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여수산단은 뜨겁다. 봄부터 여수산단의 화학섬유연맹 소속 사업장들이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하고, 지역발전기금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엘지정유가 지역발전기금과 비정규직보호를 핵심요구로 내걸고 파업에 돌입하였다.
<6신> 명동성당에서(07/23)
엘지정유 조합원들은 뿔뿔이 산개하여 지내고 있다. 조합원들은 조합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을 통해, 그리고 핸드폰을 통해 지침을 확인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합원들 중에서 이탈자는 30여명... 처음부터 동요가 심했던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오는 흐트러짐이 없다. 엘지정유 간부들에게는 체포영장이 청구되었기 때문에 현재 명동성당 천막에서 지내고 있다. (사진 : 명동성당 앞의 동지들)
김정곤 위원장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조합원들의 소식을 일일이 확인하고, 인터넷을 통해 조합원들, 그리고 여수에서 함께 하고 있는 가족대책위원회의 부인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 더운 천막안....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전하는 김정곤 위원장)
한편, 민중의 소리에서는 엘지정유 파업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자세한 기사를 함께 읽어보자.
LG 칼텍스정유 파업, 여수공단으로 번질듯
노조측, "파업5일차 LG정유 핵심공정 업무복귀율 1%도 안돼"
금영재 기자
17%의 업무복귀율을 보이고 있으며 공장가동이 정상화되고 있다던 LG 칼텍스의 업무복귀율이 실제는 10% 미만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칼텍스노조 조직국장 이동익씨는“파업참가인원 9백명을 기준으로 현재 30여명이 복귀,이탈했다. 외곽지역의 저유소를 제외하고 핵심정유가공공정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의 업무복귀율은 1%로도 채 안된다”면서 회사측의 심리전이 가련할 따름”이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특히 회사측의 업무복귀율 발표는 처음부터 징계와 해고위협을 받아 파업에 참가하지 못한 1백명을 포함한 것으로 밝혀져 ‘복귀율’로 따진다면 3% 미만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러한 사정을 반영한 듯 회사측은 처음 업무복귀 마감시한을 이미 2차례나 연기했다. 처음엔 22일 오전 8시를 기해 미복귀 조합원에 대해‘해고통첩 및 징계’를 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업무복귀율이 예상만큼 나오지 않자 다시 23일 오후 10시로 연기했지만 이것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회사측을 괴롭히는 것은 연이은 사고와 공장가동의 문제이다.
지난 21일 회사측은 400여명의 대체인력을 투입해서 ‘정상가동’하겠다고 하였지만 20일 폭발사고에 이어 23일에도 정유가공의 핵심장치인 오하이드 왕복동 콤푸레이션(CDU O/H Compressor)이 가동중 파손되어 수리에 급급한 실정이다.
정유업의 특성상 수십개의 공정이 연동(연쇄공정)으로 되어있어 한 부분의 정상화만으론 전체가공공정의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업효과'에 애를 먹고있는 것으로 보인다.즉, 생각보다 사상초유의 총파업에 공권력투입이라 파업이 깨질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것.
여수지역 석유화학 산업, 연쇄 파업 이어져
삼남석유화학,한국바스프,동부건설노조,대성산업가스노조등의 핵심사업장이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여수지역 건설노조원 4천명이 파업 4일째를 맞았다.오늘 여천 NCC노조가 72.4%의 찬성율로 총파업에 돌입.연쇄 총파업은 거의 폭발적 양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여수지역의 17개 업체 노조의 간부들이 '연대농성'에 돌입했으며 지역시민사회단체들도 결합했다. 이러한 연대의 움직임은 지난 21일 ‘LG정유 공권력투입 규탄대회’당시 인근의 노동자들이 4천명이나 참가한 것에서도 심삼치않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또한 여수지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철폐’를 들고 싸우는 LG칼텍스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며 연대파업을 준비하고 있고 여수시민단체협의회’역시 '지역 공헌기금 투자’를 주장하는 노조측의 손을 들어주고 매일 시민집회를 열고 있어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파업분위기를 실감케하고 있다.
조직국장 이씨는 “언론만을 보면 완전히 우리가 죽일 놈에다 밀리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현장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면서 회사측의 언론사업을 측은하다는 듯이 말했다.
