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택시노동자 과로사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하였다.5월 7일 국세청앞 광화문 열린마당에서는 민주택시연맹이 주최한 『택시회사 부가가치세 부실운영 국세청 규탄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택시회사가 부가가치세 감면액을 택시운전자 처우개선과 근로조건 향상에 사용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업주들이 이를 임의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택시회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촉구하는 집회였다.16시 30분 집회도중 서울 정오교통 대의원 조경식 동지는 단상으로 올라와 신나를 몸에 끼얹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 "노조탄압 중단하라 ! 부가세 지급하라 !"고 외쳤다. 분신 당시 1,000여명의 민주택시연맹 소속 서울지역 택시노동자들이 모여 부가세 경감분 전액 지급을 요구하며 국세청 규탄집회를 진행 중이었으며 구수영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국세청면담을 마친 직후 집회장으로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조경식 동지는 유서를 통해 정오교통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알리고, 택시노동자들의 단결을 촉구하였다.
김종우사장 들어라
분명 당신에게 신세는 졌지만 나는 택시노동자다.
그 이유로 당신에 꼭두각시 노릇은 할 수가 없다.
지금 정오교통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1) 가불을 할려면 도급과 사직을 강요하고(예: 김재홍씨)
2) 2004년 17차 정기총회 시간도 인정못한다고 하고
3) 사당동 운전수 안전교육도 휴일날 보내면서 휴일수당도 주지 않고
4) 연말 의료보(의료보험으로 예상됨) 정산액 환급금 횡령하고
5) 사채업자 모양 김사장 동생 김종돈은 돈 빌려주고
5부이자받고 보증인한테 퇴직금 갈취하고
6) 부가세 감면분 마음대로 횡령하면서 노동자 탄압하고
7) 새차도 사측에 아부떠는 동지들만 주고(평등하지 않고)
8) 노노간에 싸움을 부추기고
9) 땜방도 아부떠는(사측) 동지들만 인정하고
10) 건강진단 조금 늦는다고 사직을 강요하고 폭언하고(김상무)
노동자들이여 진정한 노동운동은 말로안닌 몸소 실천만해야 우리에 권익을 빼앗기지 않고 지킬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 한 목숨 받쳐 택시노동자에 해방이 됬으면 합니다. (유서 中에서)
조경식 동지는 오후 8시15분 현재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전신에 49% 화상을 입었고 기도가 크게 손상돼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전국민주택시연맹의 구수영 위원장과 오춘산 서울본부장 및 각 단조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간부들은 분신사태 직후 현장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비상체계로 전환하는 한편, 집회를 정리한 후 한강성심병원으로 이동하여 급히 도착한 민주노총 지도부와 함께 비상하게 대응하고 있다. 5월 7일 전국민주택시연맹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총력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우리 연맹은 이번 사태가 사상 최악의 파탄지경에 이른 택시노동자들의 열악한 조건에서 택시회사에서 사업주들이 벌이고 있는 탄압행위와 각종 부당행위, 심지어 정부가 택시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근로조건 향상에 사용하라고 경감해준 부가가치세 조차도 지급하지 않고 사업주들이 마음대로 챙길 정도로 심각하며 이에 못 견딘 택시노동자가 자신의 몸을 불사르며 정부와 사업주들의 만행을 만천하에 고발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 본다.
힘없고 빽없는 택시노동자들이 얼마나 극심한 탄압과 불법 부당행위에 시달렸으면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 하였겠는가 ?
이번 분신사태의 모든 책임은 그동안 택시제도개혁과 택시노동자의 생활임금 보장, 월급제 실시, 택시업계에 만연된 불법경영과 부당노동행위를 방치해 왔던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우리 연맹은 오늘 5월 7일 집회에서 정부에 부가가치세 경감분 전액 지급과 제도개혁, 택시업계의 불법 부당행위 근절을 촉구하고 5월 13일 2차 투쟁집회를 개최하는 한편, 6월말까지 정부가 추진하는 7.1 택시요금인상을 분쇄하고 택시제도개혁과 생활임금 보장 대책을 촉구하는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을 선포하는 자리였다.
