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국민생명 외면말고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어제(2016년 10월 19일) 구미에서 4년 전 발생한 휴브글로벌 불산누출사고를 떠올리게 할 만한 대형 화학사고가 일어났다. 폐업절차 중인 스타케미칼 사업장 내 사일로 탱크 철거 작업 중 폭발사고이다. 그 위력은 대단했다. 폭발음은 구미공단 전체를 뒤흔들었고 지름 10m에 달하는 탱크 뚜껑이 150m 를 날아가 하천에 처박혔다. 이 사고로 함께 날아가 추락한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원인은 현재까지 잔존하고 있는 화학물질 분진에 의한 폭발로 알려지고 있다. 일과건강은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구미지역 참여단체와 함께 철저한 사고원인조사, 사고업체 엄중처벌, 폐업사업장 설비를 포함한 산업단지 노후설비 관리방안과 안전한 화학물질 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인 '구미시 화학물질 안전관리 지역사회알권리 조례' 등 이를 법제도적 대책을 요구할 예정이다. 사고는 일어날 수 있고 정부의 대책이 부족하지만 우리는 조금씩 나아질 꺼라는 믿음이 있기에 희망의 끊을 놓지 않고 계속 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구할 의지를 꺾는 실망스런 사건이 같은 시간 근거리에서 일어났다. 사고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의 고향인 구미를 방문한 것이다. 방문자체는 사건일 수 없겠으나 4년 전 아픔이 남아 있는 구미에서 또다시 대형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겨야 할 대통령이 불과 10여분 거리에 있는 사고현장은 물론 병원을 찾아 희생자를 위로하기는 커녕 최소한의 예의조차 보이지 않았다. 폭발로 아수라장이된 공단거리를 아무일 없다는 듯이 손을 흔들며 유유히 외국인투자유치 도레이첨단소재 구미4공장 기공식과 민생투어 새마을중앙시장 방문일정을 마쳤다고 한다. 반복되고 증가하는 화학사고 대책을 바라는 우리의 이런 요구가 과한 것인지 묻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단유치행사가 아닌 폭발사고현장을, 시장투어가 아닌 병원을 먼저 찾아가 공무원을 독려하고 희생자를 위로 했어야 한다. 한 블록 사이의 거리인데도 나몰라라 외면한 채 사고위험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공단에 외국회사를 유치하겠다고 행사장로 향한 것은 부질없는 행동이다. 또한, 보수층 결집을 통한 민생시장투어로 본인의 추락하는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국민의 생명을 뒤로 미룬 채 일정을 마치고 훌쩍 청와대로 향한 행동은 분노를 넘어 슬프기까지하다. 간곡히 대통령에게 호소한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길 바란다. 하루라도 빨리 사고현장과 희생자를 찾길 바란다. 4년전 대선 후보 시절 안전을 위한 농도측정도 없이 주민들을 하루만에 복귀시키고 가장 빨리 구미불산 누출사고 현장을 찾아가 어르신들께 악수를 청했던 그 모습을 보여주길 빈다. 그리고 정부조사에 따르면 화학사고는 40% 가까이가 노후설비에 의한 사고이다. 대통령 특별지시는 이럴 때 해야 하지 않겠는가! 화학사고를 40%줄일 수 있으니 산업단지 노후설비 안전관리 특별대책을 지시하길 바란다. 작년에 노후설비 합동조사당국이 2차 정밀조사도 하고 특별법도 고려해보겠다고 했으니 불러 특별히 지시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