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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곽현석 측정팀장이 대구지하철에 다녀왔다. 한참 파업중인 대구지하철의 소건영 안전복지국장을 만나고 온 다음 교육센터에 "대구지하철 방문소감"을 보내왔다. 동지들에게 그대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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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일 서울지하철 노동조합 명예산업안전감독관과 함께 대구지하철을 방문했다. 지난 2월 원진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작업환경측정을 진행하고 몇 달 전 현장조합원 설명회까지 진행한 사업장이라... 파업상황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변변히 조합 안전복지국장에게 격려전화도 못하고 직접방문하지 못한 죄가 큰지라..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월배기지에 들어선 순간 길게 늘어선 천막과 텐트... 검게 그을린 얼굴의 현장노동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대책위처럼 보이는 회의가 진행되기도 하고, 시민단체나 타 기관에서 온 듯한 사람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고, 더위를 식히려는지 세면도구를 가지고 걸음을 재촉하는 등 투쟁현장에서 생기가 느껴진다.


조합에 들어서서 잠시 기다리다 보니 안전복지국장이 들어서며, 더 까매진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었다. 다소 피곤한 기색이지만.. 눈빛만은 강렬해서 인상적이다 못해 감동적이다.


파업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진행상황 및 전망에 대해 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온다.


"현재 23일째 파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파업후 며칠간 분소장들의 일부 이탈외에는 대오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900 여명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90% 가까운 참여율입니다. 조합 집행간부들도 조합원들이 이렇게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때도 있습니다. 우리 조합원들이 참 착해요~. 조합간부들을 무서워하면서도 집행부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며 지시에 잘 따르고 있습니다. 일정별로 진행되는 결의대회, 강연/교육참석 등을 비롯해 심지어 음주, 취침시간 등도 철저히 규제하고 통제하고 있지만.. 별 불만없이 잘 따라줍니다. 조합원들의 투쟁대오가 이렇게 강건한데 직권중재 때려봐야 별 소용있겠습니까?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겁니다!!!"


잠깐 자리를 비워 복도에서 우연히 낯익은 얼굴을 만났다. 지난 2월 작업환경측정때 만나 이런 말을 해준 노동자..."사고 직후 죄인이 된 심정이었기 때문에 동네에서 얼굴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다녔습니다. 근무복을 입고 있던 저희들한테 쏠리던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은 아마 잊을수가 없을 겁니다." 몇 달만에 만난 얼굴은 하얀 치아만 보일 정도로 검게 타서  당혹스러울 정도였지만...이내 서로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장기간 파업하고 있지만 별로 힘든지 모르겠고, 건강도 문제없다며 이번 파업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까지 내비친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무척이나 가벼운 마음이었다. "야 한번 다녀와야 하는거 아니냐?"던 김신범 교육센터 실장에게도 볼 면목이 생겼고, 무엇보다도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 건강한 모습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예전 조합원 설명회 자리에서 대구지하철 노동자들의 입을 통해 나온 이야기를 되새겨본다.

"대구시민들이 과연 시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서... 정비하면서 중금속, 미생물 덩어리인 먼지 뒤집어쓰고, 유기용제 마시고, 환기도 잘 안되는 지하역사와 터널에서 매연 마시면서, 교대제와 소음에 잠도 제대로 못자는 노동환경을 감수하라고 강요하겠습니까?"

"건강한 노동환경은 우리 스스로 지키고 쟁취하는 겁니다. 우리의 건강이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이를 알려나갈 겁니다."  


대구지역언론을 제외한 중앙언론에서는 더 이상 다루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망각하고, 대구지하철이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대구 월배차량기지에서는 아직도 20일이 넘는 장기간동안 9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그리운 가족들을 뒤로 하고 열심히 투쟁하고 있었다.


대구지하철 노동자들의 연봉이 4천3백만원이라는 둥 거짓언론보도를 통해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배부른 노동자들의 괜한 투정"정도로 왜곡하려는 대구시장과 공사의 작태를 보면서... 값비싼 희생을 치루고도 제대로 반성할 줄 모르는 그들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한번 열어서 살펴보고 싶다.


흔히들 궤도사업장의 파업을 "시민의 발을 볼모로...." 어쩌고 저쩌고 하는 언론보도를 보면 똑같이 대꾸해주고 싶다. "그러는 너희는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볼모로 지하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냐고..."


건강한 제조업노동자에게서 양질의 제품이 생산된다.

건강한 지하철 노동자에게서 지하철운행과 관련된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다.

누구에게?... 노동자를 포함한 시민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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