한편 LG공장에서 11년차 근무했던 노동자 한씨(40)는 ”과거엔 여수산업단지의 관련업계가 사전에 ‘파업담합’을 통해 교섭선을 담합해왔다면 이번엔'화학섬유연맹 여수지역 공동투쟁본부’라는 이름으로 단위산업장의 노조들이 일제히 인력충원,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지역공헌기금 확보’를 주장하고 나선만큼 호락호락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4년07월23일 ⓒ민중의 소리
<5신> 경희대 집결... 800명 넘는 대오가 모이다.
화학섬유연맹의 연락을 받고 경희대로 간 시간이 오후 5시 경이었습니다. 동지들은 계속 집결중이었고, 서로의 믿음을 확인하면서 새로운 동지들이 올 때마다 환호와 박수로 맞는 모습이었습니다. 오후 5시 30분 경 경희대의 스탠드는 점점 차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1시 넘어서는 스탠드가 꽉차고 옆으로 더 넓어져야만 했습니다. 동지들은 숙소가 마련되지 않아 대부분 스탠드에서 노숙을 했습니다.
<4신> 여수시민협의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여수앞바다"님의 의견
보수언론에서는 여수시민단체들이 노동자들의 파업에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수시민협의회 홈페이지에는 그렇지 않은 글이 올라와 있어 소개한다.
작성자 : 여수앞바다 올라온 날 : 2004-07-20(화)
LG 정유 파업, 시민의 요구도 포함되어야 한다.
LG정유가 임금 인상이 아니라 맨 끝에 열거한 6가지 이유로 7월 18일 전면 파업에 들어가 회사측은 공장 가동을 중단하였다. 전국 뉴스를 타서 지역 이미지에는 크게 좋을 것이 없을 것 같다. 따라서 이미 그렇게 된 마당에 우리 여수에 도움이 되는 것을 요구해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파업은 무조건 나쁘고, 합의는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법에 보장된 단체 행동권이고, 사법적 판단에 불법이 아니라면 우리 시민은 냉정하게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앞으로 산업 평화를 위해서 한번은 거쳐야 하는 공장 가동 중지라면 꼭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매년 공장을 끌 것 같은 불안감을 조성하다 정규직만의 임금 인상과 근로 조건 개선으로 끝나는 식의 되풀이 되는 단체 행동보다 지금까지 문제가 된 것을 확실히 정리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도 있다.
우리 ‘여수석유화학산단’은 울산 현대중공업과 같이 협력 업체가 많지 않아서 파업에 따른 피해가 심각하지 않을 정도로 고용 효과와 경제 파급 효과가 적은 업종들만 모여 있다. 물론 LG 정유 협력 업체는 타격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저가 입찰에 따른 피해를 감안한다면 이번 기회에 불합리한 하청 구조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노조의 주장대로 지난해 3800억원의 순이익을 허씨 일가와 칼텍스가 나눠가졌다면 우리 여수시민은 용서할 수 없다. 그렇게 간절히 바라던 연간 50억 정도의 프로농구단 연고지 유지마저 거부하였고, 같은 업종의 SK 정유가 울산에 1000억원의 생태공원을 지어 준 것에 비하면 LG 정유는 우리 지역을 한 일이 전혀 없다.
매년 엄청난 순이익을 내면서도 LG 정유 이름으로 공공 시설 하나 지어 준 것이 없고, 씨프린스호 사고와 잇단 정유 운반선 좌초로 황금 어장을 황폐화시키기만 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지역에 비해서 기름값이라도 싼 것이 아니라 지역민의 원성이 높다. 여수에서 기름값 인하를 요구하는 시민 행동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을 정도이다.
