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근골격계 집단요양신청 기자회견 및 건강권쟁취 결의대회"가 6월 9일 근로복지공단 광주지역본부앞에서 있었다.
아침부터 서둘러 광주로 향했다. 노동자 건강권 강화를 위한 단위노조의 지역집회에서 지금까지 그 누구도 실천적으로 투쟁하지 못했던 대규모 투쟁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알고있었던 터라 이를 전국의 노동자동자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하여 광주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
금호타이어 앞에 도착하니 분위기가 범상치 않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04년 임·단투 관련 총파업이 이미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뜨거운 투쟁열기와 투쟁현장의 긴장감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투쟁결의를 다지는 조합원동지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노동조합으로 들어가니 전략회의를 하느라고 모두가 바쁜 모습이다.
짧은 시간 인사를 하고 곧바로 집회투쟁 점검을 함께 했다. 점검을 하면서 특히 반가웠던 것은 이번 집단요양투쟁 참가자 30명은 모두 광주공장 소속 조합원들인데(곡성공장은 현재 검진이 진행 중) 곡성의 동지들도 집회투쟁에 함께 하겠다는 것이었다.
점검이후에 바로 근로복지공단 광주지역본부(이하 공단) 앞으로 갔다.
13시 30분 동지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약 300여명의 동지들이 모이고, 집회시작시간이 약 20분 남았는데 집회 지도부동지들이 먼저 공단의 본부장 항의면담을 위해 공단으로 올라갔다.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 박우일 사무처장,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장갑곤 수석 부위원장,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곡성지부 강인준 부지부장(위원장과 지부장이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사측과의 교섭이 길어지면서 참가를 못함),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임상혁 근골격계센터 소장 등 8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공단 본부장 및 배석한 간부들과 약 20분의 면담을 하였다.
항의 방문단은 요양신청자 전원에 대하여 법에 명시된 대로 7일 이내에 전원산재인정여부에 대하여 결정할 것 등을 주문했다.
이에 공단 본부장은 "민주노총과 공단은 항의방문 할 사이가 아니다. 좀 더 신뢰를 가지도록 서로 노력하자. 내가 보기에도 아픔 사람은 일단 치료를 받고 산재가 되면 산재로 처리하고, 만약에 산재가 되지 않으면 건강보험으로 처리하는 선 치료보장 후 승인 제도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제도가 없다보니 안타깝다"며 그러나 현재는 법제도가 그렇지 않으니 자기들은 이런저런 조사를 하다보면 7일은 초과할 수 밖에....
취재를 하면서 '어라! 은근히 장난치고 있네'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강인준 동지가 날카롭게 한마디 날린다.
"우리 설명 들으러 온 것 아니야. 법에 명시된 정당한 요구를 전달하는데 구차한 변명은 듣고싶지 않아!"라고 말을 잘랐다. 이어 다른 동지는 법에 명시된 내용을 공단 내부지침으로 해서 처리하려고 하는 작태는 용납할 수 없으니, 차라니 7일 이내에 결정을 해서 공단의 모범을 보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라고 지도(?)까지 했다.
마지막으로 항의방문을 정리하면서 장갑곤 동지는 "선 치료보장 후 승인제도의 도입은 적극찬성 한다. 공단은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오늘은 우리동지들이 500명만 왔다. 만약 7일 이내에 결정이 되지 않으면 그때는 4000명이 올 것이다"라고 경고하고 항의방문을 정리했다.
항의방문을 마치고 집회장으로 내려오니 어느새 집회대오는 500여명으로 늘었다.
이어 기자회견이 있었다. 오랜만에 거리집회가 있어서인지 TV방송 등 많은 언론사에서 취재에 열중했다. 취재가 끝나고 곧 이어서 힘찬 결의대회가 진행되었다.
결의대회의 대회사를 맡은 장갑곤 동지는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 동지들과 집회를 구경하는 시민들을 향해 "파업중임에도 불구하고 이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모여서 투쟁을 전개하는 것은 노동자의 건강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격려사와 투쟁사 그리고 노래패 '터'의 노래공연이 있었다. 노래공연 이후에 결의문 낭독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결의대회 사회를 보던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 조직부장 문길주동지는 공단을 향해 "지금 요양신청서를 접수하려 한다. 공단에서 지금즉시 접수를 받으러 내려오지 않으면 500명이 모두 접수실로 올라가겠다. 시간은 2분이다" 라고 경고했다.
잠깐 시간이 흘렀다. 어느새 공단에서 두 명의 직원이 접수를 받기 위하여 집회대오 앞으로 오고 있었다. 신청서를 접수하는 장면에서 많은 동지들이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노동자의 조직적 투쟁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다시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요양신청자 30명중의 1명이 산재노동자 대표로써 결의문을 낭독했다.
자본가의 이윤 앞에, 정권의 자본가 편들기 앞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지난 2003년도 한 해 동안 하루 평균 8명, 연간 2700여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죽어 나가는게 이 땅의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파업가'를 힘차게 부르면서 결의대회를 정리했다.
이제 16일이면 접수한지 7일이 된다. 그때까지 공단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