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428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행사

2012.03.08 15:44

조회 수:10942

원진교육센터 김신범(wioe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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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4월 28일은 산재노동자 및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위험한 현장에 대한 대책요구가 진행되는 날로 정착되고 있다. 국제자유노련(ICFTU)은 12년째 국제추모의 날(ICD, International Commemoration day)로 행사를 치루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이 행사에 참여하는 나라는 13개국이다. 한편, 국제노동기구(ILO)는 2003년부터 4월 28일을 “노동안전보건을 위한 세계의 날(World Day for Safety and Health at Work)”로 정하여 행사를 치루고 있다. 국제노동기구는 올해 중요 이슈로 “괜찮은 일자리-안전한 노동-에이즈”를 정하였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나라에서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일이 소개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이 자리에서는 몇 개 나라를 뽑아서 소개하려는데,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 운동 흐름이 발견되고 있었다.
첫째, “노동조합이 조직된 현장이 안전한 현장이다”는 슬로건이 세계적으로 외쳐질 것이다. 노동조합의 안전보건활동 홍보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는 전략이 2006년 중요한 화두임이 확인되었다. 둘째, 석면 금지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자국 내 석면사용은 금지하면서 외국으로의 수출은 진행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영국 등지에서는 캐나다의 이러한 정책을 반대하는 집회가 기획되고 있다. 또한 여러 나라에서 자국 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석면 금지 운동이 진행될 것이다. 셋째, 에이즈 치료와 대책마련이다. 특히 아프리카 영세국가에 대한 선진국 지원이 핵심이다. 케냐 같은 나라는 이미 성인의 15 %가 에이즈 환자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자료를 정리하면서 놀랐던 사실은 행사가 여러 가지 형태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리본달기로부터 사망노동자 자리에 작업화를 가져다 놓는 것, 비둘기를 날리는 것, 성당에서 미사를 진행하는 것, 붉은 장비를 들고 오는 것, 거리를 행진하는 것… 우리들의 투쟁방식도 이러한 고민들을 닮아 보다 많은 사람들 가슴에 노동자 생명의 소중함을 심도록 해야만 하지 않을까?

 

방글라데시 : 석면이 중요하다
방글라데시의 ‘노동운동을 위한 노동안전보건환경협회’는 수도인 다카를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일련의 행사를 개최한다. 초점은 석면이다. 4월 21일에는 “국내에서 그리고 세계에서 석면을 금지하자”는 워크샵을 개최한다. 4월 25일에는 전국 석면금지캠페인 일환으로 시장사무실에 석면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정중히 요청할 계획이다. 4월 26일에는 노동자를 위한 노동안전보건법 및 정책 캠페인을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그리고 4월 21일부터 28일까지 다카, 치타공, 쿨나, 실헷 등의 중요산업도시에서 “노동조합이 조직된 현장 = 안전한 현장”이라는 선전전을 배치하고 있다. 그리고 4월 28일에는 산재사망노동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묵탕곤 지역에서 개최되며, 뜻을 같이하는 모든 노동조합 조직들이 모일 것이다.

 

헝가리 : 전국적 회의를 준비하다
헝가리노동조합연맹은 2006년 4월 28일에 거대한 국가적인 회의를 개최하려고 준비 중이다. 회의 주제는 국제기념일인 4월 28일에 대하여 “기념하기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기”이다. 노동안전보건 증진을 위해 사회 각 주체들이 참여하는 수준 높은 회의가 개최될 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각 주체들의 역할, 책임 등을 다루게 될 것이며, 특히 노동조합과 노동자 역할이 강조될 것이다. 우리가 이 회의에 특별히 관심 갖는 것은 스트레스나 석면 같은 문제에 대해 실질적으로 현장을 감독할 수 있는 제도적 대책을 논의할 것이기 때문이다.

 

캐나다

 

1)  온타리오 : 노동자, 정부, 전문가, 산재환자가 참여하는 대대적 행사를 준비하다 : 온타리오 노동자평의회는 온타리오 노동자연합, 지역 내 산업의학전문병원, 그리고 여러 단체들과 함께 4월 28일에 캐나다 10개 지역에서 아주 감명 깊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적어도 100개의 의식이 준비될 것이다. 거리 곳곳에서, 광장에서, 공공건물과 지역사회 중심지에서, 그리고 각종 기념비 앞에서… 그리고 이 행사에 시장은 물론, 노동조합 대표자들, 안전보건전문가들, 산재노동자들, 그리고 지역 활동가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개별노동조합들이나 안전보건과목이 설치된 대학 등이 준비한 행사도 10여개 정도 된다. 각종 세미나, 지역활동가 저녁식사모임, 노동자 기념비 앞에서의 의식 등 여러 가지 행사들이 다양한 주제로 펼쳐진다. 화학물질 위험과 관련한 것에서부터 여성의 권리, 그리고 소수자 인권까지 다양한 주제가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석유화학산단이 들어서 있는 사르니아에서는 화학계곡의 희생자를 위한 행사가 개최되며, 이 때 비둘기를 날리는 의식이 행해진다. 터너만 지역 행사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은 붉은 장미를 가져와야 한다. 붉은 장미는 직업성 질환에 걸리거나 산업재해를 당했거나, 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들을 기리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환자들을 위한 헌혈운동이 펼쳐지기도 하며, 성 캐서린 지역에서는 고가도로 건설과정에서 사망한 노동자를 기리는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2) 자동차노동조합연맹 : 석면 금지 캠페인을 전개하자! : 캐나다 내에서 석면을 생산하거나 사용하는 것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석면을 수출하거나 수입하는 모든 것을 금지하기 위해 조합원들로 하여금 지자체 단체장에게 편지쓰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노동조합은 이를 위해 2005년 8월부터 포스터를 제작했고, 단추(버튼)을 만들었으며, 여러 가지 내용의 편지를 샘플로 제공하고 있다.