시민들 중에는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 이 시기에 파업을 하는 노동조합에 등을 돌리기도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LG 정유 회사를 두둔하는 시민은 드물다. 오히려 노동자의 임금이 올라가면 그거라도 지역에 이익이 되지 않겠느냐는 말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임금 투쟁 일변도의 노동조합이 변하기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LG 정유사가 먼저 시민으로부터 사랑을 받으면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 시민들이 파업하는 노동자에 맞서서 LG 정유를 지킬 수 있다.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려면 구체적인 지역 친화 사업,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기업으로 변신을 해야 한다. 온통 여수시민이 기름은 LG 정유 기름만 넣고, 전국의 친지에게 LG 정유 기름을 넣어라 말 하게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여수석유화학산단’이 유화산업이 호황이던 시절, 지역을 위해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은 것도 어떻게 보면 모두가 LG 정유 때문이다. ‘여수석유화학산단’ 모태 기업이면서 지난 37년 동안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지역 업체 육성도 하지 않았고, 지역민을 우선 채용하지도 않았고, 대졸 엔지니어에 단 한 명의 여수대학교 출신을 특채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역에 문예회관이나 도서관 같은 시설 하나 건립하지 않았다. 국가로부터 이익을 보장받는 LG 정유가 이런데 어떤 입주 회사가 지역에 기여를 하려고 하겠는가? 오히려 LG 정유 눈치만 보고 있다. 오직 허씨 일가만을 위해서 우리 여수는 대기 오염과 수질 오염, 토양 오염을 감수하였다. 잦은 화재 폭발, 안전 사고에 우리 형제들의 목숨을 바쳤고 우리 여수 이미지만 부정적으로 만들어 오죽했으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었다.
공장은 녹지율과 건폐율을 줄이면서까지 빽빽하게 확장되었지만 종업원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고, 정규직이 맡고 있던 많은 부분을 아웃소싱하여 노무비를 줄이는데 급급하였다. 지역 업체를 육성하기 위해서 구매와 공사, 운송에 있어서 어떠한 혜택도 없었다.
그뿐인가 사택부지는 업무용으로 만들어 지방세까지 감면 받았고, 최근에는 땅값을 올리기 위해 종 변경까지 추진하였다. 오너와 다국적 기업의 배당 이익에만 안중에 있고 지역은 관심이 없다. 혹시 문제가 될지 모르니까 푼돈으로 언론인, 정치인, 주민, 사회단체를 달래 “사랑해요 LG”를 만들려고 한다.
이제 우리 여수시민은 보다 냉정하게 이 문제를 바라보면서 여수를 위해서 무엇이 도움이 되는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그것은 앞으로 더 이상 이와 같은 불상사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차원이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노조와 다른 시민적 요구를 내세워야 한다. 여수를 희생해서 얻은 수익의 일부를 여수를 위해 투자하라는 요구이다.
노조는 시민의 지지를 얻기 위한 명분으로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민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혹시 이와 같은 주장은 구체적인 성과가 없이 노동자의 요구만 반영하는 합의를 한다면 이제 LG 정유 노동조합까지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다.
경찰 당국도 섣부른 공권력 투입으로 인해 더 큰 불상사와 지역 이미지 훼손을 해서는 안 된다. 종업원도 몇 되지도 않은 여수산단이 울산처럼 대규모 노동 쟁의한 것으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 가능한 노사간의 협상과 타협을 통해 슬기롭게 합의를 하도록 종용해야 한다.
언론사도 보도를 할 때 특종 의식보다는 지역적 파장을 고려하여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를 해야 한다. 양측을 토론의 자리로 끌어내어서 자유롭게 토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끝>
-LG 정유노동조합의 요구사항-
1. 일자리 늘리기와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주 5일 주 40시간제
2.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정규직화를 통한 사회정의 실현
3. 공해유발 업체로서 지역사회 기여를 통한 사회정의 실현
4. 주주배당 98% 세계신기록 기업, 비상장 기업으로서 공정분배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5. 적정인원 확보 및 고용안정 제도 개선
6.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 없는 노사대등 조합활동 보장
<3신> 인터넷을 통해 퍼지는 엘지정유 조합원의 편지
안녕하십니까. 엘지정유 노조원입니다.
지금 회사쪽에서 공권력을 요청하여서 힘없는 우리는 조합원은 산개투쟁중입니다.
자본에 휘둘려서 처참하게 무너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산개적으로 전국적으로 퍼져서 계속적으로 투쟁할것입니다.
회사측의 치졸한 행동으로 저희는 사랑하는 회사를 떠날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37년간의 회사의 노무관리로 인하여 노예처럼 살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서 선배들 후배들이 뭉쳐서 새롭게 변화하기 위해서 파업의 길로 갈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사측의 언론 플레이로 우리를 귀족노동자로고 믿고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목숨을 담보로 하루 16시간씩 o/t로 인하여 추가 금액을 벌면서 7000만원이라는 연봉을 받는걸로 외곡되고 있습니다.
