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광주본부 노안부장 문길주, 일과건강 2007년 6월호
"여수, 광양산단의 특성과 정보를 잘 알거나 현지조사 내지는 연구경험이 있으면서 이왕이면 지리적으로 가까운 전문가 풀을 만들어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서 운영하려고 한다. 실제조사에도 외부전문가를 많이 참여시킬 예정이다. 그래서 노측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를 많이 참여시킬 겁니다. 직업병 연구센터에서 기본적인 안을 만들되 꼭 조사되어야할 부분이 빠진다든지 특성을 잘 몰라서 분류가 잘못된다든지 하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 역학조사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활용해서 정하려고 합니다.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서 진행할 것이니 믿고 맡겨 달라. 96년, 97년 산업보건연구실장을 맡고 있을 때 노동부 요청으로 여천공단 근로자 건강관리 및 실태조사를 실시했던 경험이 있다. 그 당시 보고서가 나왔었는데, 이 보고서의 마지막 향후 과제가 딱 1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 듯하다."
지난 07년 1월25일 여수산단, 광양산단 노사정 간담회시 직업병연구센터 소장의 인사말이었다.오후 8:22 2012-03-09
대책없이 죽어가는 노동자
2005년부터 2007년 현재까지 여수, 광양지역에서는 백혈병 4명, 폐암 3명, 간암 2명, 갑산선암 1명 등 직업병이 속출되고 있다. 이러한 직업병의 공통점은 모두다 비정규직,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여수건설노조 이재빈 동지가 석면을 사용하였는데도 불승인 인정을 받았다>
여수산단, 광양산단 건설노동자들에게는 30년 동안 특수건강검진, 작업환경측정이 실시되지 않고 있으며, 협력업체 노동자들 또한 형식적인 건강검진, 작업환경측정이 이루어져, 여수∙광양지역 3만 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업병 대책이 전무하다. 그동안 여수산단은 2번에 걸친 역학조사를 하였지만 노동자는 배제된 상태에서 역학조사를 진행하여 결과를 신뢰받지 못했으며 죽음의 산단으로 각인되었다.
30년 동안 유해물질이 노출되면서 2005년부터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업병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늦게나마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심으로 여수, 광양산단의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작업환경개선요구가 모아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06년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어져 2007년 4월부터 역학조사를 실시가 결정되었다.
역학조사를 할 때 민주노총과 여수, 광양산단 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셧다운 측정(단시간 고농도 측정) 등 그동안 산업안전보건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비정규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역학조사를 큰 틀에서 합의하였다.
노조, 회사, 노동부가 어렵게 역학조사를 합의하였지만, 아쉽게도 역학조사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와 구두 및 3차 간담회 회의결과에서 합의된 결과조차도 진행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여수산단, 광양제철소 및 경총이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이다. 경총이 역학조사에 부담금을 느껴 노동부가 역학조사를 회피하고 있다는 무성한 소문만 돌아다녔는데, 소문이 아닌 듯 역학조사 용역을 맡은 산업안전공단 직업병연구센터는 아무런 계획이 없이 5~6월이 지내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번 역학조사가 여수, 광양을 뛰어넘어 울산, 포항, 등에서도 미칠 여파를 생각하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설문지 조사, 현장조사, 건강영향평가, 작업환경평가 등에 함께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노동안전보건운동 영역을 넓혀 갈 것이다.
여수산단, 광양산단 역학조사는 회사도 긴장하지만, 민주노총도 긴장하고 있다.
향후 역학조사결과가 미칠 여파를 생각하며 노동안전보건운동의 운명을 걸고 준비할 것이다. 이후 역학조사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를 상황에서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노동자가 직접 참여하여 죽음의 산단을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