 

3) 캐나다 운송노동조합연맹 : 헌혈운동을 펼치다 : 운송노동조합연맹은 산재를 당한 노동자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지원하기 위하여 조합원들에게 헌혈운동을 전개한다. 한편, 각종 소책자가 만들어지고, 조합원들 가슴에 달 수 있는 검은리본이 배포된다. 리본에는 희망의 촛불이 그려져 있다. 지갑에 넣을 수 있는 플라스틱 카드도 만들어서 나눠주는데, 이 카드는 작업중지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케냐 : 에이즈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다
캐냐의 농업산업노동조합은 세계적인 4월28일 행사에 참여한 노동조합 중에서 처음으로 에이즈 대책기구를 만들라는 요구를 G8에 제기하였다. G8은 아프리카를 위하여 에이즈 백신개발이나 치료 등에 지원을 약속한 바 있었기 때문이다. 케냐 성인의 6.7 %는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냐 노동조합들은 이러한 상황이 케냐의 미래를 어둡게 하며 사회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

 

리투아니아공화국 : 성당에서 추모행사를 개최하다
리투아니아 노동조합총연맹을 비롯한 여러 노동조합들은 4월28일을 기리기 위한 연대를 하였고, 대규모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토론회에서는 노동안전보건법 집행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며, 정부기관과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나와서 어떻게 해야 작업장에서 재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 것인지 토론하게 된다. 4월 28일 아침에는 리투아니아공화국의 수도에 있는 빌니우스 대성당에서 산업재해로 다치거나 사망한 노동자를 기리는 행사를 갖는다.

 

스페인 : 노동조합이 조직된 현장이 안전한 현장이다
“노동조합이 조직된 현장이 안전한 현장이다”는 선언을 통해 스페인의 커다란 두 노동조합조직이 연대를 하였다. 스페인 전국 모든 지역에서 노동안전보건의 위험을 드러내고, 예방 필요성을 주장하며, 정부정책 개혁을 요구하게 된다. 2006년 4월 28일은 마침 스페인의 작업관련 위험 대응법이 제정된 지 10주년 되는 날이기도 하다. 스페인에서는 작업장 위험 때문에 하루에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있으며, 매년 산재사고로 14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 노동조합들은 또한 직업병 원인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을 석면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 때문에 석면 생산, 사용, 운송을 금지하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사실 스페인은 이미 석면의 생산이나 사용이 금지된 나라이긴 하지만, 과거 사용한 석면 때문에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주변 나라들에서 생산되는 석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위협이 되고 있다. 따라서 스페인 노동조합들의 요구는 전 세계적으로 석면을 금지시키는데 스페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요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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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 수많은 지역, 수많은 단체의 수많은 행사
영국 행사를 소개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전 지역에서 노동조합과 함께 모든 단체들이 산재노동자를 기리는 행사를 개최하기 때문이다. 수도인 런던을 비롯해 맨체스터 등 거의 모든 지역에서는 노동자기념관이나 전쟁기념관 같은 지역의 의미 깊은 곳에 모여 추모행사를 개최하며, 걷기 행사를 열게 될 것이다.
특히 런던에서는 캐나다가 아직까지 석면을 금지하지 않고 생산하는 것에 반대하는 규탄집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영국 남서부에 있는 포레스트오브딘 같은 지역에서는 광업과 임업으로 사망한 노동자들을 기리는 행사가 개최될 것이다.

 

Unison 같은 노동조합은 “나를 잊지 마세요(forget-me-not)”라는 뜻을 가진 보라색 리본을 1 파운드에 판매하여 그 수익으로 노동안전보건기금을 조성하기도 한다. 그리고 차량스티커도 부착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 스티커 역시 한 장에 1파운드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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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업과 임업으로 사망한 노동자를 기리는 행사 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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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파운드에 판매되는 차량스티커. ‘노동조합이 조직된 현장이 안전한 현장’이란 문구가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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