사측의 언론 플레이에 너무 호도 되지 마십시요. 저희는 목숨을 담보로 일하고 있습니다. 7000만원이라는 연봉을 받았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하루에 8시간씩 일하면서 o/t로 8시간 추가로 인하면 16시간입니다.
거기에다가 집에서 왔다갔다하면 2시간이 추가됩니다. 집에서는 6시간 밖에 자지못하고 회사에서 땀을 흘리며 일합니다. 이러케 일하고도 우리의 연봉은 평균 6000만원 정도입니다. 물론 6000만원도 만타고 하겠지요. 하지만 하루에 6시간씩자고 나머지를 회사에서 보낸다고 생각해보십시요 우리는 사무직이 아닙니다.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사무직이 하지않는 힘든일을 합니다. 땡볕에서 일을 합니다. 이런 우리에게 자본은 저희를 인간취급하지 않습니다. 물론 여천산단 동지여러분이 이러케 일해서 돈을 법니다. 시민여러분 사측의 언론플레이에 너무 기울이지 마십시요.
자세하게 알고 싶으면 www/lgoil.or.kr로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우리 이익을 바라는게 아닙니다. 새로운 엘지정유의 문화와 우리 동지들의 그나마 새로운 삶을 영위하게 위해서 자본에게 대항하는것 뿐입니다.
우리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지금 lg정유동지들은 산개투쟁중입니다. 이글을 읽는 동지들은 인터넷에 퍼트려 주십시요. 그리고 바스프 게시판으로 글을 올려주세요
엘지정유 동지여러분 우리는 승리합니다.
자본의 억압에 굴복하지 않고 우리는 반드시 새로운 노동자의 시대를 열기위해 기필코 승리를 할것입니다. 투쟁 ~
산개투쟁중인 엘지정유 조합원 정유생산부문 조합원이었습니다.
<2신> 07/20 오전 11시 30분
화학섬유연맹에 따르면 어제 밤 전경들의 숫자가 늘면서 공장을 침탈할 것이라는 예측이 되어 엘지정유 조합원들은 산개했으며, 현재 서울로 집결하는 중이라고 한다. 일부는 민주노총에 도착해 있다.
<1신>
여수산단의 파업에 대해 보수언론의 빈정거림이 너무 심하다. 고임금 노동자들의 파업이라며 노동자들의 요구를 애써 이기주의로 돌리려한다. 하지만, 엘지정유, 한국바스프, 금호피앤비 등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요구는 절대로 임금이 아니다. 그들은 세가지 요구를 내걸고 있었다. 첫째, 지역사회발전기금조성, 둘째, 비정규직 차별철폐, 셋째, 주5일제 쟁취.
교육센터는 지난 7월 19일 직권중재가 떨어지고 점차 긴장이 팽팽해지는 엘지정유를 방문했다. 공장의 굴뚝에서는 연기가 사그러 들고 있었다. 회사에서 불을 껐다고 한다. 지역건설노동자들이 대오를 갖춰 엘지정유로 들어오고 있었다. 노동자들은 알고 있었다. 보수 언론이 아무리 떠들어도 우리의 요구는 함께 해야할 것이라는 점을.
이 글은 왜 여수산단의 노동자들이 지역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하려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여수산단 노동자들의 떳떳한 투쟁에 대해 더이상 왜곡하지 말라.
여수산단, 발암물질 배출이 심각
2003년 10월 15일 환경부는 전국 공단에서 배출되는 발암물질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부는 15일 지난 2001년 1년 동안 전국의 50명 이상 화학물질 배출업체 1023곳이 내보낸 유해 화학물질량은 모두 112종 3만6천여t이며 이 가운데 16%인 5767t은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라고 밝혔다. 화학업체가 밀집한 울산미포산단은 24종 1564t, 전남 여수산단은 22종 1118t의 발암성 물질을 배출해 두 곳이 전국 배출량의 46%를 차지했다. 이들 두 산단은 또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벤젠․염화비닐․산화에틸렌 등의 전국 배출량 가운데 68%를 내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 2003년 10월 15일자)”
즉, 여수산단은 전국 발암물질의 20 %를 배출하고 있으며, 1급 발암물질의 경우 이보다 훨씬 높게 굴뚝으로 배출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가 없는가?
