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원인이 작업장에 있다면…

2012.03.04 00:21

조회 수:3600

이상윤/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상임연구원, 노동건강연대 사무국장


계절 변화가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 환자들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피부염부터 천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알레르기들이 환절기에 그 증상이 심해진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으면 코막힘, 콧물 등의 증상이 심해지고, 천식은 숨쉬기가 불편해지며, 알레르기성 피부염은 가려움, 두드러기 등이 심해진다.


지금까지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물질은 매우 많다. 꽃가루, 곰팡이, 바퀴벌레, 애완동물의 털, 커피 가루, 달걀, 생선, 나무 먼지, 고무 라텍스, 니켈, 크롬, 각종 염료, 화학물질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알레르기 질환은 이런 물질에 접했다고 해서 모두 다 생기는 것은 아니다. 체질적으로 특정 물질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이 질환에 걸린다. 다만 누가 어떤 물질에 알레르기를 가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알레르기 환자들이 자신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안타깝게도 알레르기 질환은 완치되기 힘들다. 원인 물질을 알면 그 물질을 멀리하는 것이 제일 좋다. 하지만 원인 물질을 아는 경우가 흔하지 않고, 안다 해도 쉽게 피하기 힘들 때도 있다. 꽃가루, 바퀴벌레 등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이를 피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많은 알레르기 환자들이 쓸 수 있는 방법은 증상을 잘 다스리는 것이다. 일단 이들이 가능한 한 피해야 할 조건들이 있다. 낮은 기온이나 건조한 상태, 에어스프레이, 대기오염, 담배나 나무 연기, 바람 등은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 증상이 심할 때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적절한 약품을 쓰는 것이 좋다.


직업과 관련된 알레르기 질환도 있는데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직업성 천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잘 진단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직업 때문에 천식에 걸리거나 원래 천식이 있는 노동자가 더 심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를 보면 특히 제빵업자, 자동차 도장공, 전자산업의 납땜공, 가구공장 등 목재업 노동자, 병원 노동자, 동물실험실 근무자, 농부 등이 직업성 천식에 잘 걸린다. 이런 일에 종사하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직업성 천식에 걸린 노동자들은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될 때가 많다. 알레르기 질환은 같은 물질에 노출됐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질환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질병의 특성상 원인 물질을 피해야 하는데, 자기 때문에 회사 전체에 그 물질을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기가 쉽지 않다. 질환의 정도가 심하지 않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이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결국 부서 또는 직장을 옮겨야 한다. 결국 직업성 천식은 예방과 더불어 적절한 보상 시스템을 잘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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