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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과 수료식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로써 플랜트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활동가 양성교육 2011이 마무리됐다. ⓒ 이현정, 일과건강
올해 5월부터 실시한 플랜트건설노동자 안전보건활동가 양성교육이 지난 11월26일을 마지막 교육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골병이 바로 근골격계질환
여름인 8월을 제외한 매달, 플랜트건설노동자들은 분회모임을 마치고 때로는 현장 일이 끝나면 플랜트건설노조 전동경서지부 교육장소에 모였다. 노동안전보건 활동에 필요한 ‘공부’를 위해서. 마지막 교육 주제는 근골격계질환과 플랜트건설노동자 안전보건 실태조사를 통해 본 앞으로의 활동과제였다.
1강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직업성근골격계질환센터 허승무 연구원이 맡았다. 허승무 연구원은 “예전에 우리가 ‘골병’이라고 표현했던 것이 2003년 법제화 되면서 알려진 근골격계질환”이라며 근골격계질환 발생원인, 간단한 증상조사, 건설업의 근골격질환 특성 등을 설명했다.
▲ 허승무 연구원이 근골격계질환의 다양한 유발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 이현정, 일과건강
허 연구원은 2009년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실시한 건설·플랜트 작업자 근골격계질환 유발요인과 증상조사 설문결과 “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근골격계질환 위험성이 높고 유병율도 높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다단계하도급, 일용직이라는 현실 때문에 아직도 건설노동자들에게는 근골격계질환이 낯선 존재”라고 밝혔다. 실제 이날 교육에 참여한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간단한 증상설문에서 반 이상이 중증도 이상의 근골격계질환으로 추정됐다.
그는 근골격계질환은 치료만큼 관리가 매우 중요한 직업병이라며 “아프면서 일하는 게 당연한가?” 스스로 질문해보자며 플랜트건설노동자들의 인식도 변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장, 바뀐 게 없더라
두 번째 강의는 지난 10월~11월 실시한 여수광양 플랜트건설노동자 안전보건 실태조사 결과를 요약하고 2012년 활동과제를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강의를 맡은 노동환경건강연구소·교육센터 한인임 연구원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한 마디로 “플랜트건설노동자들은 버려졌다”로 요약했다. 2010년 초 노동부가 여수광양 산단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약속한 플랜트건설현장의 안전보건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어떻게 버려졌는지 살펴보자.
▲ 두 번째 강의를 맡은 한인임 연구원이 플랜트건설현장 안전보건을 확보하겠다는 노동부의 약속이 실행되지 않는다는 실태조사 결과를 말하고 있다. ⓒ 이현정, 일과건강
우선, 노동부 계획대로라면 작업공정에 위험물질이 있을 때 플랜트건설노동자 모두가 관련 교육을 받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노동자 수준이 30%에 이르렀다. 일하는 공정에 위험물질이 있을 때, 이것을 충분하게 제거하거나 위험물질 농도 측정값을 제공받는 플랜트건설노동자도 56%에 불과했다. 44%의 노동자는 위험물질에 노출될 위험을 안고 작업하는 것이다. 위험물질이란 발암물질, 생식독성물질, 신경독성물질 등으로 장시간 또는 고농도에 노출되면 직업병에 걸릴 수 있다.
한인임 연구원은 “노동부가 플랜트건설노동자들의 안전보건을 확보하겠다는 공식 발표 뒤 2년이 경과했음에도 플랜트건설 현장은 매우 열악한 상태”였다며 현장이 바뀔 수 있도록 노동자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한 연구구원은 “노동부의 관리감독에는 한계가 명확하게 있고 힘없는 도급업체가 책임질 수 있는 영역은 제한된 만큼” 현장 안전보건의 총괄책임을 발주처에게 지우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교육을 마치고 수료식을 가졌다. 플랜트건설노조 윤갑인재 위원장이 교육생들에게 수료증과 기념품을 수여했다. ⓒ 한인임, 교육센터
고생 많았고, 내년에 또 봅시다
강의가 끝난 뒤, 바로 수료식을 가졌다. 교육 참가자들에게 수료증과 함께 플랜트건설노조에서 준비한 기념품, 보온물병도 전달됐다. 수료식에는 플랜트건설노조 윤갑인재 위원장이 함께 해 열공했던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교육 참가자들은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하지 못한 것에 아쉬워했지만 내년에 다시 좋은 교육프로그램으로 인연을 맺기로 하고 아쉬움을 달랬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활동가 양성교육 2011은 플랜트건설노조·전동경서지부·포항지부·노동환경건강연구소/교육센터가 함께 했다.
“6개월 동안 함께 해주신 플랜트건설노동자, 강사, 교재 집필자 등 모든 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