우리 연맹은 향후 민주노총과 함께 비상체계로 전환해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이다.
이후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와 택시사업주에 있음을 엄중히 밝힌다.
전국민주택시연맹 성명서 中
전국민주택시연맹은 5월 10일 오전 10시 30분에 민주노총과 함께 기자회견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 소식을 들은 택시노동자들은 다음 카페 등을 통해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을 나누고 있다. 전국택시개혁추진연합(http://cafe.daum.net/taxireformation)에는 이석호taxiblue라는 아이디로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와있다.
이번이 벌써 몇 번 째 입니까...
언제까지 끝도 없는 노동법 화형식을 치루며 노동해방을 외쳐야 합니까!
기약 없는 초과착취의 삶, 굴종의 삶, 노예의 삶을 과연 언제까지 계속하시렵니까!
우리의 동지가 몸에 불을 붙이며 연대투쟁, 택시노동귀족 척결, 택시노동해방을 외치며 인간다운 삶을 단 한번이라도 살아 보자고 외쳤을 때, 어느 동지 한 분이라도 그 불이 붙은 동지의 요청에 자유로운 분이 있었습니까?
우리 택시노동의 진실이 무엇인지..
우리의 노동은 과연 진정한 노동자성을 확보하고 자부하는 삶이었는지..
영원한 택시노동자의 길이 무엇인지..
그 생각을 다시 하기 위하여
앞서 간 택시노동 열사들을 오늘도 다시 써 봅니다...
1. 84년 11월 30일 서울 민경교통, 박종만 열사(분신)-당시 36세
2. 86년 5월 1일 서울 삼환택시, 변형진 열사 (분신))-당시 39세
3. 87년 9얼 6일 서울 도봉구 하계동 부광실업, 채남선열사(노조업무 과로로 순직)
4. 87년 9월 19일 서울 조흥택시, 이석구 열사 (분신)
5. 88년 1월 8일 마산 우성택시, 이대건 열사 (분신))-당시 32세
6. 88년 3월 9일 인천 경기교통, 김장수 열사 (분신))-당시 31세
7. 88년 5월 30일 전남 순천 현대교통, 장용훈 열사 (분신))-당시 30세
8. 88년 6월 9일 서울 망우리 광무택시, 문용섭 열사 (구사대 폭행))-당시 32세
9. 89년 8월 5일 서울 남성흥진, 최성조 열사
10. 91년 6월 24일 인천 공성교통, 석광수 열사 (분신))-당시 30세
11. 91년 8월 22일 서울 합동물산, 김처칠 열사 (익사)
12. 94년 서울 중일실업, 박승업 열사
13. 94년 1월 23일 서울 상호운수, 김성윤 열사 (자결)-당시 62세
14. 97년 3월 13일 서울 성원콜, 김홍정 열사 (분신)
15. 97년 5월 31일 부산 국민캡, 홍장길 열사 (음독자결))-당시 58세
16. 99년 8월 25일 서울 방배동 스타택시, 박용순 열사 (분신)
17. 2002년 11월 22일 인천 경인운수, 천덕명열사 (분신) ...
그리고
- 97년 10월 7일 분신을 시도한 광주 송광교통, 최도근 동지
- 98년 1월 분신을 시도한 경기도 이천 이천택시, 권오영 동지
- 99년 8월 28일 분신을 시도한 충남 아산시 온천택시, 지용석 동지...
