과 “11. 독성에 관한 항목”을 봐야 한다.


② 어떤 물질이 더 위험한가?(1) - ☞‘3.위험 유해성’을 보자.

“3.위험 유해성”에서 가장 먼저 봐야할 것은 발암성이다. 발암성은 “3. 위험 유해성” 항목의 최하단에 위치해 있다. 발암성은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 미국 국립독성계획단(NTP), 국제 발암성연구소(IARC) 이상 4개 기관에서 발암성 유무를 분류하였다. 4개 기관 중 한 개의 기관이라도 발암성이 있다고 기재되었으면 발암성 물질로 분류해야 하며 발암성이 있는 물질은 가장 위험한 물질로 분류한다.


발암성 분류 외에 “3. 위험 유해성”에서 봐야할 것은 NFPA 등급이다. NFPA 등급은 보건, 화재, 반응성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0~4단계로 분류되며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보건 : 작업자가 노출 시 건강 영향의 크기를 나타내는 것

○ 화재 : 열이나 불꽃 등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 것

○ 반응 : 물이나 다른 물질과 반응해 폭발이 발생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 것


0~4 단계는 수치가 높을수록 위험한 것으로 4단계가 가장 위험하다. 따라서 “3. 위험 유해성” 항목에서 각 물질의 보건 단계를 확인하고 보건 단계가 더 큰 물질이 더 위험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보건 등급별 건강위험성을 <표 1>에 제시했다. 화재 및 반응 등급 또한 단계가 클수록 화재 위험이 크고 반응을 통해 폭발 위험이 더 큰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화재 및 반응 위험성을 <표 2>와 <표 3>에 제시했다.


<표1. NFPA 보건 등급>


분류

정의

분류기준

고독성

물질

흡입ㆍ섭취 또는 피부를 통하여 흡수될 때 극소량으로 사망하게 하거나 건강에 급성 또는 만성장해를 일으키는 물질

(1) 경구투여 시: LD50 ≤ 25 ㎎/㎏(랫트)

(2) 24시간 경피처리 시 :

LD50 ≤ 50 ㎎/㎏(랫트 또는 토끼)

(3) 4시간 연속흡입 시

- 가스 또는 증기; LC50 ≤ 0.5 ㎎/ℓ/4hr(랫트)        

- 입자 또는 에어로졸 LC50 ≤ 0.25 ㎎/ℓ/4hr(랫트)

독성

물질

흡입ㆍ섭취 또는 피부를 통하여 흡수될 때 소량으로 사망하게 하거나 건강에 급성 또는 만성장해를 일으키는 물질

(1) 경구투여 시: 25< LD50 ≤200 ㎎/㎏(랫트)

(2) 24시간 경피처리 시

50< LD50   ≤400 ㎎/㎏ (rat 또는 토끼)

(3) 4시간 연속 흡입 시

- 가스 또는 증기 0.5< LC50  ≤2 ㎎/ℓ/4hr(rat)

- 입자 또는 에어로졸 0.25< LC50  ≤1 ㎎/ℓ/4hr(랫트)

유해

물질

흡입ㆍ섭취 또는 피부를 통하여 흡수될 때 급성 또는 만성장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물질

(1) 급성독성

 (가) 경구투여 시 200 <LD50 ≤ 2,000 ㎎/㎏(랫트)

(나) 24시간 경피처리 시 400< LD50≤2,000 ㎎/㎏

(랫트 또는 토끼)

 (다) 4시간 연속흡입 시

    - 가스 또는 증기 2 <LC50 ≤ 20 ㎎/ℓ/4hr(랫트)

    - 입자 또는 에어로졸 1< LC50 ≤5 ㎎/ℓ/4hr(랫트)

(2) 아급성 독성

 (가) 경구투여 시 무영향 농도(NOEL)≤50 ㎎/㎏/90day(랫트)

 (나) 경피처리 시 무영향 농도(NOEL)≤100㎎/㎏/90day(랫트)

 (다) 6시간 연속흡입 시

  무영향 농도(NOEL)≤0.5 ㎎/ℓ/6hr/90day(랫트)

