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안전보건교육센터는 4월 20일 경북대병원의 노동자 31명이 직업성 근골격계질환을 호소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을 접수했다는 보도를 들었다. 우리는 이 소식을 접하며 이제 이 사회에도 직업성 근골격계질환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직시하며 7일 이내에 요양승인이 결정될 것으로 믿었다. 보건의료 산업은 근골격계 질환이 다발할 수 있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전체 근골격계질환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업종은 서비스산업이며 또한 전체 근골격계질환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직종은 트럭운전사, 간호보조업무, 비건설업종의 노동자, 조립작업자 등 4개 직종으로 전체건수에서 24%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서가 제출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4월 27일 보건의료노조의 기자회견문을 보며 법률보다도 내부지침을 우선시하는 근로복지공단의 업무 행태와 경북대병원의 비윤리적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산재신청 후 7일 이내에 승인여부를 결정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은 지금껏 듣지도 보지도 못한 '근골격계 특별조사팀'의 조사를 실시한 후 승인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주장했다. 산재신청에 필요한 각종의 진단서 등 이미 제출한 서류를 부정하며 새롭게 조사를 하겠다는 태도는 당장 입원을 해야하는 노동자를 이중의 고통으로 몰아넣는 만행이라 아니할 수 없다. 물론, 우리는 왜 근로복지공단이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지 잘 알고 있다. 더 이상 근골격계 직업병이 다양한 산업에서 확대 인정받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의도를 근로복지공단은 경북대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또한 경북대병원의 비윤리적 경영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온몸에 파스를 붙여가며 병원을 위하여 일을 할 때는 '한 가족'이라며, 고통을 참고 일할 것을 강요하던 경북대 병원은 노동자가 더 이상 고통을 참을 수 없어 산재신청을 한 지금, 무단결근, 해고를 운운하며 노동자들을 협박하고 있다.
우리는 5월 6일 개최될 자문의사협의회를 주시할 것이다. 근로복지공단과 경북대병원이 결탁하여 근골격계 직업병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에게서 등을 돌리는 일이 없기 바란다. 자문의사협의회는 근골격계 환자들이 어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또한, 경북대병원은 육체적 고통을 당하는 노동자들에게 심리적 고통까지 안겨준 것을 사과하고, 환자들의 원활한 치료와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모든 논란의 불씨를 제공하는 노동부가 "근골격계 부담작업 범위"에 대한 고시를 폐지하고, 직업에 의한 질병을 앓게 되는 모든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