또 사실 관계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택시노동자들
- 92년 7월 31일 서울 강북구 번동 동해택시, 주우길 동지 (자결)
- 98년 제주 국제택시, 한광로열사 (분신)
- 98년 서울 경안운수, 성구중열사 (분신)
- 99년 서울 중랑구 면목동 경서운수, (? 씨)
- 2003년 4월 8일 서울 선일관광노조, 김영조위원장(사측의 노조탄압에 대항하여 음독 자살 기도)
- 2003년 12월 6일 광주 K교통, 문모 씨(55세) (사측의 노동탄압으로 인하여 사내에서 자살)
- 2004년 10월 6일 서울 대경상운, 이영복씨 (종암경찰서의 편파적인 수사에 항의한 분신으로 현재 입원 치료 중)
- 2004년 4월 1일 서울 강동구 성내동 우신택시, 노조 대의원 이모씨(46세) (분신기도로 전신에 3도 중화상으로 중태)
그리고 도저히 그 수를 셀 수 없는, 택시 과로사로 희생당한 전국의 택시동지들...
같은 카페에 택시개혁이라는 아이디의 택시노동자는 "결국 우리가 또한사람을 희생 시켰습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말 가슴이 아픔니다. 너무 흥분하지마시고 끝까지 투쟁합시다 "고 글을 올리고 있다.
불과 몇 주 전 인천의 신광택시 노동자는 하루 300 km 이상을 달리며 과로를 하다가 새벽 퇴근 길 버스안에서 사망하였다. 택시노동자들은 과로사와 직업병 문제를 스스로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부과세 감면과 같은 것 조차 분신으로 알려야 하는 상황 속에서 택시노동자의 건강이란 아직 다른 세상의 얘기일 뿐이다.
전국의 택시판 다 똑같다고 생각됩니다.
악덕업주 관할관청 직무유기 모든관청의 냉담한 표정 너도 모루고 나도 몰라
누구하나 시작을 않하고 있는부분이 있습니다.
택시기사를 직업병. 저도한 택시 10년을 하다보니 머리에서 아래까지
정상인것이 없는것 같습니다.사실 병원가기 두렸습니다.
직업병에 근골격계,디스크.등 여러가지 택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병들
이제는 우리도 산재보험이나 다양한 혜택을 받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아직까지 과로사를 인정 하지않는곳이 택시판인것 같습니다.
너무나 과로해서 과로사를 인정받을수가 없다는 어떤대학교수의 말이
생각납니다.또 근골격계 우리기사들한테 꼭맞는 직업병 같은데 누구하나
접근하는 사람이 없는것 같아서 택시개혁에 글을 올림니다.
택시직업병으로 고생하는분들이 한당사에 한두명은 꼭있습니다.
노동조합이라면 이런것도 중요시 해야할것 입니다. (아이디 골노, 2004년 4월 27일)
이제, 조경식 동지의 목숨을 건 항거에 의해 택시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사회가 눈을 뜨게 될 것이다. 그의 분신이 국세청의 직무유기와 택시노동자들의 노예 같은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도록 우리는 함께 투쟁해야 할 것이다. 또한 택시노동자들의 심각한 건강문제를 알려내고, 과로사와 각종 질병들이 인정받도록 해야 하며, 그러한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와질 수 있는 택시노동을 만들기 위해 함께 해야 할 것이다.
87년 9월6일 서울 도봉구 하계동 부광실업, 채남선열사(노조업무 과로로 순직)
정말 말도 안돼는 소리입니다...
저는 돌아가신 채남선씨의 장녀 입니다.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신건 제가 다섯살때의 일입니다..
정확한건..저희 아버지께선 절때 과로 순직이 아니시란겁니다!!!
저희 아버지께선 일부 세력에 압박을 당해오시다, 온갖 폭력과
가족을 죽이겠단 모진 협박속에 계속 노조일을 해오시다
어느 새벽, 그쪽에서 고용한 사람들에 의해서 살해 당하셨습니다.
그당시 여러 사람들이 알기엔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사로 알고있을껍니다.
저희 아버진 오토바이를 탈줄도 모르셨습니다.
다만 제가 억울 한것이 있다면, 제가 그때 다섯살이 아니라
스물 다섯살만 되었더라도 저희 아버지가 단순 사고사, 과로사로
묻히는 일이 없게 할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듭니다.
저희 아버지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억울하게 희생당하셨단걸 잘 알고있습니다.
부디 이 많은 분들의 희생이 헛되이 되지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