(3) 그 밖의 장해

  (가) 해당물질에 반복적 또는 장기적으로 노출된 경우의 사망 또는 심각한 손상

  (나) 임상관찰 또는 기타 적절한 방법에 따른 평가에 의해 시각ㆍ청각 및 후각을 포함한 중추 또는 말초신경계에서의 주요 기능장애

  (다) 혈액의 골수세포 생산 감소 등 임상학적으로 나타나는 일관된 변화

  (라) 간ㆍ신장ㆍ신경계ㆍ폐 등의 표적기관의 손상

  (마) 헤모글로빈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등 혈액이나 조혈계의 장애

(바) 그 밖에 해당 물질로 인한 신체기관의 기능장애 또는 비가역적 변화



④ 어떤 물질이 공기 중으로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는가? ☞ ‘9.물리화학적 특성’을 보자

물리화학적 특성은 화학물질의 특성을 설명한 것으로 작업환경측정 시 주로 봐야 할 것은 증기압과 끓는점이다. 증기압은 어떤 물질이 증기 상태 즉, 휘발되는 성질의 크기이다. 증기압이 높은 물질일수록 증발이 잘 되어 공기 중에서 쉽게 높은 농도를 형성한다. 따라서 증기압이 높은 물질이 더 위험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끓는점은 액체에서 기체 상태로 물질의 상태가 바뀌는 온도로 액체가 끓기 시작하는 농도이다. 끓는점은 증기압과 반대로 낮을수록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끓는점이 낮은 물질은 낮은 온도에서도 끓게 되어 공기 중에서 쉽게 높은 농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중소규모 사업장에서 스스로 화학물질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는 ‘위험도평가도구'를 개발하여 제안하였는데, 관리의 한 방법으로 <그림 1>과 같이 물질의 끓는점과 공정상 운전 온도와의 관계에 따라 휘발성 정도를 구분하여 휘발성이 높은 물질일수록 작업자의 노출 잠재위험도가 크다고 평가하도록 가이드를 제시하였다(ILO, 2003). 이를 통해 공정에서 사용하는 물질과 공정온도에 따라 어느 공정이 더 위험한지 비교할 수 있다.


c_20081211_530_1007.jpg

                                                     ▲ < 그림 1. 끓는점과 공정운전 온도에 따른 액체의 휘발성 구분 >


예를 들어 공정 온도가 75℃인 경우 끓는점이 100℃인 물질은 대부분이 휘발되어 공기 중으로 발생하는데 반해 끓는점이 200℃인 물질은 중간 정도가 공기 중으로 발생한다. 


이상과 같이 MSDS의 4개 항목을 통해 어떤 물질이 더 위험한지 확인할 수 있다. 독성과 건강영향을 확인하고 물리화학적 특성을 확인함으로써 공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물질이 무엇인지 확인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첫 째, 발암성 물질인가?

☞ 3. 위험 유해성 항목에서 발암성 물질로 분류되어 있는 물질은 무엇 보다 우선 시되어 주의해야 할 물질이다. 작업환경측정 시에도 우선 측정 대상물질은 발암성 물질이다.


둘 째, 동물 독성 실험결과는 어느 것이 가장 낮은가? 

☞ 11. 독성에 관한 정보 항목에서 LC50과 LD50이 낮은 물질이 더 위험하다. 독성에 따른 유해인자 분류기준과 비교해 고독성 물질인지 독성 물질인지 또는 유해물질 인지 확인한 후 같은 분류군에 속하거나 세 가지 분류군에 속하지 않더라도 LC50이나 LD50이 낮을수록 위험하다.


셋 째, 증기압이 높을수록, 끓는점이 낮을수록 공기 중으로 발생하는 유해물질의 양이 더 많아진다. 

☞ 특히, 공정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물질 중 끓는점이 공정 온도보다 낮거나 유사하다는 것은 공기 중으로 발생하는 유해물질의 양이 많다는 것이다.


넷 째, 공정에서 사용하는 양이 가장 많은 물질은 무엇인가?

☞ 화학물질의 사용량이 많은 물질일수록 공기 중으로 발생할 수 있는 양이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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