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매일 2명꼴로 죽어 … 건설노동자 살려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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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신명이시여. 건설노동자가 (사고로) 세상 떠나지 않게 해 주소서!”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14일 오후. 서울 도심에 건설노동자의 화살기도가 울려퍼졌다. 화살기도는 하느님에게 순간적으로 느끼는 정과 바라는 생각을 바치는 기도를 말한다.

이용대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이 이마가 땅에 닿을 듯 절을 했다. 그는 엄숙한 표정으로 추도문을 읽어 내려갔다.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이 위원장은 “노후산업단지와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질식·폭발 사고 등으로 육신이 찢겨지고 있습니다. 기업의 탐욕으로 목숨을 잃지 않도록 힘을 주소서”라고 외친 뒤 제사상 위에 놓인 돼지머리에 돈을 꽂았다.

제사상 위에는 몸이 유일한 재산인 건설노동자들의 안전모와 안전화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연맹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안전한 사회와 건설현장을 위한 안전기원제를 열었다.

안전기원제에 참석한 1천여명의 건설노동자들은 올해 만큼은 사고 없는 건설현장이 되길 빌었다. 연맹은 2008년부터 매년 안전기원제를 열고 있다. 올해는 2013년 3월14일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숨진 6명의 건설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해 대규모 안전기원제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