199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여수산단주변 주민 암에 걸릴 확률 전국평균보다 27.5 % 높다.
2001년 환경부, 여수산단 주변 주민 1만명당 23명이 암에 걸릴 위험있다.
2003년 전남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 타지역보다 암사망율 12 % 높고, 어린이 기관지 과민성 13.7 %(양성율 33.9 %) 더 높다.
2003년 산업안전공단, 여수산단 전․현직 노동자 1만774명 중 68건(67명․1명은 두가지 암)의 암이 발생하였고, 여수산단 노동자 백혈병 등 조혈기계 암 위험이 타 지역보다 높다.
결론적으로 여수산단은 주거환경으로 부적합하며, 일할 환경으로도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의 조사 결과조차 낮게 평가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왜냐하면, 여수산단에서는 벤젠 이외에도 부타디엔이나 각종 발암물질들이 많은데, 정확하게 물질의 종류가 파악된 적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의 연구결과에서는 단기간 고농도 노출에 의한 백혈병의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나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평균 농도로만 계산해서 여수산단은 아무 문제없는 것처럼 계속 숨겨왔기 때문이다. 2003년 산업안전공단의 발표는 최근 암환자가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장기간 노출에 의해 뒤늦게 나타나는 암의 위험이 드디어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즉, 이제 암의 문제는 더 심각해 질 것이라는 뜻이다.
온산병의 판박이, 여수산단 주변 주민들은 봉인가?
1980년대 온산에서는 온산병이라는 이름의 환경병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적 있다. 이 병은 온산공단에서 배출되는 각종 중금속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데, 기가 막힌 것은 기업의 윤리의식 결핍이다. 온산공단에서는 환경처리시설을 전혀 하지 않은채 몇 십년 동안 공단을 운영해 왔다. 1년에 12억 정도 들어가는 폐수처리시설을 운영하는 것보다 6년간 15억으로 주민들의 입을 막는 것이 더 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온산주민들은 이주를 요구했지만, 책임을지지 않으려는 온산공단 기업들의 나몰라라식 대처 때문에 제대로 이주조차 하지 못했다.
여수산단은 온산과 달랐는가? 그렇지 않다. 공단 주변의 하천과 바다는 이미 파괴될 대로 파괴되었고, 유해물질들이 걸리지지 않은채 이미 주변 환경에 침투한 것이 분명하다. 물론, 최근에야 환경법이 강화되면서 무단 방류와 같은 것은 하지 않지만, 주민들이 이주할 수 밖에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이주대책 또한 책임지려 하지 않는 기업들 때문에 예산이 부족한 지자체만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사회발전기금을 통해 문제를 조사하고, 대책을 세우자는 것이 파업의 요구
단순히 산단의 노동자들이 더 많은 월급을 받기 위해 싸우는 시대는 지났다. 여수산단의 노동자들은 지금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기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 기금은 지금까지 여수산단의 기업들이 기업을 운영하면서 지역환경을 파괴해온 것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이주와 보상만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어떠한 질병이 나타나고 있는지 조사하고, 그것의 치료를 기업이 책임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파괴된 환경을 복구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여수산단의 노동자들은 미국 석유화학산업의 노동자들과 지역주민들이 연대하는 “노동자-이웃연대 프로그램”을 잘 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주민들에게 화학산단이 미치는 환경과 건강영향에 대처하기 위해 노동자와 주민들이 손을 잡은 것이고, 지금은 환경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면서 미국 환경부가 환경정책을 수립할 때 가장 먼저 찾아오는 비정부기구가 되고 있다. 또한 환경문제의 해결 이후 점차 지역사회의 낙후된 경제와 일자리창출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수산단의 노동자들은 떳떳하게 일하고 싶다. 고임금이라며 말을 못하게 해서, 주민들에게 피해가 될 줄 뻔히 아는 작업을 해야했던 과거를 반성한다. 미안한 마음과 눈치보는 마음으로 묵과했던 과거에 반성한다. 이제는 떳떳해지고 싶다. 여수산단 노동자들이 떳떳해지는 출발은 여수산단이 주변환경을 파괴했다는 것을 노동자와 주민들의 연대로 풀어나갈 때 시작된다고 믿는다. 여수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격려가 있다면, 이제 노동자들은 따로 잘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함께 잘 사는 사람들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