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건강 2006년 4월호, 이경호 산재노협 사무차장
“내가 산재를 당해보니 몰라서 혜택을 못 받는 사람도 있고 알면서도 회사의 압박 때문에 혜택을 받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다. 그리고 근로복지공단의 개악지침 때문에 불이익을 많이 받는 노동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그리고 자본과 정권에 대항한 산재보험 재도개혁 투쟁을 그 누구도 아닌 산재노동자 스스로가 주체로 나서서 투쟁을 해야 하지 않겠나?”
건강한 노동실현을 위한 산재노동자 모임에 김용복 팀장은 이렇게 말문들 텄다. 2002년 이렇게 함께 산재노동자를 조직하고자 하는 4명의 산재노동자는 대구산업보건연구회 내에 ‘건강한 노동실현을 위한 산재노동자 모임(이하 산재노동자 모임)’을 결성하였다. 하지만 4명의 산재노동자로서 활동을 진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고 한다.
“사실 2002년부터 모임을 시작하였지만 실질적인 활동은 2005년부터 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 이전에는 많은 산재노동자들이 함께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함께 하려는 산재노동자들이 조금 늘어나 이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단계이다.”
산재노동자 모임은 활동 초기 단계에 접어들면서 회원 조직사업과 7~8명의 회원들과 함께 병원방문과 산재노동자들을 상대로 선전전을 진행 하고 한 달에 4회 정도 모임을 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진행 중이다.
일상사는 이야기들과 회원들끼리 학습모임 그리고 병원방문을 주되게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활동을 진행 하면서 많은 어려움도 따른다고 한다.
“선전전을 하고 병원방문을 하면서 병원에 요양 중인 노동자들이 우리를 브로커라고 의심해서 심리적으로 힘들었고 그리고 활동하는 산재노동자들이 워낙 없어서 조금 힘든 측면이 있었다. 경험이 많이 없어 산재노동자들과 유대관계를 맺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1시간 반에 가까운 대화에서 한결같은 이야기는 “노동안전보건투쟁에서 산재노동자들은 대상자가 아닌 주체이다. 산재노동자들이 주체로서 투쟁하는 모습들을 함께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또한 “부족하지만 함께 고민하고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함께 만들자”라는 말도 빠지지 않았다.
대화를 마치면서 생각하고 있는 이상에 대해 넌지시 질문을 던져 보았다. 그는 “어렵게 말할 필요가 없다”며 “모든 노동자, 민중이 건강하고 잘 먹고 잘사는 세상이다”라고 웃으며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