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는 오마이뉴스 블로그 '강태선의 살림살이'에서 퍼왔습니다. 글과 사진을 인용하실 때는 출처를 반드시 밝혀주세요. 기사 게재에 흔쾌히 동의하신 강태선 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퍼온 주소는 http://blog.ohmynews.com/hum21이며 실제 기사 작성일은 2009년 8월 26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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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성 물질로 찬 밀폐된 공간은 쉽게 화재나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방수작업에 쓰는 물질에는 인화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방수작업과 관련된 재해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방수재료 대부분은 휘발성 유기용제류


지난 8월 6일(목) 경춘선 복선화구간 터널 입구에서 방수작업을 하던 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8월 25일(화)에는 여주의 음료수공장 지하 물탱크에서 방수작업을 하던 노동자 3명이 화재로 질식, 목숨을 잃었다. 근래 사건이 그렇고 인터넷에서 뉴스검색어로 ‘방수’와 ‘질식’으로 또는 ‘방수’와 ‘인부’로 검색을 해보면 끝없는 사고 뉴스 목록을 볼 수 있다. 사망사건 보다는 다행히 구조되어 의식을 회복한 사례가 많다. 또 간간히 방수작업 중 추락에 의한 사망사례도 보인다.


도대체 방수작업이 무엇이기에 많은 산업재해와 연관되었을까? 방수는 말 그대로 물이 새는 것을 막는 것을 말한다. 건축물이나 시설물에서 물이 샌다는 것은 가장 위험한 일이다. 붕괴나 설비고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수작업은 건물이나 시설물을 새로 지을 때나 시설물을 관리하는데 필수적인 작업이다.


방수작업은 방수용 도료를 칠하거나 뿌리거나 혹은 방수재료를 붙이는 작업이다. 여기에는 방수 주제와 경화제 및 기타 희석제가 필요하다. 방수방법마다 다양한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휘발성 유기용제류가 재료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방수재료로 많이 쓰이는 ‘아스팔트 프라이머’는 톨루엔과 같은 유기용제에 녹아 있고, FRP 방수에 쓰이는 불포화폴리에스테르수지도 스티렌 같은 유기용제에 녹아 있는 형태이다.


급성중독에 의한 현기증이 추락원인일 수도


즉, 방수작업을 하다보면 톨루엔, 스티렌 등의 유기용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유기용제류는 대부분 신경독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작업자가 고농도에 노출되면 술에 취한 것과 같은 효과, 현기증과 균형감각 상실 등이 있을 수 있다. 심하면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방수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추락사고는 단순추락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은 급성중독에 의한 현기증이 사고 원일일 수도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러한 물질들은 대부분 인화성 물질이라 폭발이나 화재를 수반할 수 있다. 공기 중 농도가 수천 ppm을 넘어가면 정전기로도 불이 붙거나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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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수작업 사망재해 관련 건설노조 성명 일부.건설노조는 휴일작업에 안전관리자 없이 진행된 현장 문제도 지적했다. ⓒ 이현정





사업주도 안전관리자도 위험정보 몰랐다


그러나 우리 주변의 작업현장은 이와는 동 떨어져 있다. 탁 트인 지붕에서 방수작업을 하는 것과 사방이 꽉 막힌 지하나 물탱크에서 작업을 하는 것이 별로 다르지 않다. 밀폐된 공간에서 방수작업을 하면서도 아무런 환기장치도 가동하지 않고 방독면 등의 보호구도 착용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문제는 방수재료의 물질안전보건 정보조차 없다는 것이다.


“보통 FRP 합성수지에 경화제 1%를 희석시키는데 작업자 착오로 경화제의 희석량이 초과한 것 같다.” “경화제 과다 첨가시 열과 가스가 발생한다.” 여주 음료수 공장 방수작업을 맡은 업체대표의 말이다. 사업주조차도 방수재료 독성이나 인화성 등의 정보를 잘 모른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는 안전관리자가 선임된 건설현장도 마찬가지다. 방수작업에 쓰이는 물질의 이러한 특성을 알고 작업자에게 주의를 줄 수 있는 안전관리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요컨대 사업주나 안전관리자는 방수작업에 사용되는 제품의 물질안전보건자료를 철저히 노동자들에게 주지시켜야 하고 작업 중에는 철저한 환기로 급성 독성영향이나 화재 등을 예방해야 한다. 이것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명기된 사항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