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건강, 2006년 6월호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 노동안전보건부장 문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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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노조, 연맹사업보다 지역본부 사업이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다. 
 

정치위원회, 여성위원회, 통일위원회,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 등 민주노총 체계에는 많은 위원회가 있다. 그리고 지금 노동안전보건위원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노동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하는 이유는 총연맹 담당자 1명으로는 전체 노동자의 건강권 책무를 담당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에서 노동자 건강권투쟁 강화를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결과이다. 현재 민주노총은 노동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노동안전보건위원장만 선임하였을 뿐 노동안전보건 사업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지역으로 내려갈수록 더욱더 심각하다. 지역에서 노동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하였다고 한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으며, 설제구성이 되었다 하더라도 지역노동안전보건위원회로서 정상적인 사업을 진행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광주전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노동안전보건위원회 고민 지점을 몇 자 적어본다

첫째, 광주전남의 노동안전보건을 담당할 상근동지가 전무할 정도다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는 8만 조합원, 단위노동조합 220여개 사업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위사업장에 노동안전보건부 담당부서가 있는 노동조합은 삼호중공업, 기아자동차, 금호타이어, LG화학, 여수건설, 동부건설 노동조합에 국한되어 있다. 더불어 지역본부 노동안전보건위원회도 2005년에 7월에 출범하였지만 아직도 지역본부 노동안전위원장만 선임만 한 채 연맹별로 구성이 되지 못하고 있다. 참고로 금속연맹은 노동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하였지만 담당자가 비상근이며 화섬연맹은 노동안전보건위원회는 구성 못하였지만 담당자가 있다. 그러나 공공연맹, 보건의료, 건설연맹은 위원회 구성을 못 하였고 담당자도 없는 상황이다. 결론은 초석이 건실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위원회 건설은 모래 위에 집을 짓다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총연맹, 연맹사업, 지역본부 사업으로 노동안전사업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은 타 지역보다 업종과 규모는 작지만 화학, 건설, 조선업종, 타이어, 자동차업종 등 다양한 사업장이 존재하고 있다. 이는 노동안전사업 발전전망도 되지만 앞에서 직시한 담당자가 채 부족한 상황이라 사업구상이나 계획도 못 잡고 있다. 또한 단위노조에서도 연맹사업에 먼저 치중하기 때문에 노안간부들의 지역본부 사업은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다.

최근 광주전남은 4월, 5월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투쟁, 5월 중순부터는 5. 31지방선거 투쟁, 6월에는 6.15민족대축전 광주행사로 노동안전사업은 배치도 하지 못했으며, 총연맹 지침인 4월 노동자건강권 투쟁도 배치 못하고 6월 중순으로 오고 있다. 6월 이후에는 임단협 투쟁, 여름휴가가 겹치면서 7, 8월은 넘어가게 될 것이며, 9월부터는 한미FTA, 노사관계로드맵 투쟁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면 2006년도 넘어가고 2007년 노동안전사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참고로 올 해 5월까지 광주전남 노동안전보건에서 △여수산단 대규모 정전사고 3번 발생(이후 대규모 사고 예상 됨) △여수산단, 광양산단 백혈병 4명 발생 및 직업병 유소견자 12명 발생(이후 역학조사 실시) △전남대병원 간호사 2명 및 시설과장 1명 자살사건 발생 △근로복지공단 광주지역본부 서류조작 및 요양처리지침으로 강제종결 등의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였지만 투쟁은 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지역본부 임원, 단위노조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앞서 제기한 첫 번째와 두 번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총연맹 임원, 지역본부 임원, 단위노조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단위노조 선거공약에는 노동안전보건 사업이 제일 전면으로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집행부에 당선되면 노동안전사업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노동안전보건운동에서 장기 전망이 없어서 그러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설사 관심을 갖더라도 분야는 조합원이 뇌심혈관 질환, 직업병으로 발생되면 산재인정여부로 국한되고 있다. 마치 업무상인정이 노동안전보건사업을 잘했다는 식으로 평가받고, 집행부가 산재인정을 받으므로 조합원에게 신뢰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마치 노동안전보건운동이 산재인정에 많이 치중되는 경우가 많다.

넷째는 노동안전보건운동의 전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광주전남 단위노조 중에는 노동안전보건활동에 중심이 있는 노동조합은 현장 주도권을 잡고 노동조합 사업도 일사분란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일부 사업장에서 손가락이 집단으로 10여명 이상이 휘어지고, 소음성 난청 10여명, 비염 문제 20여명 등으로 몇 개월 전부터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집행부는 문제를 원칙적으로 풀기보다는 고용불안 등을 말하면서 현장의 가장 큰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사측 논리에 끌려오고 있다. 만일 노동조합이 이러한 문제를 원칙적으로 처리하였다면 노동안전보건 운동이 현장을 바꾸고 노동계급운동이 전망을 가질 수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총연맹이든, 타지역이든 노동안전보건위원회 건설에 고민이 많은 동지들이 있다. 그러나 몇 가지 적시한 문제를 돌파하지 못하면 노동안전보건위원회가 힘있게 조직되지 못할 것이다. 현재 정부와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안전보건법, 산재보상법, 산재보험 공공성은 훼손 등 심각한 문제를 도발하고 있다. 노동안전보건을 고민하는 동지들은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위기가 기회라고 한다. 노동안전보건운동 전망을 이번 기회에 한번 찾아보자. 그리고 정말로 노동안전보건운동을 고민하는 자리를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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