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죽은 후에 10여일간 곡기를 끊었다는 진돗개 백구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런데 묘하게 근로복지공단이 떠올랐습니다. 노동자를 주인으로 섬겨야할 공무원, 그것도 산재노동자에게 질좋은 서비슬 제공해야 할 근로복지공단은 주인을 오히려 머슴만도 못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엉뚱한 사람(자본)을 주인으로 믿고 따르고 있습니다. 주인도 못 알아보는 이 근로복지공단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7월 14일 오후 3시. 근로복지공단 앞 도로와 인도, 그리고 골목은 전국에서 올라온 노동자, 노동안전보건단체 활동가들로 꽈악 메워져 있었다. "산재보험 공공성 확보∘산재보험 제도개악 폐기∘방용석 퇴진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석한 1천여 대오는 최근 극에 달한 근로복지공단의 폭력행정을 비난하고 공단 및 산재보험 개혁과 방용석 이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대회사에 나선 이수호 위원장은 근로복지공단의 폭력행정과 더불어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위원회 등 노동부 및 소속 위원회들의 자본에 충실한 행정을 맹비난했다. 특히 “칡 성분이 전혀 없는 칡냉면이 단속되었듯이 노동자를 위하지 않는 노동부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하며 물러섬 없이 김대환 노동부 장관 퇴진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발언에 나선 이영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전재환 금속노조 위원장, 배강욱 화학섬유연맹 위원장도 한결같이 근로복지공단의 폭력행정을 비난하고 개혁을 요구했다.
이날 상징의식에서 결의대회 참가 노동자들은 ‘근조 근로복지공단, 근조 방용석’기를 갈기갈기 찢고 공단을 둘러싸는 인간띠 잇기에 나섰다. 전경들이 인간띠 잇기를 봉쇄하자 전경 저지선을 뚫고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허가난 집회주변 이동권을 방해하는 전투경찰에게 거세게 항의했지만 결국 인간띠 잇기는 무산되었다.
노동자들은 인간띠 잇기 봉쇄와 근로복지공단 폭력행정에 항의하며 애초 전달하려 했던 ‘산업보험 제도개악 폐기와 산재보험 제도 개혁을 위한 항의 및 요구서한’을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고 결의문을 채택했다.
산재노동자들 서비스 기관이어야 할 근로복지공단은 오히려 노동자 위에 군림하고 산재불승인 남발, 강제요양 종결, 민원인 폭력집단으로 매도 등, 극에 달한 폭력행정을 벌이고 있다. 산재보험료를 미납한 사업주를 벌하기 보다는 산재를 불승인하고 치료도 끝나지 않는 노동자를 병원에서 쫓아내 산재보험 기금을 확보하겠다고 말한다.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고 자정하지 못하니 노동자가 나설 수밖에 없다. ∎각종 개악지침 폐기투쟁 ∎하이텍 산재승인 쟁취투쟁 ∎방용석 이사장 퇴진 투쟁 ∎산재보험 개혁투쟁에 적극 결합을 결의한 노동자들이 나서서 산재보험 공공성과 공단 개혁을 이뤄낼 것이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는 노동자 건강권을 주제로는 처음으로 열린 민주노총 전국 집회이기도 했다.
최초 기사 작성일 : 2005-07-16 오후 3: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