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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인천지부 콜트악기지회장 방종운(bjw11@hanmail.net)

일과건강 2006년 9월호




21일, 사측에서 최대의 바이어인 아이바네즈가 조합과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계획을 가지고 답을 달라며 보채고 있다. 21일에 파업을 하기로 했는데 사측에서 오전10시부터 회의를 하자고 한다. 못할게 없다. 회의를 하는 도중에 열이나 서 사측에 쏘아댔다. 

“임금은 중앙교섭과 지부교섭이 걸려있다. 지회는 단협을 하는 상황이다. 임금은 중앙이 끝나야 하지만 05년 보다 상위하다는 것을 알아 달라. 단협에서 지회가 주장하는 것은 조합활동 지부가 제시한 조합활동에 준하는 것이 어떠냐? 2007년에 정년퇴직자가 13명이 있어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정년연장은 꺼내지도 말라고? 찬물 끼얹는 소리다! 대학생 학자금도 그렇다. 고등학교를 1명에서 2명으로 늘이는 걸로 대신하겠다는 건데, 나이 드신 분들 (자식들이) 대학교에 다니지 고등학교에 다니는 사람이 많겠냐?”


최소한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려는 생각에 괘씸한 생각이 든다. 야! 개소리 말아라! 물량 주문를 받고 안 받고는 너희들 문제지 이제 경영까지 책임지라고 하는구나. 아예 회사 경영까지 책임지라고 해라! 파업이다! 지부는 콜트보다 더 힘들게 단협을 진행하는 창성 집회에 참여하려고 그쪽으로 향한다. 창성은 현재 지부집단교섭과 사용자단체협의회에 도장만 눌러놓고 “나 몰라라”하며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자본이다. 그래서 창성과 콜트는 자본 성격상 꼴통자본이며 2005년에도 이 두 개의 사업장 임단협이 10월에 끝난 아픔을 가지고 있다. 버스를 타고 갈 때 전에 2대였던 인원이 1대로 줄어들었다. 

그때 아산으로 이사 간 이웃사촌 분말지회가 임단협을 끝내고 올라 왔다. 임단협 내용은 우리로서 상상도 못하는 액수이다. 부채비율이 400%인, 재무구조가 튼튼하지 못한 회사인데 농담인지 진담인지 사장이 로또를 사서 맞히고 있다고 한다. 돈이 없어서. 그러나 콜트는 한국 400대 부자에서 순위 120위에 있다. 그나마 창성지회처럼 오픈 샵(open-shop)이었다면 콜트도 풍전등화가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조합원들의 단결여하에 따라 차이가 나는지 창성도 오전부터 회사 관리자에게 쫓겨 밖에서 연대를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의 외침! 

“합의 사항 이행하라!”    

“사용자 단체 가입하고, 집단교섭에 나와라!”

전번 집회 때 정문의 철문을 박살내고 들어가 집회를 하며 창성자본과 부딪쳐 그런지 아예 철문을 형무소에 철문보다 더 튼튼하게 만들어 놨고 그 뒤에서 창성의 모 이사의 빛나는 대머리에 여유 있는 웃음이 “너희들이 아무리 구호를 외친다고 해도 나는 현장을 장악했다. 해볼 테면 해보라!” 하는 것처럼 들려왔다. 지부집단교섭 참석과 사용자단체에 가입할 것이라는 도장을 찍어 놓고는 조합원을 열 받게 만들어서 법을 위반하게 조작해서 고소하는 자들, 약속을 안 지키는 놈들 때문에 발생한 문제를 법은 그들을 보호하니 이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인가를 생각해본다. 닫힌 철문 뒤에서 비열하게 웃음 짓는 이사를 본다. 굳게 닫힌 철문을 보며 인간이 만들어 놓은 덧에 갇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같은 철문이지만 KM&I지회를 생각한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위해 파업한다는 것이, 그 문을 열면 하나가 될 때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보았다. 철문을 부시는 그 투쟁은 사랑의 표현일 것이다. 군산 KM&I 비정규직 지회에서 본사가 있는 주안공장으로 올라 왔을 때 내일이라고 생각하며 채워진 정문 열쇠를 부수며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맞이하여 하나가 되어 한 집회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악법에 인간이 자유를 얻기 위한 도전이었다.


