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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노동사목회 산재사목 임엠마누엘 신부, 일과건강 2006년 12월호




그들은 오늘이 와서 노인들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60, 70, 80세 노인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10년, 20년, 30년 전에 광업소를 떠났습니다. 우리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산재사목팀은 매주 병원과 가정으로 그들은 방문합니다. 

그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그들은 진폐환우들 입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 그들은 저에게 진폐증이 무엇이냐고 물어봅니다.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진폐증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그리고 그들은 진폐환우들과 그들의 상황을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는 오늘 진폐환우, 특별히 재가 진폐환우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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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폐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크기의 먼지가 숨을 쉴 때에 코, 기관지를 통해 폐로 들어가 쌓이게 된 결과 폐가 굳어져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질환입니다. 진폐증은 불치병입니다. 전국 수만 명의 진폐환우들 중에 요양승인을 받은 환우는 3천5백여 명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진폐법은 진폐환우 중에서도 합병증이 있을 때에만 요양과 보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합병증 제한에 묶여 병원 요양이나 치료 한 번 받아보지도 못하고 사망하거나 방치된 재가진폐환우는 3만 여명이 넘습니다. 저는 우리 산재사목팀 회원들과 함께 2년 동안 병원이나 가정방문을 하면서 그들의 생활 이야기, 그들의 실망과 희망, 그들의 고통을 나누었고 들었습니다.


그들은  광산생활을 그만둔 지 오래 되었지만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그들이 왜 광산에 일하러 갔느냐? 

모든 사람들이 광산 일은 힘든 일임을 압니다. 그들은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가난했기 때문에 탄광에서 일했습니다. 다른 선택이 없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지금도 살기 위해, 자녀 교육을 위해 사회에서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을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어느 날 고향을 떠나고 강원도 태백 지역, 충남 보령 지역, 또한 전남 화순 지역 광업소에서 일을 했습니다. 우리가 만났던 사람 중에 어떤 사람들은 10년 동안 일했고, 어떤 사람들은 20년, 30년 동안 일했고, 40년까지 일했던 사람들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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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노동조건은 안 좋았습니다. 하루에 8시간 일했지만 휴가도 없었습니다. 매달 한 번 정도 쉬었다고 합니다. 감독들이 광부가 일을 빨리 못하면 불이익을 줬다고 합니다.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 정부는 노동운동을 한 광부들을 엄격하게 진압했습니다. 60년, 70년, 80년에 많은 광부들이 땀을 흘리고 나라 발전을 위해 생명을 바쳤습니다. 저는 한국에 1974년에 왔는데 그때는 서울의 집집마다 연탄을 사서 쌓던 시절이었습니다. 광부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따뜻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광부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얼마나 죽었는지 사람들은 모릅니다. 학교에 많은 것을 배우지만 광부들의 희생은 안 배웁니다. 

오늘, 우리는 그들을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들은 아직 살고 있습니다. 강원도 지역에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령, 서울, 인천, 경기도 지역에도 많이 사십니다. 대부분은 일을 못합니다. 그들은 재가진폐환우들입니다. 그들의 생활은 아주 단순합니다.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번 약을 타러 여의도성모병원, 안산병원, 녹색병원 등 진폐 지정병원에 갑니다. 그때 자기와 같은 진폐환우들을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집에 들어갑니다. 어떤 환우들은 친구가 있지만 많은 환우들은 친구가 없습니다. 기침과 가래가 많고, 호흡곤란 때문에 그들에게 사회생활 적응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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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K 선생님 가정방문을 했습니다. 그 선생님은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 K 선생님은 재가진폐환우입니다. 그 날 선생님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많은 진폐환우들처럼 K 선생님은 혼자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형제들끼리 강원도에 가서 몇 년 동안 광산 일을 했습니다. 몇 년 전에 큰 형님은 진폐로 돌아가셨습니다. 둘째 형님도 진폐환우입니다. 그런데 그 형님은 진폐 요양이 승인되어 혜택을 받기 때문에 잘 살 수 있습니다. K 선생님 상태는 좋지 않습니다. 밤에 기침 많이 하기 때문에 잠을 못 자고 부인도 잠을 못 잡니다. 그런데 K 선생님은 합병증이 없어 혜택을 하나도 받지 못합니다. 그의 부인도 장애자이고 아들 한 명도 장애자입니다. 다행히 큰 아들과 며느리가 부모님과 가족을 돌보고 다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날 K 선생님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옛날에 우리 광부들은 가정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진폐증에 다 걸렸습니다. 우리는 직업병에 걸렸지만 합병증 없기 때문에 아무 혜택도 없습니다. 나는 진폐환우인데 수입은 하나도 없습니다. 마음이 아파요. 지금 정부는 우리를 잊어버렸어요. 사회도 우리를 잊어버렸어요. 이것은 안 될 일이지요…. 정부는 우리가 기본생활 할 수 있도록 해야지요. 그것이 정의지요….” 그날 저는 K 선생님의 실망과 분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K 선생님과 같은 재가진폐환우들이 많습니다. 

쉽게 말하면 그들은 정의를 요구합니다.


재가진폐환우들과의 만남은 저를 눈물을 흘릴 만큼 감동시켰습니다. 우리는 그 연세 많은 광부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스승들입니다. 그들은 대학교를 못 다녔지만 가정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올바르게 사셨기 때문에 우리 스승들입니다. 그들은 자기 의무를 잘 지켰으므로 지금 나라와 사회는 그들의 권리를 지켜 줘야 합니다. 그들이 기초생활 할 수 있도록 정부는 매달 생활비를 내놓아야 합니다. 그들이 기대하는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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