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런 내용입니다. 과연 교대제 개편을 위해 무엇을 제안하고 있을까요? PDF 파일을 읽어주세요.

교대제 개선의 문제는 총노동시간의 실질적 단축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물론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단축투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즉, 노동시간단축 투쟁의 과정에서 교대제 개편의 문제가 불거지게 되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어떠한 형태의 교대제’를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로 좁혀지게 된 것이다. 첨언하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먼저 자본주의적 생산체계가 적용되기 시작한 서유럽, 혹은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각 경우를 살펴보면 애초에는 교대제라는 게 아예 없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그냥 ‘무식하게’ 일을 시키면 그만이다. 하루 18시간씩, 혹은 그 이상으로. 우리나라도 전태일 열사가 분신을 하던 시기만 해도 ‘빛도 제대로 들지 않는 공장에서 16시간씩’ 어린 소녀들이 각혈을 쏟아내며 일을 했다.

그러나 서유럽에서는 18C에 이미, 미국에서는 19C에 들어 수십년에 걸친 노동시간 단축 투쟁을 통해 1815년 당시 주 90~100시간의 노동시간을 1891년에는 주 56시간 반으로 단축시켜냈다. 이러한 과정에서 ‘May day'가 역사 속에 의미있는 날로 자리매김했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우리나라에 적용되기 시작한 주40시간제는 국제적으로는 1930년대에 수용되기 시작하였고 잘 알려져 있듯이 프랑스의 법정노동시간은 주 35시간이다. 총탄에 쓰러져가면서 노동시간 단축을 쟁취했던 서구 노동자들과 같이 우리나라의 경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록으로는 1979년의 해태제과 노동자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며 투쟁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이 역시 끔찍한 폭력과 무자비한 탄압을 뚫고 일구어낸 역사의 소산이었다. 당시 해태제과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하루 18시간. 이들은 이 노동시간단축투쟁을 ‘18시간 곱빼기노동 철폐투쟁’이라 불렀다. 이 결과 2교대 노동은 3교대로 전환되기에 이르렀다.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이었던 투쟁은 1989년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의 교대제 개편 투쟁(그 때는 직제개편 투쟁으로 불리었다.)이었을 것이다. 이를 계기로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은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지하철은 철도의 체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는데 24시간 계속근무-비번이 반복되는 형태로 일년 내내 오전 9시에는 사업장에 있어야 하는 극악한 교대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노동시간 또한 주당 80시간을 넘나들었다. 이 투쟁의 결과로 서울지하철노동자들은 현재의 3조2교대 패턴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역사를 되짚어 보건데 교대제 개편은 결과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이 교대제 사업장에 적용되는 양상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대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하는 문제보다는 노동시간 자체를 어떻게 실질적으로 단축시킬 것이냐의 문제와 보다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측면은 최근의 교대제 사업장 교대제 개편 양태를 살펴보면 보다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즉, 교대패턴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주어져 있는 하루 8시간의 노동시간과 주당 노동시간을 고려한다면 현재 유지되고 있는 교대패턴은 거의 대부분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주 40시간으로 노동시간단축을 적용하는 사업장에서 교대패턴이 바뀐 곳은 거의 없는 상태이다. 초과근로가 그만큼 발생하던지, 아니면 지정휴무를 늘리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데 이는 작업단위별 인력의 감소로 작용하게 되어 오히려 업무 중 노동강도 강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교대제 개편이라는 것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그 무엇이 아니라는 것이며 따라서 교대제 개편 과정에서 반드시 관철되어야 할 원칙은 노동시간 그 자체의 단축이어야 함을 설명했다. 그러나 역시 교대제라는 것은 독립적인 성격을 가진 측면이 있어 보다 노동자적인 교대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본 강의에서 다루어져야 할 내용이므로 이에 대한 검토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

자료실

일과건강 및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제공하는 자료 공간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수
55 교대제 과로·스트레스 <이슈> 청구성심병원 정신질환 집단산재인정투쟁 file 2012.04.01 13655
54 교대제 과로·스트레스 <이슈> 네 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전남대병원, 무슨 일이 있었... file 2012.04.01 11476
53 교대제 과로·스트레스 [자료] 과로사 다시보기 2. file 2012.04.01 12808
52 교대제 과로·스트레스 과로사 다시보기 1. file 2012.04.01 11632
» 교대제 과로·스트레스 [자료] 교대제 개편의 방향 2 file 2012.04.01 13393
50 교대제 과로·스트레스 [자료] 장시간 노동과 교대제에 대한 이해 2 file 2012.04.01 12194
49 교대제 과로·스트레스 [자료]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이해 1 file 2012.04.01 16937
48 교대제 과로·스트레스 [자료] 신자유주의 확대와 노동자 건강 file 2012.04.01 11752
47 건강검진 노동자 건강검진 자료를 읽는 법 2 2012.04.01 11708
46 건강검진 [정보] 상식과무기7. 천식을 진단하는 설문지 file 2012.04.01 12853
45 건강검진 [정보] 상식과무기6. 우울증 점검을 위한 설문지 5 file 2012.04.01 11960
44 건강검진 [정보] 상식과무기5. 피로를 측정하는 다양한 방법 2 file 2012.04.01 10733
43 건강검진 [정보] 상식과무기4. 고온 작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건강... 45 file 2012.04.01 12804
42 건강검진 [정보] 상식과무기3. 담배와 폐암, 그 인과관계 51 file 2012.04.01 11088
41 건강검진 [정보] 상식과무기2.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는 음식 ... file 2012.04.01 8916
40 건강검진 [정보] 상식과무기1. 간염검사를 왜 어떠한 경우에 실시하는... 38 file 2012.04.01 10563
39 건강검진 [교육] 2007년 교육센터 기획교육 자료집 2 file 2012.04.01 9412
38 건강검진 [교육] 2006년 교육센터 기획교육자료 2012.04.01 9189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Next
/ 25
Name
E-mail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