그래 해보자, 오늘도 창성집회에서 갈라놓은 철문을 부수기 위해 로프를 건다. 그리고 오함마로 철문 고리를 부순다. 노동자의 분노로 하나 된 힘이 되기 위해 잘못된 이 세상을 부순다. 곧이어 철문이 내동댕이쳐진다. 문 뒤에는 자재를 나르는 통으로 바리케이트를 쳤다. 100kg이나 나가는 통을 위로 3개씩 쌓아 10줄을 문 뒤에 받쳐 놓았고 전경들이 까마귀 떼처럼 악을 꽥꽥 쓰며 달려든다. 전경을 밀고 들어가서 집회공간을 마련하고 정문 앞에 집회를 하였다. 비열한 웃음을 짓고 있던 모 이사는 얼굴색이 변한다. 그래 자본들은 노동자가 하나 된 힘을 보일 때 무서워하는 것이다. 밀린 전경들이 사무실로 들어가는 곳을 가로막았다. 뒤에 있는 모 이사는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싫어 우거지상으로 여유를 보낸다. 우리는 그에게 야유를 보낸다. 

2005년 임단협에서 창성과 콜트는 마지막 까지 남은 지회였기에, 나에게 마이크가 주어졌다. 

“창성 꼴통자본이 왜 여기에 와서 난리냐! 그 원인을 만들어 놓은 게 창성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가! 우리 같이 귀하신 몸이 여기에 와서 철문을 뜯고 들어가야 하는 현실에 왜 꼴통자본은 이렇게끔 해야 하느냐! 도장은 왜 찍나! 창성도장은 그렇게 나 몰라라 하는 도장이냐! 이런 도장을 보고 물 도장이라고 한다. 이에 귀하신 몸을 우롱한 죄를 받아야 한다. 자! 여러분 힘차게 외쳐봅시다. 도장은 왜 찍어! 창성도장은 물 도장!” 

창성을 보며 힘은 조합원의 하나 됨에 나오고 현장에서 힘이 나오지 않을 때 투쟁은 힘들다는 생각을 한다. 21일 집회는 이렇게 끝났다.


중앙교섭이 막힘에 지회파업을 25일, 지회장 결의대회에서 하기로 했다. 인천은 강남 논현동 창성 회장이 있는 곳으로 쳐들어가기로 했다. 그날도 회사로부터 교섭하자는 제의가 왔다. 창성자본도 만만치 않게 또 오전부터 노사협의회를 하자고 교섭요청이 왔다. 오후에 잡혀진 파업이기에 교섭을 피할 이유가 없다. 21일 교섭에서 물량주문을 받기 위해 지회와 회사가 어떻게 할 것인지 답을 줘야 주문을 주겠다는 것이 바이어 입장이라고 억지를 부리더니 이제는 주문을 받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지키러 간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21일도 22일까지 사장에게 확답을 주어야 최대 바이어인 아이바네즈에게 물량주문을 받아 올 수 있다는 것이 계속적으로 주어왔던 주문을 주지 않을까봐 지키러 간다는 것이다. 화가 났다. 어디까지 해야 하는가! 

06년 임단협에서 회사가 우리 요구에 합의할 때 자동적으로 풀릴 일이다. 그렇게 사측에게 말을 해도 회사는 물고 늘어진다. 지회가 요구하는 06년 임단협은 지회에게 다 준다는 것으로 회사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회사에서만 어렵지, 뭘 어렵다고 말하고 있는가!  

