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열사님들에게 머리 숙여 기원합니다. 지니고 가신 병든 육체와 통한의 고통을 하늘나라에서 다 씻어내고 이 땅에서 못 이룬 꿈 다 이루시어 평안하시기를... 그리고 산재 없는 그 날까지 투쟁을 향한 저희들의 가슴에 열사님들의 아픔을 영원히 각인시켜 주시길... (김종열 전국산재피해자단체연합 의장의 추모사 중에서)
2004년 6월 27일 오전 11시 마석모란 공원에서는 2004년 산재노동자 합동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는 150여 명의 동지들이 참석했으며, 전국산재피해자단체연합 김학기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추모사는 김종열 의장, 이혜선 민주노총 부위원장, 양길승 녹색병원 원장,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에서 해주었다.
이혜선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건강권 확보투쟁에 나서지 못했던 과거를 반성하면서, 노동자 건강권 투쟁을 조직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실천에 나서려 하며, 노동안전보건위원회를 힘있게 조직하여 근골격계 직업병과 과로사를 양산하는 신자유주의 정책과 노동강도를 저지하는 투쟁을 조직하는 한편, 노동자의 건강은 우선적으로 보호되고 고려되어야 할 가치라는 것을 사회적으로 확인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녹색병원의 양길승 원장은 "원진레이온의 투쟁이 최초로 노동자가 만든 전문치료기관과 노동자 건강 연구기관을 만들었고, 녹색병원이라는 4백 병상짜리 종합병원으로 키워냈다며, 노동자 건강은 이제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추구하고 실현할 수 있는 조직과 기구를 갖추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방종운 동지(건강한노동세상)가 추모시를 낭송하였으며, 문송면군의 유가족 인사가 있었다. 참석한 동지들은 문송면 군의 영정앞에 헌화하며 다시 한 번 문송면 군의 죽음을 가슴에 깊이 새겨 넣었다.
추모제가 끝나고 산재노동자들의 묘소를 참배하면서 한 분 한 분 살아오신 길과 죽음에 이르렀던 과정에 대해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행사는 매년 개최된다. 교육센터는 앞으로 현장에서 안전보건 활동을 하는 노동조합 간부동지들, 조합원동지들의 참여가 더 늘기를 바란다. 선배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고, 돌아가신 산재노동자들의 삶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