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일) 대학로에서 개최된 전태일 열사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 다녀왔습니다. 2만의 노동자, 시민분들이 함께 하였고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을 잡으려는 정복/사복의 경찰들도 있었습니다. 노안단체들은 따로 부스를 설치해 건강권 이슈 선전물을 전시하고 업무상질병위원회 피해사례 접수도 받았습니다.
ⓒ 이현정
"잊지말자 건강권! 상기하자 산재사망!"
서울대보건대학원 입구 즈음에 미니 탁자 2개를 설치하고 선전물을 전시했습니다. 각 단체별로 건강권 이슈를 주제로 한 선전물을 만들었고 플랭카드도 걸었습니다. 노동자 건강권은 사실 재밌는 구호를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의 복고풍 기운에 맞게 7~80년대 북한을 상대로 쓰던 구호를 살짝 바꿔보았습니다.
노동자대회에는 노동안전보건교육센터, 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산재노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반올림 등의 단체들이 함께 했습니다. 특히, 반올림의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 노동자 유족분들은 중앙 무대에 올라 대회 참가자들을 상대로 삼성의 노조탄압과 건강권 문제를 알렸습니다.
누가 그랬을까?
각 노안 단체들이 만든 선전물입니다. 앞의 두 개가 교육센터에서 제작한 것 입니다. 길을 지나는 시민 한 분이 선전물을 보네요.
전국노동자대회 본대회 중앙무대에 오른 삼성백혈병 사망자 유족입니다.
마이크를 잡은 분이 남편을 잃은 정애정 씨이고, 왼쪽에 계신분이 딸을 잃은 황상기 씨입니다. 황상기 씨는 속초에서 일부러 발걸음을 하셨습니다.
건강한노동세상 상근활동가들이 반도체 노동자 복장을 하고 대회 참가자들에게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벌어진 백혈병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습니다.
삼성반도체 문제를 들은 노동자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고 나눠준 리플렛을 유심히 보기도했습니다.
원인모를 가스누출사고가 일어난 삼성전자 최대 하청공장 동우화인켐 노동자들이 플랭카드를 들고 나왔네요. 아직 사고로 누출된 가스의 위험성이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노동부의 역학조사와 보건진단명령이 떨어질 예정이라 하니 그 심각성은 큰 것 같습니다.
동우화인켐은 작업장의 안전과 노동권리를 찾으려고 노동조합을 결성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등 삼성의 노조탄압 행태를 그대로 따라한다네요.
참가자들이 민중가수 박준의 노래를 흥겹게 따라 불렀습니다. 박준 씨는 이날 얼굴에 민주노총을 상징하는 듯한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무대에 섰습니다. 그의 노래와 노래가 주는 힘은 노동자들에게 투쟁의 기운을 한껏 올렸습니다.
이날, 늘 있어왔던 거리행진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대회 참가를 알렸던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은 인근 실시간 동영상으로 대회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노동자대회 필수 코스였던 거리행진이 없어 무척 아쉬운 대회였지만, '내년, 좀 더 힘찬 투쟁'을 약속하는 자리가 바로 11월 9일 노동자대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진, 글_노동안전보건교육센터 이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