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에 어떤 표현이 있을 수 있을까? 근로복지공단은 자문의사협의회 때 2002년부터 지금까지 받아 온 조합원들의 차별, 감시 상황이 아니라 ‘6개월 동안의 직장폐쇄’ 기간만을 제출한 것은 공단 스스로 산재 신청 결과에 영향을 줄 만한 행위를 한 것이다.
세계 최대 몸무게를 가진 메기가 이동 중 ‘스트레스’로 죽었다는 가십 기사가 국제면(0527/연합뉴스)에 소개되었다. 스트레스가 가진(?) 위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기사였다. 그만큼 스트레스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주는 요인이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에게 있어 ‘스트레스’는 별 볼일 없는 ‘고통’인가 보다. 5월 27일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는 집단 산재신청한 하이텍알씨디코리아 조합원 13명 전원 ‘불승인’판정을 통보했다.
5월 10일 ‘우울증을 수반한 만성적 적응장애’를 이유로 집단산재를 신청한 하이텍알씨디코리아 조합원을 대상으로 자문의사협의회가 5월 26일 열렸고 27일 오후 늦게 그 결과가 통보되었다.
조합원 13명 전원 ‘불승인’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가 내린 결정이다. 하이텍알씨디코리아 조합원 감시와 차별로 인한 집단정신질환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전원 불승인 이유를 알기 위해 자문의 소견 공개를 요구했고 공단측은 이를 거부했다.
공대위측이 오랜 실랑이 끝에 알아낸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자문의사협의회 당시 공단측이 제출한 자료가 하이텍 자본이 강제로 직장폐쇄를 한 6개월 기간뿐이라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받아 온 감시와 차별이라는 고통은 4년이었다. 공단측이 고의로 3년 4개월의 세월을 지워버렸단 얘기다. 공단과 하이텍 자본이 짝짜꿍이 되었다는 판단이 당연히 들 수밖에 없다.
오전 8시30분부터 결과와 그 이유를 듣기 위해 기다린 하이텍 조합원과 연대투쟁 온 노동자들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소식에 분개했다. 하이텍 노동조합 위원장은 전원 불승인이라는 결과가 차라리 좋다며 “이제 공단과 하이텍 자본이 한 무리라는 것이 밝혀진 이상 우리는 더욱 더 힘차게 싸워 반드시 산재승인을 쟁취할 것”이라며 새로운 투쟁 결의를 밝혔다. 공대위 역시 과정과 절차에서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이의를 제기하고 싸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차라리 ‘자본복지공단’으로 개명해라!
이번 불승인 결과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근로복지공단의 ‘자본을 향안 저자세’라는 말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도 의심하지 않듯이 우리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모든 부처가 사실상 기업 편이기 때문에 ‘기업부’라고 새삼스레 만들 필요가 없었을 것이므로, 노동부는 노동자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 국무총리, 재경부, 법무부, 행정자치부와 등과 싸워야 할 일들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김수행 교수)
근로복지공단도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물론 세상 대부분이 자본과 사용자 편이기 때문에 근로복지공단의 역할은 말 그대로 ‘노동자들의 복지’를 위해 일하라고 만들어진 노동부 산하 기관이다. 지금처럼 알아서 자본을 위해 일하는 근로복지공단은 필요없다. 차라리 이름을 ‘자본복지공단’으로 바꾸든가 이름에 걸맞는 책임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왜 전국 곳곳에서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노동자들이 투쟁을 하고 있는 지 부디 생각해 보라!
최초 기사 작성일 : 2005-05-28 오후 12:4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