알 만한 사람이 콜트의 재무제표를 보고, 이 재무구조를 가지고 어렵다는 사람은 혹시 미치지 않았는지 나에게 반문할 정도이다. 또 주문을 본다면 총매출액 2,075억 물량이었다. 주문량 문제가 아니다. 06년 이전보다 더 열악한 임금인상, 후생복지에 이제 악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올라가는 물가, 세금, 집, 학비, 의료 이러한 것이 해결된다면 이렇게 회사와 임단협에 목을 걸 것인가! 회사는 4개로 늘어났고 재무구조도 튼튼하고, 사장은 부자인데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 것을 말하지 말고 해준 것을 생각해 보라는 말을 남기고 창성집회에 갔다. 

창성으로 출발한 차안에서 절로 욕이 나왔다. 어디까지 가려고 하는가. 사장은 돈을 얼마나 더 벌어야 하는지. 삼성 전 회장도 죽을 때 가져가지 못한 돈에 미쳤는가. 05년 10월에도 콜트, 창성이 마지막에 타결된 지회로 애정이 더 갔기에 창성지회장에게 뼈있는 농담을 했다. 요사이 삭발, 단식이 통하지 않는다. 이제는 송전탑으로 올라가야 해결된다. 그만큼 자본이 악랄해졌다. 그날 집회에서도 이런 인연으로 투쟁사를 하게 됐다. 

“방금 사회자로부터 소개 받은 인천이 낳은 두개의 꼴통자본 창성, 콜트의 콜트지회장 방종운 입니다. 창성과 콜트는 천민자본 꼴통자본의 탄압을 받으며 굳건하게 투쟁하고 있습니다. 꼴통자본들은 닮은꼴이 있습니다. 

첫째, 자신들이 얼마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조합원들을 상대로 편지를 보내는 것이 똑같습니다. 조합원들이 마치 저희들의 전유물처럼 말이 되지 않은 말로 회유를 하고 있습니다. 파업을 하지 말라고요. 파업을 안 하게 하면 되지 않습니까! 노동3권에서 파업은 단체교섭을 하고 단결하여 단체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단체교섭에서 원활하게 교섭을 해야 하는데! 원활하게 해야 할 몫은 노사에게 있지만 사가 책임이 더 큰 것인데 그런데도 이놈들은 원활하게 교섭할 생각은 안하고 회사가 어렵다며 파업하지 말라고 합니다. 어렵지 않은 회사를 가지고 어렵다면서 조합원들을 상대로 편지를 보내는 짓을 하고 있습니다. 

둘째, 거짓말을 밥 먹듯 합니다. 마치 회사가 곧 무너질 것같이 어렵다면서 여러분들의 밥줄을 뺏기지 않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며 여러분들의 일자리는 없다고요. 창성과 콜트 역시도 똑같은 말을 합니다. 이제는 노동할 권리마저 빼앗아가는 이 회사, 알고 보면 흑자 난 회사입니다. 창성도 공장은 3개씩 늘어나 딴 데로 일감을 빼돌리며 적자라고 노래를 부릅니다. 성질이 안 납니까??

셋째, 이런 행위는 조합원들을 깔보고 우습게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합원들 서로가 싸우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항상 교섭에 들어가서 회사에게 속이지 마라! 깔보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면 지회의 강력한 도전을 받을 것이며 그렇지 않을 때는 임단협이 끝나며 사측과 생산에서 협조관계로 갈 것이다. 

꼴통자본은 이 세 가지를 밥 먹듯이 하고 있습니다. 도장은 자신의 신용을 말하는데 도장을 찍어놓고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이 자본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맙시다. 약속을 잘 지킬 때 이 사회가 밝아진다고 생각하며 여러분들의 하나 된 힘찬 투쟁을 부탁드립니다!”


이 말과 함께 “이곳만이 아닌데,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일들, 투쟁으로 새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야” 마음속으로 다짐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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