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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인천지부 콜트악기지회장 방종운(bjw11@hanmail.net), 일과건강 2006년 11월호




인천본부 회의를 가려면 길 건너 50미터 거리에 대우자동차판매 본사를 거쳐야 한다. 그곳에서 버스를 타야 하는데 현재 대우자판 조합원 과로사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2005년도에도 끈질기게 투쟁하였지만 2006년도에도 대우자판 경영진의 욕심으로 경영재편을 실시하려는 과정에서 故최동규 조합원이 사망했다.


현재 아내 이우영씨와 함께 최병준(5), 최혜영(8) 두 자녀를 둔 故최동규(39세) 조합원은 자본의 끊임없는 이윤추구로 스트레스와 과로로 뇌출혈로 쓰러졌다. 고인이 쓰러진지 49제가 지났음에도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대구 카톨릭 병원에 싸늘한 주검으로 누워있다. 고인은 아버지가 중령으로 예편한 보수적인 군인의 집안이다. 애시 당초 노동조합과 거리가 멀었지만 옳은 것은 끝까지 간다는 군인정신이 배어있는 성향이다. 회사에서 앞으로는 구조조정이 없다 하여 집을 장만했는데 얼마 되지도 않아 전직에 동의하지 않으면 정리해고라는 말에 시달려 왔다.


가을! 2006년 한해를 뒤돌아보기 위해 겨울을 맞이할 계절이지만 이 땅 노동자들은 밤낮없이 끝없이 일하면서 삶을 개선하기위해 노력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삶으로 내동댕이쳐진다. 권력과 재벌은 자신들의 이윤추구에 혈안이 되어있고 정치인들은 재벌들에게 떡고물을 챙겨 먹고 국정감사에도 법으로 문제되는 재벌들을  세우지 못하고 아부나 떨며 법망에서 피하게 끔 해주고 있다. 서민들은 은행에서 대출한 돈으로 조그마한 집 장만하며 죽을 둥 살 등 일하는 세상이 최동규 조합원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우리도 모르게 제2, 3의 과로사가 이어진다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 결론이다. 경제가 발전하며 발전할수록 생존의 경쟁에서 죽음의 경쟁으로 바뀐 생활이다.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 아버지가 그리움으로 찾아온다.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이 났다더냐!” 

대문에서 그 노래가 들리면 “또 술을 드셨구나!” 남에게(사장에게) 큰소리 한번 못 치시고 술을 드시면 부르던 그 노래와 엄마를 잡고 하는 하소연 소리에 어머니는 정다운 어머니가 아니었다. ‘남자가 되가지고’로 시작한 어머니 잔소리는 그 소리에 나도 모르게 질리기 일쑤였다. 아버지는 무능한 아버지, 바보 같은 아버지였다. 

인쇄공인 아버지는 남달리 정이 많은 분이다. 남에게 험한 소리 한번 제대로 못하시지만 같이 일하는 분들이 손이 잘리고 아무 보상도 없이 자신의 잘못으로 해고를 당할 때 마다 말 한마디 못하고 술로 화를 푸셨다. 뼈 빠지게 일해도 남에게 나눠주기 좋아해 재산을 모으지 못한 아버지는 69살에도 잔업, 철야를 밥 먹듯이 하셨다. 세상을 뜨신 날 그 전날에 수당 없는 연근과 특근을 하신 새벽에, 대구에 있는 조카 결혼식 참석 후 돌아오시는 길에 서울역에서 쓰러져 아들을 찾으며 눈을 감으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줄도 모르고 눈에 콩 까풀이 씌었는지 미친 듯이 노동해방,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기위한 몸부림 속에 안기부에 끌려간 나는 아버지 죽음을 피눈물 흘리며 받아야 했다. 그 기억들이 가을날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70세 고희를 못 치러드리고 하늘나라로 보낸 아버지!


아버지가 부르던 노래 속에 한이 있다는 것을 지금에 와서 알은 것이다. 그 때는 사람 중심에서 돈은 필요에 의해 움직여졌다. 그런데 갈수록 돈이 중심에 있고 사람은 필요에 의해 가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돈이라면 인륜도, 천륜마저도 내팽개쳐지는 세태가 되어가는 기사를 읽으며 “옷이 남루해도 깨끗이 빨아 단정하게 입어라! 내 것이 아니면 남의 것을 탐하지 마라! 어려운 사람을 보며 도와야 한다. 새끼가진 짐승은 죽이면 안 된다. 먹이가 없어 산에서 내려온 짐승은 죽이며 안 된다. 남의 입에 오르내리지 말고 행동거지를 똑바로 해라.”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다. 물질적으로 풍요한 시대로 발전했지만 인간이 지켜야 할 정겨움이 시대가 발전하며 잊혀간다. 

“한번 왔다 가는 삶 이렇게 살다가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해보며 다시금 삶을 열심히 살아간다. 

다시 생각하는 가을에…




< 늙은 노동자의 노래 >


아버지

천년만년 살 것 같았던 아버지


왜 우리는 가난해야 했는지

당하고만 사는지

술로 화를 풀 때마다

못나 보였던 아버지

아버지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도 세월 앞에 만들어지는 

늙은 노동자가 되어 갑니다.


노동과 기계에 매여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려

하루하루 헉헉대며 살아가면서

왜 아버지가 짊어진 노동의 아픔을 몰랐을까

아버지는 떠나셨지만

가슴에 남아 있는 아버지를 그리며

나 또한 아버지처럼 이 땅의

늙은 노동자가 되어 갑니다.


죽어야만 멈추는

자본가들의 식욕을 채워가며

오늘도 노동에 지쳐 집으로 돌아가지만

노동자였던 아버지를 그리며

아버지의 한을 제가 끌어안고 삽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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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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