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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오후 3시,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 막 거리에서 ‘투쟁하다’ 들어온 듯한 예닐곱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건설운송노조 박대규 위원장, 덤프연대 김금철 의장, 학습지 노조 서훈배 위원장, 보험모집인 노조 고성진 위원장, 재능교육 교사노조 이현숙 위원장, 간병인 노조 서울대 지부 정금자 지부장. 외모, 옷 차림새는 비록 달라도 이들에겐 공통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사실이다. 서울일반노조 김형수 위원장까지 참석한 가운데 이날 노동과건강포럼2005 주최로 ‘산재보험개악 저지 및 공공성 강화를 위한 특수고용직 노동자,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조합 대표자 간담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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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들이 처한 작업환경과 그에 따른 직업병부터 알아보자.

▣ 박대규 위원장 : 레미콘 차는 높이가 3.8m 정돈데 이 높이를 하루에 열 번 정도 반복해서 오르내린다. 관절에 무리가 간다. 물을 다루는 일이라 겨울에는 물이 얼어 미끄러져 넘어지곤 한다. 노동자의 약 99%는 위장볍을 갖고 있다. 후진 운전이 많이 때문에 목 디스크도 많고 오랜 운전으로 허리디스크는 기본이다. 질병이 올 수 밖에 없는 작업환경이다. 하지만, 노동자 스스로 ‘나는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 미리 산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 김금철 의장 : 현재는 덮개가 자동화되어 있어 낙상사고는 줄어들었다. 하루 10시간 정도 지속노동을 하고 건설현장에 다니다 보니 (도로 사정이 안 좋아) 허리 디스크가 많다. (산재보험은) 93년도에는 의무가입이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과 연계되면서 도로에서는 제외되더니 이후 종합보험으로 됐다. 큰 건설 현장에서는 산재처리가 되지만 도로에서는 안된다.


▣ 이현숙 위원장 : 12시간 정도 외근이 기본이다. 불규칙한 식사로 가벼운 위장병은 누구가 가지고 있다. 걷는 양이 많아서 무릎관절 통증, 무거운 가방으로 인한 어깨통증, 허리병이 있다. 외근이 많아서 잔병치레도 많다. 방문지역이 매일 달라 사실상 병원에 갈 시간적 여유도 없다. 노조활동도 법원으로 가면 판판이 깨진다. 산재보험 전면 적용이란 주제를 가지고 교육을 한 적은 없다. 노동자성을 인정받으면 산재보험 적용은 당연히 따라오기 때문이다.


▣ 정금자 지부장 : (간병인은) 24시간 일해야 한다. 자다깨다를 반복하고 불충분한 수면으로 안구건조증도 많다. 환자를 이동시키면서 허리, 손목 관절염이 오지만 어디다 하소연할지 모른다. 간병 중 다치면 우리가 치료비를 내야해서 최근에는 책임 배상 보험에 들었다.


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외환위기였던 1997년 전까지 현재 우리가 ‘특수고용 노동자’라고 부르는 노동자들은 모두 노동자성을 인정받았다. 때문에 산재보험도 당연 적용이었다. 위기는 극복되었고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부르짖는 지금, 이들 지위는 회복되지 않았고 오히려 노동부가 마치 큰 시혜를 베푸는 양 ‘보호대상자’ 정도로 여기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노동자성 인정을 받기 위해 싸워 온 박대규 위원장은 “97년도부터 싸워 온 조직들은 원직은 있지만 조직력이 약하고 신생 조직은 조직력은 있지만 산재보험 논의과정을 잘 모른다”며 때문에 노동부가 신생 조직을 대화상대로 교섭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일반노조 김형수 위원장은 중소영세사업장은 “업무상 재해는 산재인 줄 알지만 질환이 문제가 된다”면서 이 판단을 근로복지공단이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날 자유토론에서 하나의 쟁점이 됐던 것은 “노동자성 인정=산재보험 적용, 산재보험 적용=노동자성 인정?”이란 부분이었다. 즉, 노동자성 인정과 산재보험 적용은 매우 밀접한 관계지만, 산재보험 적용을 전략적으로 먼저 선택할 수도 있지 있다는 견해다. 이현숙 위원장은 “노동자성이 인정되면 산재보험 적용은 당연히 따라오기 때문에 큰 목표를 두고 싸워왔다”면서도 “하지만 장기간 싸워오는 동안 조직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강문대 보좌관은 산재보험 적용 문제가 노동자성을 인정받으면 따라오는 부수적인 문제로 다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간담회는 향후 산재보험 제도개혁 투쟁에서 참가단위들이 함께 힘을 모은다는 대 전제에 합의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이튿날, 한겨레 신문에는 노사정위 ‘특수고용노동자 보호방안 공익위원 검토안’이 보도되었다.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을 분리해 적용하겠다는 분명한 의도가 보였다. 특수고용노동자 안에서도 편 가르기를 해놓았다. 1997년 이전, 당연히 노동자였던 이들에게 외환위기가 사라진 지금, 그들 지위를 복원하는 게 노동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정규직, 비정규직, 특수고용직으로 나눠놓는 것도 모자라 그 안에서 또 신분을 나눠놓기 전에 말이다.



간담회 참석자
 간담회 참석자 : 임상혁(사회, 노동환경건강연구소/산업의학전문의), 권영준(발제, 한림대학교 교수/노동건강연대), 강문대(발제, 단병호 국회의원 보좌관), 김신범(발제, 노동환경건강연구소/노동관건강포럼), 박대규(건설운송노조 위원장), 김금철(덤프연대 의장), 서훈배(학습지노조 위원장), 정금자(간병인 노조 서울대지부 지부장), 고성진(보험모집인노조 위원장), 이현숙(재능교육교사노조 위원장), 김형수(서울일반노조 위원장), 김은기(민주노총 노동안전부장), 이현정(노동환경건강연구소 교육센터), 이서치경(노동건강연대/노동과건강포럼), 박순남(건강한 노동세상), 김갑경, 박영일, 이경호(산재노협)



최초 기사 작성일 : 2005-11-21 오후 3: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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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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