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피로를 측정하는 다양한 방법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윤간우(dudunanum@hanmail.net)
일과건강, 2006년 10월호
피로(Fatigue)
피로란 무엇인가?
상식적으로 모두가 이해하고 사용하는 단어를 굳이 설명하려는 어이없는 짓을 하려고 한다. 마치, 행복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처럼….
서구에서의 피로(Fatigue)는 16세기에 지루한 업무를 묘사하는 것으로 주로 군대 용어로 사용되어 왔다. 1857년에 프랑스 의학자인 E. A. Duschene이 기관사에게 발생한 무릎 관절염이 기관차 진동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고한 이후 기관차를 이용하여 오랫동안 여행하는 승객에서 발견되는 근육의 피로, 감각 기능 감소를 ‘기관차 피로(Railway fatigue)'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후 피로는 육체적인 기능 저하만을 의미하다가 점차 정신적인 기능 저하로 확대되어 사용하게 되었다.
유럽교통안전회의(ETSC)에서는 피로(Fatigue)는 ‘일반적으로 너무 오랫동안 일(activity)을 해서 더 이상 일을 지속하기에는 기운이 없거나 하기도 싫을 정도로 지쳐 있는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노동자의 피로는 위의 정의에서처럼 단지 장시간 노동만이 원인이 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교대근무의 지속, 지속적인 심야작업, 직무 스트레스 증가, 작업 강도 증가, 휴식 부족 등의 노동조건과 소음, 더위, 근무환경의 공기청정도, 불편한 업무용 가구 및 설비 등의 노동 환경도 노동자 피로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흔히 피로는 졸림(Drowsiness)과 비슷하게 사용되나 졸림은 수면이 필요한 느낌을 의미하며, 피로는 에너지와 동기(motivation)가 고갈된 상태로 졸림은 피로의 다양한 증상 중에 하나이다. 피로 누적은 다양한 질병 발생과도 관련이 깊다. 근골격계질환, 뇌심혈관계질환의 주요한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질병 발생 이후 치료의 지연과도 관련이 깊다. 또한, 피로는 판단력, 위험상황 인지 능력, 순간 대처 능력 등을 저하시켜 업무상 사고 및 교통사고의 주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피로는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노동 환경에서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며, 다양한 수준의 안전보건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어, 이미 여러 서구에서는 노동자 피로를 감소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피로는 고혈압, 당뇨, 빈혈처럼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검사도구가 없으며, 치료 또는 개입(intervention)을 결정하는 기준치도 정할 수 없는 시그니피에(기의)이며, 다양한 시그니피앙(기표)들이 피로를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나름대로의 설문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