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 산재사망 추모 결의의 편지
일터에서 죽어간 동료와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동료여, 우리 아이들아
너무도 서럽고, 막막하고,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다리가 무너지고, 공장이 폭발하고, 화학가스가 터지고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죽어나가는 세월이 수 십년째
동료가 죽어나간 현장에서 다시 용접봉을 잡고, 라인을 돌리면서
우리들은 먹먹한 가슴을 달래며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 일하고 또 일했지만
그제는 리조트 붕괴로 대학생들이, 어제는 지붕이 무너져 현장 실습생들이.
급기야 어린 학생들까지
우리의 아이들이 참혹한 사태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돈에 눈이 멀어 불법을 밥 먹듯이 하는 기업.
형식적인 안전감독에 사고를 축소하고 은폐하기에 급급한 정부
화학사고가 터져 동네 이장님은 대피명령을 내려도,
작업중지 명령을 끝끝내 거부한 노동부, 우왕좌왕하기만 하는 구조작업.
매년 2,400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이 현실은
세월호에서도 너무도 똑같이 재연되고 말았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는 사기극을 해왔던 박근혜 대통령은
‘규제는 암 덩어리’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규제완화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도대체 국가는 어디에 있습니까, 누구를 위해 있습니까
나의 동료여, 우리 아이들이여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 한없는 분노를 이대로 끝내지 않을 것입니다.
“죽은 자를 기억하고, 산 자를 위해 투쟁하라!”
4월 28일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의 외침은
2014년 오늘 이처럼 우리의 가슴을 후벼파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현장에서 죽어간 우리 동료와 세월호 참사의 우리 아이들, 비정규직 승무원, 교사들... 이 죄없는 죽음을 눈 부릅뜨고 심장에 새길 것입니다.
이 죽음의 행진을 끝장내기 위해 싸워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구조되지 못한 실종자들에게 기적이 일어나도록
온몸과 온 마음으로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4년 4월 26일 당신의 동료이자 우리 아이들의 모두의 부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