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는 2008년 12월부터 약 6개월에 걸쳐 강원랜드노동조합(서비스연맹 소속)과 함께 노동자들의 ‘근골격계질환 및 감정노동 예방프로그램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첫 일정으로 지난주부터 21회에 걸친 전직원 교육에 들어갔습니다.
카지노의 딜러들은 하루 종일 서서 일하며 고객들을 상대해야 한다
강원랜드에는 카지노 딜러 뿐 아니라 다른 업종의 여러 노동자들이 많이 있다
강원랜드는 익히 알려진 바대로 국내 하나뿐인 내국인 대상 카지노입니다. 카지노에는 500원짜리 동전을 넣고 할 수 있는 게임부터 거액이 오가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강원랜드에는 카지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스키장이 있고 관련 부대시설(호텔, 콘도 등)도 있습니다. 여기에 종사하는 노동자 수는 대략 3천명가량 됩니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지난 20여년간 크게 바뀌면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높아져 2005년 현재 GDP의 56%, 고용의 65%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이는 향후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그러나 이 서비스노동에 대한 안전보건 영역에서의 연구는 그다지 활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08년 의자캠페인을 통해 유통서비스분야의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마련되었습니다만, 다양한 서비스 분야 노동자의 건강권에 대한 연구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서비스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과 감정노동에 대해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는 것이 큰 의의입니다.
이번에 강원랜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감정노동’ 문제는 서비스 노동자들에게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유형의 직업 불건강 요소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감정노동’은 서비스의 극대화를 위해 노동자 자신의 감정을 숨기거나 드러내지 않고 ‘항상 웃거나 무표정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표현하지 않는’ 노동방식을 말합니다. 특히 직접 이용객을 대면해야 하므로 이들로부터 욕설을 듣거나 폭행을 당하거나 심지어 성추행을 당하는 경우에도 쉽게 저항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감정의 부조화’, ‘공황장애나 적응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우울증’, ‘도박이나 약물 중독’에 빠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더 극단적인 정신건강 상태에 놓여 불행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조건에 놓여 있는 대상 노동자는 카지노의 딜러(dealer, 카드 도박에서 카드를 나누는 사람. 강원랜드에서 단일 직무로 가장 많은 수의 노동자가 포함된다), 식음료를 서비스 하는 분야의 노동자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교육 중에 하지정맥류를 호수하는 노동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여성이나 남성이나 모두 하루 종일 서서 일하기 때문에 발생된 문제로 보입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서비스 산업 노동자들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방안이 만들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